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개정판
나태주 지음, 나민애 엮음, 윤문영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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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핑크색 버젼의 #이쁘다 시집을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봤었다.
시는 잘 안 읽지만 나태주 시인님 책은 참 좋아하는데, 표지까지 핑크색이라 소장욕구가 있었다. 아쉬운대로 그린 버젼의 #자세히 보아야예쁘다 시집을 읽어보게 되었고 , 나태주시인님이 글을 쓰고 시인의 딸인 나민애 교수님이 엮어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독 엄마나 아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참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 느끼면서 읽어내려갔다.
역시 나민애 교수님이 에필로그에서 쓴 내용중 '평생동안 시인은 진심으로 어린이들을 사랑했고, 어린이라는 존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썼기 때문에 나태주 동시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다 진짜의 아이들입니다. 그의 동시는 진심입니다. '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유독 순수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었다.

📖제목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작가 : 나태주 , 나민애
📖출판사 : 열림원어린이

본문 중에서

<사랑에 답함>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p16)

<엄마의 소원>
아기가 자라면 엄마는 늙고
엄마는 늙어도 아기는 자라야 하고
엄마의 소원은 아기가 잘 자라는 것뿐.........(p38)

<혼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셋이서 피어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p150)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p164)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p198)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시집이라 읽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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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붉은 태양
후나사키 이즈미 글, 윤은혜 옮김, 야마시타 하쿠 원작 / ICBOOK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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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다시 달릴 수 있을까?’

중학교 2학년 육상부 소속으로 전도유망한 선수였던 주인공 나루세 하야토.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다리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고 병명은 ‘유잉육종(암의 일종)’

긴 항암 치료를 받은 끝에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다리를 자르기 전 선택사항은 단 두 가지. 하나는 뼈만 잘라내고 다리는 살리는 방법. 부작용은 다리를 안 자른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암이 전이가 되어서 못쓸수도 있다.나머지 하나는 아예 다리를 잘라내고 의족으로 생활하는 방법. 주인공 하야토는 결국엔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부모님도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주었다. 육상부원들의 부담스러운 눈빛과 도움에 혹시나 민폐를 끼칠까 결국엔 육상부를 탈퇴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패럴림픽 선수인 야마나카 도루를 만나서 동기부여를 받게 되어 다시 달리기를 할 결심을 하게 된다.  주인공의 동창이자 이성친구인 가와무라 사키를 좋아하게 되면서 잘 보이기 위해 ‘스타트 대시 도쿄’라는 육상 동호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국에 탈퇴했던 중학교 육상부를 재가입하게 되면서 스토리가 끝난다. 


내가 만약에 갑작스런 교통사고나 병으로 인해 다리를 잘라내게 된다면 어떠했을까?상상해보았다. 일단, 멀쩡하던 내가 다리를 잃은 상실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려 일상생활이 힘들었을 것이고, 주인공처럼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만든 상황이나 사건만을 원망하면서 하루하루를 낭비했을 것이다. 

비록 소설책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된 책이었다. 


제목 : 두 번째 붉은 태양 

작가 : 먀마시타 하쿠 , 후나사키 이즈미

출판사 : IC books


본문 중에서 


불쌍한 사람이라도 보듯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친구도 있었다.내가 의족을 하고 있다는 것은 반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반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다리를 잃은 불쌍한 아이로 소문나 있겠지. (p21)


하루 종일 기분이 개운치가 않았다. 학교에 돌아가기만 하면 이전과 같은 일상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다리를 절단했어도 의족만 있으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실제로 의사 선생님도, 의족 제작자님도, 물리 치료 선생님도 지금은 의족 기술이 발전해서 이전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실히 일상생활은 거의 불편 없이 해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달라져 버렸다. 나 스스로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도, 남들이 보기에는 다르다. 지금의 나는 다리가 없으니까 돌봐 줘야만 하는 사람인 것이다. (p29)


“선생님, 오늘 동아리 활동 견학하러 가도 될까요?”고바야카와 선생님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하야토!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열심히 해 보자꾸나.”“아, 네.”“의족으로 달리는 사람이 꽤 많더라. 선생님도 인터넷으로 영상을 찾아봤는데 말이야, 다들 육상용 의족을 하고 달리더라고. 패럴림픽 선수만 특별한 게 아니더구나. 지도 교사로서 선생님은 하야토가 다시 달리게 되기를 응원한다.” (p35)


처음에는 의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물어보곤 했다. 다들 의족에 관심이 있는지 신체검사를 하려고 옷을 갈아입을 때도 힐끗힐끗 내 의족을 쳐다봤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화제가 되어 버렸다. 의족은 내 앞에서 말하면 안 되는 것으로 굳어졌다. (p48)


다리가 없다는 데 가장 집착하고 있었던 것은 나였다.가장 의족을 불쌍하게 보고 있었던 것 역시, 바로 나.다른 아이들이 벽을 쌓았던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껍질을 만들어 틀어박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깨달았다. (p160)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용 의족에 의지하여 좋아하는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고 응원하게 된다.혹시나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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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세계 일주 - 여권과 함께했던 638일. 취준생 대신 여준생! 프로직장러 대신 프로여행러!
권보선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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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있잖아. 나 휴학하려고..."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기말고사가 끝나기도 전에 휴학 통보를 하고 고향 광주로 올라왔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시드니로 편도행 티켓을 끊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작가님의 패기와 당돌함에 놀랐다. 

 

방구석에서도 즐길 수 있는 세계 여행

이 책을 읽는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이었다.

마치 실제로 여행을 다니는 듯한 기분이었다.

작가님은 38개국을 638일동안 여행다니며 취준생 대신 여준생으로 인생을 즐기고 계신다.  

예쁘게 잘 찍은 여행지에서의  사진에 눈이 정화가 되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에 갔었고 20대때 미국 (LA, 할리우드, 라스베가스) 그리고 신혼여행으로 호주 (시드니, 골드코스트)를 다녀왔다.  호주는 나중에 또 오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작가님처럼 여행일지와 사진들을 기록해놓을걸 후회가 될 정도.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호주 시드니에서 뇌출혈때문에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한 내용이랑 우유니사막에서의 프로포즈가 제일 인상에 깊었다. 

외국여행에서 받는 프로포즈는 두고두고 추억이 될 것 같다. 

딸이 태어났으니 아이와 또 어느 나라를 가고 싶으신지 궁금하기도 하다. 


제목 : 틈만 나면 세계 일주

작가 : 권보선 (써니)

출판사 : 이곳


작가소개


여행길 위에선 써니로 불렸다. 

대학교 2학년, 시간이 남아 무작정 자전거 국토종주를 다녀왔다.

이후 자전거 여행의 매력에 빠져 대만, 유럽 7개국, 터키 전역을 자전거로 여행했다. 직장을 잡은 후에도 공휴일이 주말 근처에 붙기만 하면 퇴근길에 배낭을 메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렇게 38개국, 638일을 여행길 위에서 보냈다. 지금도 여전히 일하며 여행하는 삶을 살고 있으며, 사고 싶은 것보다 가고 싶은 곳이 많은 아저씨가 되고 싶어 한다. 지은 책으로는 '미소 하나 달랑 메고, 써니의 80일간 자전거 터키 일주' 가 있다.


본문 중에서 



여태껏 행복이란 감정은 남보다 더 우수한 결과물을 성취했을 때와 같이 남들과의 비교에서 비롯되곤 했으며, 비교의 빈번함 아래 그 기준은 높아져 갔다. 서로에 대한 비교가 어쩌면 행복에 대한 기준점을 높이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물셋, 처음으로 여행이란 걸 시작하고부턴 행복의 기준이 확 낮아졌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내가 어딜 가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나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기 바빴고, 비교할 틈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행복이란 녀석은 지극히 사소한 것에 숨어 있었다. (p58)


물론 오늘을 희생해서 내일 더 큰 행복을 바랄 수 있겠지만, 내일의 행복을 위한다며 오늘의 것을 져버리고 고통을 감내하고만 산다면, 행복은 언제나 막연히 멀리에만 있는 것이 아닐까? 얼마 되지 않은 여행길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만끽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그저 지금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p73)


여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서 일단 가기로 정한 목적지 외에는 가이드북은 물론, 인터넷에 즐비한 여행 후기조차 피하려고 애쓴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영화를 볼 때 스포일러 당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그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의 감정과 시선으로 여행지의 첫 인상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여행에 무척이나 진심인 편이라 누군가의 경험을 그대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p165)


퇴근길 인터넷과 편의점이 당연하게 느껴진다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 지루하다면, 더 늦지 않게 쿠바는 어떨까?(p265)



요즘은 아내분과 캠핑을 다니고 딸과의 여행을 위해 새로운 언어 학습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스페인어 공부를 하신다고 한다. 

여행지에서의 울고 웃겼던 경험들이 담긴 책이었지만, 작가님의 인생에 대한 관점이 담겨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었다.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대리 만족이 된다. 

작가님이 이야기해준 여행지들 중에서 나는 체코 프라하와 핀란드가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일본에도 가고 싶다. 아 여행 마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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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김한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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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자인 나는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통도사 서운암 스님인 성파스님과 종교 전문 기자이신 김한수님이 인터뷰 형식으로 쓰신 일하며공부하며공부하며일하며. 스님이라고 해서 수행만 잘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성파스님은 어린 시절에는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공부하셔서 한문을 잘하시고, 한문을 잘해서 일본어와 중국어도 잘하신다. 게다가, 도자기 만들기와 천연염색, 옻칠 민화에 이어 보이차를 수입해와서 우리나라에 재배하시고, 장도 직접 담그시고 (통도사 서운암에 가면 항아리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항아리가 상징이라고.) 책을 모아서 도서관을 지으시고 심지어 요트와 드론 자격증까지 갖고 계신다. 잘하는게 너무 많으신 성파스님의 공부와 일에 대한 철학에 감탄을 하였다.  


특이한 점은, 종교 담당 기자이신 김한수 님이 2020년 미술가 김아타의 경기도 여주 작업실에서 성파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일보 선배 기자였던 샘터사 김성구 대표님을 만나 식사를 하던 중 성파스님 이야기가 나왔고, 법정 스님과 오랜 인연을 맺은 대표라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 성파 스님이 해온 일에 관한 책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제목 :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작가 : 김한수, 성파스님

출판사 : 샘터


본문 중에서 


도자기, 천연 염색, 야생화, 옻칠 민화에서 도서 무한대 모으기까지, 한 사람이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일과 공부, 그것은 스님이 통도사의 종손이라는 주인 의식으로 해온 일이었다. 스님에겐 일이 곧 공부였다. 그 과정에서 필자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기인’이란 선입견이 짧은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서문 중에서)



공부가 별건가? 하면 되는 거지. 나는 공부에 관해서는 콩팥을 안 가려요. 서당 이야기도 했지만, 나는 새로 만나는 것은 다 배움이라 생각해요. 내 경우에는 새롭게 만나는 것은 다 배우는 것이라. 대하는 것, 접촉하는 것, 듣는 것마다 다 배우는 거라. 참선을 해서 도를 깨쳤다. 그래서 다른 것은 안 배운다? 공부는 그런 게 아닌 거라. 경전공부하고 참선하는 것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 대하는 것은 다 배우는 것이에요. 배움에는 피차가 없는 거라. 주고받는 게 없는 배움도 있는 거예요. 간단히 말해서 내 앞에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가도, 나는 거기서 배울 게 있다는 거지. (P 46)


어디 있든지 계속 정진하는 것이지요. 강원도 취할 바가 있고, 선원도 취할 바가 있는 것입니다. 어디든 취할 바가 있어요. 심지어는 탁지, 탁한 땅도 취할 바가 있고, 정지, 깨끗한 땅도 취할 바가 있어요. (P 61)


간절함이 있으면 다 배우게 된다. 내가 주지를 맡기 전에 한 도예가가 통도사 부근에 도자기 가마를 만들어서 작업했어요. 신정희 씨라고 유명한 작가였지. 외교 회담할 때 그 작가 작품을 외국인들에게 선물할 정도였다고 해요. 내가 통도사 주지일 때 한번은 서울에 올라가 높은 관리를 만났는데, 이 사람이 나를 보고 ‘통도사 신정희 아느냐?’고 물어요. 내가 통도사 주지인데 말이죠. 그분이 그만큼 유명했어요. 그래서 통도사 위신이 있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통도사 내려와 당장 사명암에 가마를 차렸어요. 아예 통도사에서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P85)


서운암이 전국에서 아마 들꽃 축제를 제일 먼저 했을 건데? 불교 신자든 아니든 관계없이 부담 없이 절에 찾아와서 정서 함양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 해서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지요.(P122)


물아불이, 사물은 나와 둘이 아니다, 하나다, 이거지요. 자연과 더불어 내가 하나라는 것이라. 이런 것은 관심을 가지면 다 보여요. 관심이 없으면 여가가 없고, 관심이 있으면 여가도 있어요. 관심이 없으면 안 보이고, 관심이 있으면 보이는 겁니다. 다들 바쁘다 바쁘다 하는데, 바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뭐 때문에 바쁘겠노, 이거라. (P153)


내가 보고 듣는 전부 다 스승이다.공부는 나 혼자 했지만 학교로 보면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고, 영어도 못하지, 일본어도 못하지. 생각해보니 이래가 안 되겠다 싶데. 그렇다고 새로 어릴 때로 돌아갈 수는 없고, 그래도 정신적으로 어릴 때로 돌아가서 새 출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라. 그래서 그때부터 뭐든지 익히려고 한 겁니다. 우리가 절집에 있으니 그렇지, 사회에 있으면서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다 하면 아무짝에 못 쓰거든요. 그래도 그건 지나간 거고 새롭게 마음을 먹었지. 내가 존재하는 무대 자체가 우주무한대학이다! 내 발길 닿는 곳이 학교이고, 내가 보고 듣는 전부 다 스승이다. 이래사 완전히 새 살림을, 어릴 때로 되돌아가서 새 출발을 하기로 작정했지요. (P163)


일반 대중은 일과 공부를 별개라고 여긴다. 그러나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일이 공부이고, 공부가 일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스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왜 일이 곧 공부이고 공부가 곧 일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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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여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만약에 당신이 암에 걸려서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선고를 받게 된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자식에게는 어떠한 말을 남기고 싶은가? 실제로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는데, 사연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가 되면서 2018년에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나도 만약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면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남 눈치보지 않고 실컷 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려고 할 것 같다. 물론 자녀가 있다면 자녀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


제목 :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작가 : 하타노 히로시

출판사 : 애플북스 


작가 소개


2016년생 남자아이 유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를 중퇴했다. 2010년 광고사진작가인 다카사키 쓰토무를 스승으로 만나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중 <해상유적>이라는 작품으로 '니콘 유나21'상을 수상했고, 이후 독립작가로 계속 사진을 찍어줬다. 그러다 아들이 태어난 다음 해인 2017년,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암에 걸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작가님이 아들을 향해 남긴 이야기들이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던 책이다.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남 눈치 보기 바빴고 뭐가 그렇게 바빠서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지' 이 글을 읽는 내내 반성을 하면서 읽었다.  우리 아버지도 나와 동생에게 이런 마음이시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에게 잘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아이를 온화하고 다정하게 키우려면 부모가 온화하고 다정해야 한다. 부모 자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성품이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p22)


걱정해주는 마음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조금 더 삶을 연명하기 위해 침대에서 천장이나 바라보며 누워 지내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지인과 친구들의 '온화하고 다정한 손'이 선의라는 것을 알면서도 힘들고 혼란스러웠다. 인터넷 세계는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선의의 충고를 무시하는 순간 건방진 환자로 낙인찍혀 나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러한 온화함과 다정함은 거의 학대에 가깝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근거 없는 충고는 '다정한 학대'라는 것이다. (p30)


좋은 예만 보여주어 무작정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희망이 없음을 알게 된 후에는 더 큰 절망만이 기다린다. 그러나 안이하게 충고하는 사람들은 과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을까? 의료인보다 암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했을까?내가 생각하는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은 상대를 배려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자신의 온화함과 다정함을 통째로 던지기만 한다고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p34)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 아무리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한 번도 나쁜 짓을 저지른 적이 없는데도 중병에 걸릴수도 있다. 자신이 실패했을 때는 도움을 청하고, 다른 사람이 실패했을 때는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라며 좋은 얼굴을 하는 것만이 온화함과 다정함은 아니다.(p38)


아이가 실패할 기회를 빼앗아버린다면, 도전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실패하지 않도록 부모가 미리 "이렇게 해라"라고 알려주고 결정해준다면, 이것 또한 '다정한 학대'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부모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부모가 할 수 있는 아이에 대한 진정한 상냥함과 다정함이다. (p54)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다양한 조사를 해보고 알게된 사실은 '힘들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다'였다. 인류는 힘든 상황일수록 오히려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고 보면 현재 저출산은 사회가 안정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생명을 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이런 의문도 생길 것이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p57)


사회는 원래 불합리한데 이 사실을 모른 채 어른이 되면 그냥 당하고 만다. 내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나이에 맞는 경험을 하게 하려고, 다른 하나는 때가 되면 예방접종을 하듯 세상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p74)


사람에게는 서로 맞는 관계, 그렇지 않은 관계가 있다. 친구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모두 사이좋게 지내요'라는 불합리한 말이 오히려 압박으로 다가와 괴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친구란 굉장히 소중한 존재인데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친구가 많고 적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친구의 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p78)


좋은 기회를 놓칠지라도 싫어하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나 자신이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다른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는다. 나도 꽤 힘겨워하며 싫은 사람에게 맞춰주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엔 정말 괴로웠다.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자'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나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던 시절의 나는 싫은 사람이 하는 무의미하고 고압적인 얘기를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p96)



글자수 제한으로 많은 좋은 조언들을 다 싣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밖에도 직업과 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 및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대한 글들이 있어서 '내가 인생을 사는 목적이나 이유'에 대해 사색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흠집이 있거나 버려지는 책들을 제공받아 볼 수 있는 '에코북'서포터즈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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