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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 일인 여행자가 탐험한 타인의 삶과 문장에 관한 친밀한 기록
추효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2월
평점 :
그래, 너에게도 분명 고된 하루일 거야. 개개인마다 깊이는 다를 수 있지만 네게 힘든 일은 마찬가지로 내게도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_103p
세상에는 시간을 들여 읽을 만한 양서들이 넘친다.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음에도 서고 어딘가에 묻혀 사라지는 수많은 책들. 미미한 오류와 파본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하고 반품되는 책들도 부지기수다. '반품 구조대'라는 이름으로 이들 가운데 몇 권을 골라 읽어보기로 한다.
여행은 낯선 이들과의 예기치 않은 만남이 있기에 의미가 있다. 로컬에 거주하는 현지인의 도움이 있어 에너지를 얻는가 하면, 이방인을 불청객에 호구 취급하여 마음 상하게 하고 진 빠지게 하는 이들도 있다. 이국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여행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처음 만난 이들이 의기투합하여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가 하면, 황무지에서 캠핑을 하며 칠흑 같은 밤하늘 촘촘히 떠오른 별들을 감상한다.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추효정 작가의 이력은 다채롭다. 여행자, 인터뷰어, 마크라메 메이커, 자전거 애호가, 카우치 호스트 & 서퍼 그리고 호기심꾼.. 여행과 사람에 대한 끊이지 않는 호기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으리라. 단순히 핫 플레이스를 열거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 각지에서 만난 다양한 이들과의 에피소드와 친밀한 기록이 담겨 있기에 이 책은 완독하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
코로나 판데믹 시절, 마크라메 매듭을 엮으며 여행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는 작가의 고백에 담긴 후일담까지 읽으면..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던, 엄혹하고 유폐된 암흑기를 탈출하여 여행과 대면의 자유를 획득한 지금이 다행스럽다. 인천 공항의 로비와 대합실이 을씨년스럽게 허허롭던 풍경이 새삼 떠오른다.
추효정 작가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각지의 항공편과 숙소를 물색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방구석에 처박힌 여행 캐리어 안을 어떻게 꾸릴지 구상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마침내 도착한 생경한 공간에서 어느 낯선 이와 인연이 닿아,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추억을 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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