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여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만약에 당신이 암에 걸려서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선고를 받게 된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자식에게는 어떠한 말을 남기고 싶은가? 실제로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는데, 사연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가 되면서 2018년에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나도 만약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면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남 눈치보지 않고 실컷 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려고 할 것 같다. 물론 자녀가 있다면 자녀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


제목 :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작가 : 하타노 히로시

출판사 : 애플북스 


작가 소개


2016년생 남자아이 유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를 중퇴했다. 2010년 광고사진작가인 다카사키 쓰토무를 스승으로 만나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중 <해상유적>이라는 작품으로 '니콘 유나21'상을 수상했고, 이후 독립작가로 계속 사진을 찍어줬다. 그러다 아들이 태어난 다음 해인 2017년,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암에 걸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작가님이 아들을 향해 남긴 이야기들이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던 책이다.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남 눈치 보기 바빴고 뭐가 그렇게 바빠서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지' 이 글을 읽는 내내 반성을 하면서 읽었다.  우리 아버지도 나와 동생에게 이런 마음이시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에게 잘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아이를 온화하고 다정하게 키우려면 부모가 온화하고 다정해야 한다. 부모 자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성품이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p22)


걱정해주는 마음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조금 더 삶을 연명하기 위해 침대에서 천장이나 바라보며 누워 지내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지인과 친구들의 '온화하고 다정한 손'이 선의라는 것을 알면서도 힘들고 혼란스러웠다. 인터넷 세계는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선의의 충고를 무시하는 순간 건방진 환자로 낙인찍혀 나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러한 온화함과 다정함은 거의 학대에 가깝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근거 없는 충고는 '다정한 학대'라는 것이다. (p30)


좋은 예만 보여주어 무작정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희망이 없음을 알게 된 후에는 더 큰 절망만이 기다린다. 그러나 안이하게 충고하는 사람들은 과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을까? 의료인보다 암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했을까?내가 생각하는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은 상대를 배려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자신의 온화함과 다정함을 통째로 던지기만 한다고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p34)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 아무리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한 번도 나쁜 짓을 저지른 적이 없는데도 중병에 걸릴수도 있다. 자신이 실패했을 때는 도움을 청하고, 다른 사람이 실패했을 때는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라며 좋은 얼굴을 하는 것만이 온화함과 다정함은 아니다.(p38)


아이가 실패할 기회를 빼앗아버린다면, 도전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실패하지 않도록 부모가 미리 "이렇게 해라"라고 알려주고 결정해준다면, 이것 또한 '다정한 학대'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부모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부모가 할 수 있는 아이에 대한 진정한 상냥함과 다정함이다. (p54)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다양한 조사를 해보고 알게된 사실은 '힘들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다'였다. 인류는 힘든 상황일수록 오히려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고 보면 현재 저출산은 사회가 안정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생명을 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이런 의문도 생길 것이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p57)


사회는 원래 불합리한데 이 사실을 모른 채 어른이 되면 그냥 당하고 만다. 내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나이에 맞는 경험을 하게 하려고, 다른 하나는 때가 되면 예방접종을 하듯 세상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p74)


사람에게는 서로 맞는 관계, 그렇지 않은 관계가 있다. 친구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모두 사이좋게 지내요'라는 불합리한 말이 오히려 압박으로 다가와 괴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친구란 굉장히 소중한 존재인데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친구가 많고 적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친구의 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p78)


좋은 기회를 놓칠지라도 싫어하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나 자신이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다른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는다. 나도 꽤 힘겨워하며 싫은 사람에게 맞춰주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엔 정말 괴로웠다.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자'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나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던 시절의 나는 싫은 사람이 하는 무의미하고 고압적인 얘기를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p96)



글자수 제한으로 많은 좋은 조언들을 다 싣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밖에도 직업과 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 및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대한 글들이 있어서 '내가 인생을 사는 목적이나 이유'에 대해 사색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흠집이 있거나 버려지는 책들을 제공받아 볼 수 있는 '에코북'서포터즈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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