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 문장으로 쌓아 올린 작은 책방 코너스툴의 드넓은 세계
김성은 지음 / 책과이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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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어느 날, 동두천의 작은 책방 '코너 스툴'이 문을 열었다.

권투나 UFC 격투기의 처절한 라운드가 끝나면 각자 코너로 돌아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공간.. 코너 스툴. 저자는 음악이 흐르는 회사에서 근무하다, 지친 마음이 쉬어가는 곳을 만들기 위해 '코너 스툴'을 열었다.


주위에서 만류하고 다시 생각해 보라 조언했다. 애인 H 마저도 세상 물정 모른다며 미심쩍은 눈빛으로 반대했다. 그럼에도 중앙 플라자 4층 구석, 어느 빈 공간에 서점을 연 김성은 작가.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은 제목 그대로 과감히 작은 책방을 오픈한 저자의 희로애락을 담은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다. 바로 옆에 자리한 교회와 바의 소음을 줄이기 위한 고군분투에 작은 응원을 보낸다. 외향적이지 않은 자신의 부풀린 사회성 덕분에 에너지가 방전되는 나날을 탈피하기 위해 탈출구를 마련하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스토커가 의심되는, 환영할 수 없는 불청객의 등장에 노심초사하는 저자의 고민을 듣고서 과연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찌 행동할까 하는, 역지사지의 상념에 젖곤 한다.



그럼에도..

마음에 맞는 동지들, 손님들과 독서 & 필사 모임을 갖고, 영화를 상영하며 어설픈 기타 합주를 벌이는 일. 작가와 독자를 초청하여 출간작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애정을 표하는 일. 저자는 낯선 이들과 모여 무언가 서투른 일을 함께 하고, 서가에 이런저런 책을 채우는.. <코너 스툴>이라는 공간에 차곡차곡 추억을 쌓는 일에 대한 의미, 보람을 이 책에 담았다.



대로에서 벗어나 구불한 골목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책방과 조우할 때가 있다. 처음엔 어색하고 망설이겠지만 문을 열어 발길을 들여보자. 정적을 깨는 낭랑한 종소리와 함께 책방 주인의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리라.


아마도 그는 월말 임대료와 책값을 메우기 위해 휴일에 알바를 뛰느라 노곤한 기색일지도 모른다. 아늑하고 비밀스러운 책방은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자 아지트이다. 삶에 찌들어 허우적대는 우리의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하기 위한, 낭자한 피얼룩이 물든 파이트 링 구석에 놓인 원목 의자, <코너 스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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