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이가 들었지만 마음은 어린아이의 그것, 동심으로 돌아갔다. 흙더미를 질주하는 개미 무리와 공중을 비행하는 벌들을 쫓으며 그들의 분주한 일상을 추적한다. 정원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제라늄, 라벤더, 라일락, 금강초롱 등 다종다양한 화초들을 보살피면서 자연의 신비함을 깨닫는다. 과거의 유년기를 떠올리며 친부의 폭력과 사무치는 외로움에 괴로워하지만 그에 집착하고 함몰되지는 않는다. 어릴 적 깡통 전화, 백과사전, 들고양이, 민달팽이 등을 다루고 어울리던 추억을 재구성하면서 그 안에 숨은 즐거움, 기쁨, 환희의 빛나는 감정을 되살리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