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농부 깡지와 웜홀 라이더와 첫사랑 각성자>
<젤리의 경배>
<유영의 촉감>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봉지 기사와 대걸레 마녀의 황홀한 우울경>
웹 소설 목차를 보는 듯한 제목만 보면 그 내용을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마치 내부가 단단히 봉인된, 국가기밀 자료가 가득한 보안 캐비닛 앞에 선 듯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 차근차근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히죽, 웃음이 터진다. 미래 평행 지구에서 건너온 웜홀 라이더에게 현재의 맛돌이 요리를 선보이는 장면에선 절로 군침이 넘어간다. 한 예술가의 디지털 작품을 스토킹하는 인공지능 AI의 덕질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일종의 애정 행위처럼 보인다. 읽다 보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AI 스토커가 출현할 수도 있겠다,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