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안전 도감 -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일상생활 안전 동작 43
유아사 가게모토 지음, 김도연 옮김 / 청림Life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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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제 슬슬 무릎에 기름칠 안 해서 삐걱거리는 나이가 다가오는 건지, 괜히 어디 앉을때는 없나 두리번거리게 된다. 어디서 부딪쳤는지도 모르겠는데 씻다 보면 허벅지에 멍이 하나씩 늘어 있고, 가끔은 "컥!" 하는 외마디와 함께 허리를 삐끗하며 "아~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니냐?" 싶었던 적이 있다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 책을 한 번쯤 펼쳐봐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_너무 리얼했나? 내이야기라 너무 와닿는다.) 부모님과 같이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부모님 집에 가져갔는데, 읽다 보니 오히려 내가 더 찔렸다.


저자는 1947년생이다. 아~ 믿음이 간다. 오래 몸을 써본 사람, 세월의 무게를 직격으로 맞아 노령이 된 작가가 격는 진한 감동의 스토리는 아니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라는 생각에 믿음이 확간다. 게다가 일본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와 해머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무로후시 고지를 지도한 스포츠 코치라고한다. 엘리트 선수들의 움직임을 다뤄온 사람이 일상 동작을 말한다는 점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노년층 부상의 3분의 2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한 통계다. 나는 운동하다 다치는게 제일 많을꺼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거실에서, 욕실에서, 계단에서 넘어진다. 책에서는 일상적으로 생기는 위험함을 알려주고 대단한 운동법을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집 안에서 다치지 않는 법, 평소처럼 움직이되 조금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법을 알려준다.

앉는 자세 하나만 해도 그렇다. 책상다리, 무릎 꿇기, 장시간 앉아 있기, 비스듬히 걸터앉기 등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 동작들이다. 그런데 왜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시큰거릴까? 책에서는 우선 위험한 경우를 설명하고 이후에 왜 그럴까?를 설명한다. 그래서 이해가 쉽다. 그냥 따라 하세요가 아니라, 납득하고 이해하게 만든다.

계단 내려오기, 보폭 줄이기, 난간 잡기처럼 아주 구체적인 지침도 실질적이다. 특히 최근 계단이나 욕실에서 넘어질 뻔한 적이 있는 부모님이 있다면 꼭 권하고 싶다. 야간 화장실 이동, 미끄러운 욕실 바닥, 계단은 사고 다발 구역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낙상 위험은 높아진다. 


"운동을 더 하라"가 아니라 "잘 움직이라"고 말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격렬한 운동 대신 의자에 앉아서 하는 무릎 운동, 하루 6,000보 걷기, 그리고 근육 운동 10분 후 걷기처럼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연구에 따르면 근육 운동 후 걷는 순서가 성장호르몬 분비를 5배까지 높인다고 한다니, 나도 한번 해볼까 하며 괜히 더 솔깃해진다.


2장에서는 장요근, 대퇴사두근 같은 핵심 근육 운동부터 목,어깨,손목,무릎,발목 관절 운동까지 확실히 짚어준다. 거창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동작들이다. "핵심 포인트"와 "한번 해볼까요"를 따라 하다 보면 나도 관절의 신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쉽지는 않겠지. 그래도 시도해보게 만든다는 게 중요하다.(_세월이 야속..)

일본은 목욕 문화가 발달했고, 무릎을 꿇고 앉는 생활이 많아서인지 욕조에 몸 담그기나 무릎 관련 설명이 특히 자세하다. 우리 생활과 조금 다른 부분은 잘 판단해서 읽으면 될 듯하다. 중간중간 들어 있는 칼럼과 토막상식, 그리고 일상생활 동작 OX 퀴즈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다. 2~3시간이면 충분히 읽히고, 다 읽은 뒤에도 생각날 때마다 꺼내 확인해볼 수 있는 참 실용서다.


약해짐 속에서도 다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지만 노화는 피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오래 사는 것보다, 덜 다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책에서는 본격적인 노화 전 단계에서 자세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허리 통증, 무릎 부담, 목 결림이 잦다면 지금이 교정할 타이밍이다. 혼자 사는 중,장년층, 몸이 뻐근하다 느껴지는 사람, 부모님의 낙상이 걱정되는 사람, 운동이 부담스러운 고령자에게 이 책은 꽤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100세안전도감 #건강 #노년 #부모님선물 #책추천 #유아사가게모토 #청림Life #나도100세까지? #아프지마요 #건강수명 #안전동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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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DNA
유응준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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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책 표지를 보라~ 녹색의 찬란하고 화려한 내주식은 아니지만 우상향을 갈것 같은 긍정의 녹색이 모든것을 휘감은 엔비디아다. 깐부회동으로 비주류였던 깐부치킨을 일황의 자리에 올려놓은 주최인 옆집 아저씨같은 젠슨 황 아저씨의 회사 엔비디아는 표지만 봐도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작가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로서 AI 팩토리 구축을 주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더욱 신용하고 너무 궁금한 책이다. 그래도 "네카라쿠배" 엔지니어라면 한번쯤은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며 도전해봤을 생각하며 NVIDIA를 이끌어온 황씨 아저씨는 무엇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해서 여기까지 올수 있었는지 엔지니어였던 한 사람으로서 흥미 진진하게 읽어나갔다.


작가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시작은 쌍용정보통신의 엔지니어였을지라도 머릿속은 이미 엔지니어에서 멀어지고 관리자 마인드가 탑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읽는 내내 군주론이 떠올랐다. 소비자나 엔지니어, 실무자의 기준이 아니라 "대표는 이렇게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반복했기 때문이다. 다소 거칠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우직함. 좋게 말하면 신념, 다르게 말하면 집착과 융통성없음이 엔비디아를 있게 만든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시작하자 마자 엔비디아가 파산 30일 전까지 몰렸던 시기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파산 30일을 남겨두고 모든 투자를 버리고 변화를? 혁신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까? 결과적으로 성공했기에 지금 책으로 남은 것이지, 실패했다면 그냥 사라졌을 것이다. 이런 회사가 한둘이지 않았을것이다. 지금 성공했기에 모든 선택이 선견지명으로 포장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도 솔직히 들었다.


7년 동안 재무제표를 갉아먹었다는 CUDA를 왜 끝까지 붙들고 있었을까? 처음부터 과감히 버리고 다른 길을 갔다면 더 빨리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왜 하지 않았을까? 파산 직전까지 끌고 가서는 무슨 노력을 했다고 말할수 있는거지? 다른 파산 기업들은 노력을 덜 해서 무너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집착과 승리는 종종 함께 가긴하지만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결과론적 서사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재미진 이유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젠슨 황이라는 인물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의 기록이다. 매 분기 젠슨 황과 마주 앉아 미래를 설계했던 저자의 경험은 기업 홍보용 스토리와는 결이 다르다. 이미 퇴사했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의 열띤 회의의 분위기, 치열한 판단의 과정, AI 팩토리를 구축하며 한국 시장을 설득했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나는 NVIDIA라고 하면 가장 먼저 GeForce가 떠오른다. 데스크톱 PC에서 게임을 하기 위한 그래픽카드(_디아블로2만 아니었어도.. 내인생이...) 그 정도의 이미지였다. 그런데 이 회사가 어떻게 세계 시가총액 최상단에 오르게 되었을까? 왜 NVIDIA의 실적이 세계 주식시장의 향방을 흔드는가?


엔비디아는 처음부터 그래픽카드 회사로 머물 생각이 없었다. GPU를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미래 컴퓨팅의 핵심으로 보았고, 없는 시장에 베팅했다. "0조 원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을 가지고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깃발을 꽂는 리더십과 그래픽카드를 병렬연산에 활용하며, 그것을 AI와 데이터센터의 중심에 둔 발상은 전형적인 시장 추종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은 선실행 후보완이다. 많은 고민 후에 조심스럽게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보이면 실행하며 보완하라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는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패를 인정하고, 잘못을 드러내고, 지적 정직함을 조직의 문화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것이다. 보고를 미화하거나 실수를 감추는 순간 조직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옥을 거대한 커피숍처럼 설계한 이유도 흥미롭다. 회의실 안의 보고가 전부가 아니라, 시끌시끌 웅성웅성하는 스몰토크에서 진짜 정보가 흐른다고 믿었으며 나의 말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간게 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12장 "젠슨 황에게 직접 배운 7가지 교훈" 중 "당신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지적 겸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최고경영자임에도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는 태도는 참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이 문장이 지금의 엔비디아를 만든게 아닌가 한다.


PART 2에서는 미래 시나리오 이야기가 나온다. 워낙 유튜브든 뉴스든 요즘 핫하긴 핫한 이야기지만 AI 인프라, 디지털 트윈, 인퍼런스 시장, 그리고 AI 팩토리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단순히 기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개인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6장에서 다루는 "직업의 종말인가, 진화인가"와 "문과와 이과의 경계 붕괴"는 짧지만 앞으로 학생들은 어떤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직업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되고, 학습 속도가 곧 생존 속도라는 주장속에서 AI를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올라타야 할 말로 비유한 대목은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지만 역시나 설득력이 있었다.


2025년 10월 30일, 황씨 아저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서울 강남의 깐부치킨에서 "치맥회동"을 가졌다는 소식은 뭔가 상징적이었다. AI 반도체 공급과 기술 협력을 논의한 비공식적인 깐부동맹 자리였고, 그것이 젠슨 황의 딸이 기획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며 화제가 되었다. 기술 패권 시대에 CEO들은 더 이상 사무실 안에서만 전략을 짜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는것 같았다.(_현실의 친숙함도 줄려는 뉘앙스였다.)


칩 워, 지정학,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까지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메모리 강국 한국이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어떻게 파트너로 살아남을 것인지와 HBM 전쟁, 타임 투 마켓, 인재 전쟁이 생각보다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남들 다가지고 있는 엔비디아 주식이 하나도 없는 나에게는 안타까운 현실만 더 크게 느끼게 해주었다. 단순히 그래픽카드를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가속 컴퓨팅과 AI 인프라의 중심에서 생태계를 설계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과거의 나에게 왜 안샀냐고 화를 내고 있었다. (근데 1장이랑 중간에 한번만 녹색으로 요약이 있고 나머진 없는데??? 이상하내 작가가 INSP인가?)



엔비디아 DNA는 성공 스토리라기보다는 (_음.. 살짝 결과론적인 관리자의 성공 스토리도 조금 있긴 하지만) 판단의 기준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무엇을 많이 아는가보다, 언제 판돈을 올리고 언제 틀렸음을 인정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실행을 미루지 않는 조직 문화, 실패를 다루는 태도, 그리고 두려움 대신 속도를 선택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참된 CEO가 아닌가 하는 뭔가 국부론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여전히 이 책이 결과론적 서사라는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못하겠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당신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문장을 먼저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책인것 같다.

엔비디아 주주라면, 혹은 AI 시대의 흐름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엔비디아DNA #모티브 #유응준 #그래픽카드 #젠슨황 #깐부치킨 #나만주식없어 #문화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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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논점 2026-2027 - 미래 생존 시나리오
오마에 겐이치 지음, 이정환 옮김 / 여의도책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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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사람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솔직히 썩 유쾌하진 않았고 좀 불편하고 불쾌했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 겨울왕국2를 기대했지만 코로나를 맞이하였고 연일 유튜브에서는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난리도 아니었을때 한국은 “국가 품격이 낮다”, “법치국가가 아니다”라는 식의 강한 표현을 내리 꽂아서 논란이 되었던 사람. 그때는 그냥 또 관심받아서 정치할려하는 한 명의 일본 극우 정치준비생인가 싶었다. 그냥 정치인이라는 취업에 성공해서 살아갈려하는 감정적으로 목소리만 내지르는 평론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력을 들여다보면 또 희안하다.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도쿄공업대를 거쳐 MIT에서 수학했고, 3C 분석(Customer, Competitor, Company)으로 유명한 글로벌 전략 전문가로 입지가 있는거 같다. 책표지에서 설명하는것 처럼 "세계 5대 경영 구루"라는 수식어까지 붙는다. 솔직히 그 표현을 처음 봤을 때는 "아시아 대표로 하나 준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먼저 들었다. 전문가가 한둘이 아닐텐데 누가 왜 뭐때문에 이사람한테 준거지? 협회대표인가? 아니면 세계8대 불가사의 처럼 그냥 다들 다른마인드로 만들어진건가? 하다가 알고보니 정치인도 아니다. 1995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도 있다.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도 아니고, 정치권 인맥과 자신의 부에 대해 은근 계속 내비추는게 진짜 꼰대는 꼰대다.


나는 이 사람이 개인적으로 진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이책을 선택한건 단순한 이유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왔고, 특히 출산율과 부동산, 농업 구조와 산업 경쟁력에 대해 그는 어떤 말을 할지 궁금했다. 적어도 자기네 나라이야기는 경영·경제 전략 전문가니까 구조를 짚어내는 눈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목차를 보는 순간부터 양은 엄청많다. 동사무소에 온 진상민원인처럼 진짜 별에 별 불만이란 불만은 한가득이다. 일본 정치, 헌법 개정, 농협과 쌀 파동, 출산율 0.96, 교육 개혁, 원전 재가동, 디지털 후진성, 자동차 산업 재편, 사케 산업, 오사카 엑스포 문제까지 이어지더니 2부에서는 트럼프, 우크라이나, 중국 부동산 버블, AI 패권 전쟁, 독일과의 생산성 비교로 엄청나다. 목차만 읽어도 이미 한 권의 요약 같다. 이 정도면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 구조 분석이나 인공지능으로 오늘의 이슈 모아온거 같다. 날카로운 대안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쭉 읽어나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는 내내 불편했다.


첫 장부터 다카이치 총리가 어릴 적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별장에 놀러 왔다는 개인적 일화로 시작한다. 정계 인맥을 과시하는 듯한 어조에 별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부 역시 언급하고 있다. 내내 책속에 이런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치권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그 내부를 잘 안다는 식으로 반복된다. 정치를 직접 책임져 본 사람도 아니면서, 현장의 타협과 계산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태도가 계속 짜증이난다. 모든 챕터가 그냥 자기 생각이다. 비평가니까 자신의 생각을 쓰는거지만 사실검증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대응책이나 해결책이 없다. 그냥 뭐가 맘에 안든다. 이래서 안된다. 비난만 있고 열심히 행동한 기업이나 사람들의 수고는 안중에도 없이 "이게 안돼?" 이런식의 전개이다.


영토 문제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더 당황스럽다. 영토에 집착하는 우익이라며 우익을 비평하는것 같지만 가치가 없는 독도도 원래 일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다가 전후 하토야마 이치로 내각 때 한국이 점령했다고 한다. 하토야마 이치로가 1952년 제25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로 정계에 복귀했으니까 1954년부터 1956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보수 정치를 이끌었다고해도 전쟁이후에 반납한거다 원래 우리꺼다 이말인데 그럼 미국한테 저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맞었으면 일본은 미국 땅아니냐 이런식인데 어이가 없다. 모든 책의 챕터가 이런식이다 근거가 없다 불만만 한가득에 불마에 대해 해결책도 없다. 이런식의 인상을 남기는 서술은 설득력이 약하다.

쌀 파동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더 큰 의문이 든다. 뭐 말만하면 뒤로갈수록 쌀값이 비싸져서 그렇다. 농협이 문제다 농협과 농민, 어민이 자신의 이익수호를 위해 국민을 사지로 몰고있다. 난 참 이상한게 정치인은 정치가 직업아닌가? 처음에 언급한 다카이치도 정치인이 당선되는게 목표인데 왜 당통합을 하고 지략을 새워 표를 끌어모으면 안되는건가? 아무리 완벽한 정치이념이라도 자신이 골방에서 책만 쓰는사람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방구석 키보드워리어말고 정말 일본을 바꾸고 싶다면 발로 뛰고 전재산을 넣어서 일딴 정치인이 되고 변혁을 이루면 되는거 아닌가?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도코공업대학을 지나 MIT까지 갔다왔다면 머리가 나쁜건 아닐텐데 왜 방구석에서 비난만 하고 있는걸까? 쌀로 돌아가서보자 "수입쌀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버려라" 맛있다 미국, 호주 쌀수입하자 국민이 싫어해서 수입하도 안사먹는다는데 아니다 품종이 오시히카리다 일본품종이다 뭐 말도 안되는 억지를 정말 사실검증 하나도 안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가득한다. 품종 구분, 생산 방식, 물류 비용, 품질 차이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는 하나도 없다. 소비자가 단지 편견 때문에 외면한다는 식의 단정은 너무 단순하다. 농협을 비판하는 것도 좋다.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다"라는 말은 많고,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엄청큰 모터로 논에 물을 대고 규슈크기만한 땅에서 농사짓는다 뭐 이런 소리를 어디 인터넷에서 찾아봤는지 누구한테 들었는지 모를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저자가 책속에 언급한 미국 칼로스쌀은 오시히카리 아니고 자포니카 품종이고 호주 쌀 15년을 먹었는데 다부서지는 썬라이즈쌀이고 호주는 머리-달링 분지에 빅토리아에서도 하지만 그냥 비행기로 파종하고 대충 지어서 쌀도 받아보면 거의 반으로 부서진게 대부분인데 역시 품종도 자포니카 계열의 중립종이다 아니 먹어는 봤는지 모르겠네 뭐 다 이런식이다.

자동차 산업 재편을 다루며 혼다와 닛산의 통합이 무산된 것을 두고 "이해관계와 사풍 차이 때문"이라고 정리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기업 문화, 기술 포트폴리오, 글로벌 시장 중복, 노조, 자본 구조, 전동화 전략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수없이 많다. 동네 가게 하나 합치는 데도 이해관계 조정이 복잡한데, 세계 3위 그룹 탄생을 전제로 한 논의를 이렇게 단순화하는 건 너무 어이없이 가벼울 뿐이다.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계속 생긴다. 이 책은 정책 제안서라기보다는 불만 모음집에 가깝다. 정치인을 비판하고, 관료를 비판하고, 농협을 비판하고, 교육부를 비판하고, 기업을 비판한다. 그런데 "그래서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흐릿하다. 비판은 날카롭지만, 실행 설계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결국 표를 얻어야 움직인다. 이상적인 정책도 권력을 잡지 못하면 실현되지 않는다. 정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타협을 비난하는 건 쉽다. 정말 바꾸고 싶다면 직접 뛰어들어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와세다, 도쿄공대, MIT까지 거친 머리라면 전략적 설계도까지 제시해주기를 기대했는데, 책에서는 분노와 단정이 먼저 앞선다.(_계속 반복하는데 와세다대 쉽지 않지 않나?? 이런사람이??)


그래서 내 평가는 솔직히 부정적이다. 매우 매우 부정적이다. 근거가 약한 주장, 역사 인식의 편향, 사실 검증이 부족해 보이는 사례들. 매 페이지마다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극우 성향의 민간인이 읽으면 통쾌할 수는 있겠다. "그래, 내 생각이 맞았어"라고 확인받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혹은 앞으로 정치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비판의 언어를 배우는 참고서처럼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소한 비판을 하려면 근거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문제 제기만으로는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시각이 일본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 일본이 지금 이런 논쟁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확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어디에나 정치병에 걸린 사람은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읽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세계 5대 경영 구루’라는 말에 혹해 읽었지만, 내게는 매 장이 의문을 남긴 책이었다. 정책서라기보다는 한 평론가의 불만과 확신이 빼곡히 적힌 기록에 가깝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비판은 쉽지만, 책임 있는 대안은 어렵다. 그 차이를 선명하게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_이렇게 서평을 길게 쓰게 만든것만으로도 성공한 책인가?)


#여의도책방 #일본의논점2026-2027 #오마에겐이치 #미래생존시나리오 #글쎄 #책리앤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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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학교 선생님이 직접 고른 청소년 교양만화 30 - 퓰리처상 수상작부터 세계 3대 명작까지 교양만화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31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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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랜만에 만화책이다, 한권에 만화책 30권을 넣었다니 재밌겠는데?

아~ 중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만화 30개를 추천해주는 책이네~

그 정도 기대였다. 딱 그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단순한 사람이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와장창 내 기대는 무너졌다. 하나도 없다. 만화가 없다. 한챕터에 한장 아니 한쪽 뿐이다.

“퓰리처상 수상작부터 세계 3대 명작까지 교양만화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라는 타이틀이 무상하게 만화가 없다.


잠깐만.... 그럼 이상하다.

어렵지만 이름난 세계적인 명작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만든 걸, 다시 글로 옮겨 소개한다고?

왜지? 왜 굳이 방대한 양의 필독서를 요약한 것도 아니고, 필독서를 만화로 만든 걸 또다시 요약해서 글로 설명하는 걸까? 의문과 궁금증, 그리고 약간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 목차는 1부 인문, 2부 예술, 3부 사회, 4부 과학 총 30권을 네 개의 큰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각 챕터마다 전체적인 구성 요약이 있고, "책 속으로"처럼 핵심 내용을 발췌해 보여주고, 만화 한 컷 정도도 실려 있다. 그리고 "읽고 나면 더 재미있는"이라는 페이지가 따로 있다. 여기가 좀 아.. 뭐랄까 내 취향이 아니었다.

챕터 끝에 QR코드를 찍어 들어가면 관련 자료로 연결되는데 들어가 보니 대부분 영문 사이트다. 영문 위키피디아, 브리태니커 사전, 해외 원서 정보등이랑 연결되어있다.


물론 왼쪽에 간단한 한글 설명은 붙어 있다. 하지만 중학생이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읽을까?

내가 중학생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건가? 아니면 이 책의 독자층이 사실은 성인인가?

머리말에는 통합수능 시대에 필요한 태도와 소양을 기르는 독서라고 했는데… 작가가 영어선생님이라서 그런가?

점점 부정적으로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반쯤 읽었을 즈음, 오해가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만화를 대신 읽어주는 요약본이 아니었다. 뭔가 고전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을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각 챕터마다 "선생님의 PICK"이 따로 있다.

교과서의 어떤 부분과 연결되는지,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청소년이라면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콕콕 찝어준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만화로 읽는 자유론, 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 같은 인문 파트에서는 사상과 제도를 너무 무겁지 않게 잡아주고, 예술 파트에서는 패션의 탄생, 만화 예술의 역사처럼 이미지가 강점인 분야를 제대로 활용하고(_샤넬은 역시..), 사회 파트에서는 쥐, 팔레스타인 같은 묵직한 그래픽 노블까지 과감하게 넣었다.

과학 파트는 또 어떻고. 생물학, 게놈, 해부학, 수학, 천문학까지 만화라고 해서 절대 가볍지 않다.


특히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챕터는 반가웠다. 집에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책 있어 얼렁가서 꺼내 다시 읽어보았다. 이런게 순기능인가 싶기도 하고 비교해보니 책한권을 5장정도로 압축해 놓아서 부담없이 읽을수 있고 위에서 말한것 처럼 고전의 길을 열러주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_공룡은 과연 치킨의 조상인가?) 이런 질문을 만화로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절반은 성공 아닌가. 작가의 관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스스로 고전 전문가라고 하더니, 콕콕 잘 집어 낸다. 핵심을 말이다. 확실히 다르다.

괜히 말이 길지 않고 만화로 가볍게 관심만 끄는것이 아니라, 고전으로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히 느껴진다.


처음엔 만화를 또 요약한다고?라는 의심으로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이건 요약집이 아니라 박물관 큐레이션같다. 단체 관람객중 하나인 나를 만화책 30권 앞을 지나다니 면서 , 한 번 맛을 보게 해주는 베스킨라빈스 샘플같은 그런느낌을 주는 책이다. 스포가 될것같아 책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생각보다 상세하게 설명되어있다. 한숫가락 맛보는거지만 충분한 깨닮음을 얻을수 있는 책이다. (_진로관련 내용도 잘나와있다.)


특히 어메이징 디스커버리1 덴마크 쳅터는 정말 요즘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모두에게 블루투스, 헴릿으로 알려진 나라지만 최고의 복지국가로 휘게와 얀테의 법칙이 함께 공존하는 그런곳 한국처럼 SNS에 서로 비교하고 밟고 올라가기 위함이 아닌 휘게의 따뜻함과 얀테의 법칙처럼 비교하지 않는 문화를 볼수 있어서 좋았다. (_스포 안해야하는데 하게 되네)

중학생을 위한 책이라고 되어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른이 읽어도 꽤 도움이 된다.

어떤 만화를 골라야 할지 막막했던 부모, 고전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

교양을 조금 더 쉽게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유용하다.

만화책이 아니었내라고 생각하며 덮을 생각을 하지 않고 고전에 발을 내딛어 볼 용기가 있다면 이책으로 시작해보는것도 좋은 선택일것 같다.


#현직중학교선생님이직접고른청소년교양만화30 #센시오 #박균호 #문화충전 #고전전문가 #영어선생님 #진로 #중학교 #군주론 #르네상스 #해부하다생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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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
던컨 웰던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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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예멘 내전, 시리아 내전 등 연일 뉴스에서는 전쟁으로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는 인류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이고 안됐네 쯧쯧"하고 말것인가? 그러기에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매일매일 전쟁을 하는데 돈은 어디서 나와서 그렇게 쏟아 붙고 있냐 말이다.


 책을 받아 보기전에 전쟁이 얼마나 오랜 기간 계속 되고 있는가 찾아보니 인류 역사 약 3,500년 중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단 268년, 즉 전체 기간의 약 7.8%에 불과하며 90% 이상의 시간은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 되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너무 대단하다 이게 어떻게 계속 되어 왔는지 너무 신기하다. 제목부터가 돈과 전쟁이라 벌써부터 음모론 냄새가 스믈스믈 난다. 사실 제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표지다. 수류탄!!!!!(_전방수류탄~). 그런데 그 안에 정체 모를 코인들이 가득하다. 저게 터지면 파편 대신 동전이 박히는 건가? 전쟁이 터지면 결국 돈으로 다 끝낼수 있다는건가? 아니면 돈이 흩어진다는 뜻인가? 제목이 ‘Blood & Treasure’라니, 피 흘리고 돈 뺏기라는 건가? 표지부터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처음엔 인문 교양서처럼 지루할 줄 알았다. 누가 이런 말을 했고, 누구의 이론이 맞았고, 각주가 줄줄이 달린 그런 스타일일 줄 알았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거, 이제는 방영하지 않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보는 느낌이다. 재연배우가 검은 수염 붙이고 바이킹 분장하고 등장해서 “그들은 단순한 약탈자가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은 그 장면. 배 위에서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다.

목차를 보면 이미 넷플릭스 시즌3까지 갈수도 있는 구성이다.

바이킹, 칭기즈칸, 군사력의 모순, 신대륙 정복, 마녀사냥, 르네상스, 해적의 경영 철학, 7년 전쟁, 영국 해군, 세포이 항쟁, 미국 남북전쟁, 세계대전, 소련의 몰락, 베트남전쟁,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각 챕터가 마치 OTT 프로그램 한 시즌 같다. “오늘은 두 개만 읽어야지” 했다가 세 개, 네 개… 결국 3일 만에 다 읽어버렸다.

특히 ‘군사력의 모순’ 파트는 정말 흥미로웠다.


왜 일부러 질 낮은 무기를 사용했을까? 상식적으로는 더 강한 무기를 갖춰야 승리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은 군사 기술의 발전이 항상 효율성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로는 정치적 이유, 내부 권력 구조, 통제 문제 때문에 일부러 표준화되지 않은 무기를 유지한다. 더 좋은 무기가 있음에도 쓰지 않는다. 전쟁은 단순히 “강한 자가 이긴다”의 게임이 아니라, 조직과 권력,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걸 보여준다. 외부 용병고용을 해서 두나라가 다 망하는데 용병들이 서로 모여서 시간만 때우고 전쟁을 길게 지속하면서 돈을 벌어들이는 모습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읽는 내내 “와, 이게 이렇게 된다고?”를 반복했다.

소련의 몰락부분은 왠지 더 가깝게 진지하게 읽었던것 같다. 우리는 흔히 스탈린의 공포정치를 단순히 비효율과 폭력의 상징으로만 배워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공포정치가 산업화와 군사력 증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붕괴가 어떻게 동시에 존재했는지를 설명한다. 무조건 실패도, 무조건 성공도 아닌 복합적 구조. 내가 알고 있던 단편적 서사가 전면 수정되는 느낌이었다. (_어릴때 막 늑대가 물어가는 포스터 그리고 했는데 말이다.)

뉴스, 유튜브에 연일 보도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자신의 일이아니라서 쉽게 이야기하는것일수 있겠지만 책을 읽고드는 생각은 잘못된 군사 정보가 어떤 경제적 대가를 불러오는지 한명의 계산실수가 얼마나 거대한 비용으로 돌아오는지가 현실에서는 감당이 안되는것 같다. 전쟁은 그냥 총과 탱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율, 에너지, 공급망, 무기 산업, 재건 산업까지 이어진다.


전쟁에서 누가 돈을 버는가? 이건 음모론인가, 아니면 냉정한 현실인가? 책은 선정적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대신 숫자와 구조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무섭다. 흥미진진한 음모론에 책을 넘기다가도 현실의 차가움을 느낀다.

마녀사냥과 같은 챕터는 정말 내가 알던 베르세르크는 어디가고 소빙하기의 경제적이유가 나온다. 물론 이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산타는 없어하는 현실에 눈을 뜬 아이처럼 소름이 돋는다.



무식하고 악날하다는 이미지뿐인 바이킹 역시 약탈자가 아니라 경제를 발전시킨 합리적 경영인이었고, 칭기즈칸은 파괴자가 아니라 세계화를 촉진한 인물로 재해석된다. (_그래도 중국한테는 좀 심하다 싶은데 그래서 중국이 그렇게 몽골을 싫어하나 싶다.) 부, 명성, 힘,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골드로저가 아닌 그냥 해적은 무법자가 아니라 민주적 의사결정과 공정 임금을 실천한 조직이었다는 대목은 정말 의외였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짜릿하다. 음모론 같지만 또 완전히 허무맹랑하지도 않다. 다시 말하지만 작가의 서술력이 워낙 좋아서 정말 눈앞에서 재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교양서이면서도 엔터테인먼트다.

지식은 묵직한데, 읽는 속도는 빠르다. 무겁지만 재미있다.

전쟁은 눈에 보이는 드론과 지대공미사일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이 있다. 이 책은 그 흐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뉴스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북유럽 #눈에보이지않는전쟁과돈의역사 #윌북 #던컨웰던 #돈의흐름 #부명성힘이세상의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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