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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현대지성 클래식 59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평점 :
"정말 아름다운 셔츠예요." 그녀는 흐느꼈고 그 울음소리는 셔츠 더미에 파묻혀 웅얼거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이걸 보니 슬퍼져요. 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들을 본 적이 없거든요."_130p
"그렇게 우리는 바다의 흐름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가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간다."_246p
1925년 출간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작가 사후,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로 꼽히며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 지성 클래식에서 새로 번역한 <위대한 개츠비>는 참신한 기획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종인 교수의 케임브리지 대학교 결정판의 오류를 바로잡은 번역은 현대 소설과 다를 바 없는 매끄러운 문체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난해한 상징과 암시를 품고 있거나, 설명이 필요한 문장은 주석을 달아 그 의미를 구체화했다. 말미의 해제는 명쾌하고 상세한 해설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굴곡이 심했던 작가의 일생을 되짚어본다.
텍스트로만 담기에는 아쉬운 장면은 역동적이면서 모던한 컬러 일러스트를 실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본작의 소장 가치를 높인다. 타이틀 표지부터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작중 개츠비와 데이지가 최신 로드스터 자동차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담은 표지는 부풀 대로 부푼 개츠비의 꿈이 현실화되는 순간을 포착했다. 책을 펼치면 대저택에서 펼쳐지는 성대한 연회와 건너편의 명멸하는 빛을 바라보는 개츠비의 모습, 캐러웨이와 개츠비의 우연한 첫 만남 그리고 모든 이의 운명을 뒤흔든 끔찍한 교통사고까지.. 주요 변곡점을 놓치지 않고 장면을 연출한, 화려한 컬러 삽화가 페이지 곳곳에서 보석처럼 빛난다.
군 제대 이후 무일푼의 신세에서 출발해 자수성가하여 '아메리칸드림'의 심장부, 뉴욕에 입성한 개츠비. 내로라하는 셀럽들을 초대해 화려한 파티를 연달아 주최하는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닉 캐러웨이는 이웃에 거주하는 개츠비와 주변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그의 숨겨진 과거와 속마음을 알아차리기 시작하는데.. 그가 공들여 쌓은 아성이 흔들리고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인들의 질투와 견제는 심해지고 상황은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다. 쓸쓸히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개츠비처럼.. 정점에 올라 눈부신 빛을 발하는 무수한 아메리칸드림은 오늘도 스러지는 별똥별이 되어 저 아래로 내리꽂히고 있다.
역사에 남을 <위대한 개츠비>를 창조한 시대를 앞서간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 그 또한 개츠비의 뒤를 따라, 같은 엔딩을 맞이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으리라. 허나 비극적인 운명은 젊고 명민한 작가의 재능을 시기했고, 그의 가녀린 발목을 결코 놓아주지 않았다. 여느 위대한 예술가처럼,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위대한 개츠비>는 작가 사후에야 정당한 평가를 받고 격에 맞는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다.
@hdj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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