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출판사에서 보내준 <수능 해킹>을 읽었다.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수능은 계속해서 변화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육부와 평가원은 대외적으로 공표를 안 했을 뿐, 수능 출제 방향을 통해 내부적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정석적인 공교육만으로 수능 고득점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사교육과 유명 1타 강사를 통해 예상 문제를 짚고 문제 푸는 법을 숙달해야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었다.
해마다 출제 난이도와 방향이 오락가락하고 퍼즐식 풀이, 직관적인 찍기를 강요하는 수능 문제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 공교육 교과 과정은 사교육 선행 학습을 견제하기는커녕, 따라 하기에 급급해 초등학교 교과 과정부터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 공교육만으로 학습 진도를 채우기 어려운 아이들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으며, 학부모가 부담하는 그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수능 해킹>의 저자 단요/문호진 작가는 수능 제도의 지난한 변천사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그들은 아이들의 진로를 탐색하고, 대학/평생 학습으로의 길을 열어줘야 할 수능 제도가 기형적으로 변질되어 원래 선로에서 탈선했다고 말한다. 단순 문제풀이 & 고득점을 위한 수능, 관료제에 물든 교육부와 평가원의 존속을 위한 수능, 거대한 사교육 시장의 유지를 위한 수능으로 타락하여 본래 목적을 상실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선로에서 벗어나 폭주하는 수능 제도를 원래 철로로 올려놓기 위해, 온 국민의 첨예한 문제 제기를 통한 정치권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