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원정대 - 118개 캐릭터로 마스터하는 주기율표 공략집
아게도리도리 지음, 박재현 옮김, 장홍제 감수 / 윌북주니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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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뭐야뭐야? 엥?? 주기율표 언제부터 118개가 된 거지??"

"110개로 외워서 살아온 나는 어쩌고 왜 나한테 안 물어보고 말도 안 하고 8개 늘어난 거야?"


자자~ 보자보자 뭐가 또 생겼나.

역시 "궤도민수"님의 "안될과학팬"으로서 한번 보자 보자 했는데 이게 뭐야~ 수헬리베붕탄질산은 어디 간 거야? 처음 책을 펼치자마자 애니메이션 제작사 MAPPA에서 그렸을 것 같은 화려한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는다. 아니 탄소가 이렇게 간지 나는 캐릭터였나? 헬륨은 왜 이렇게 귀엽고 우라늄은 왜 이렇게 최종보스처럼 생긴 거지?


아차차... 이거 잘 따라가야 한다. 이 책은 별 표시를 따라가면 소설이고 나비 표시를 찾아가면 현실이다. 아주 친절하게 허구와 과학적 사실을 구분해 놓은 센스가 돋보인다. 덕분에 판타지 설정을 즐기면서도 "이건 진짜 과학 이야기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원소들의 세계를 모험하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독자들을 원소의 세계로 초대한 뒤, 인간과 함께해 온 원소들, 주기율표를 걷는 방법, 마술과 과학 사이, 최초의 원소, 불안정한 힘이라는 다섯 개의 장을 통해 원소와 화학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안내한다. 마지막에는 최종장과 커튼콜까지 준비되어 있어 마치 하나의 RPG 게임을 엔딩까지 클리어한 느낌을 준다. (SD캐릭터 너무 귀여워~~ 피규어로 찾아보면 있을꺼 같기도 한데.. 적어도 보드게임정도는 있어주세요.. 제발..)


각 캐릭터마다 이름의 유래는 물론이고 인연이 깊은 원소, 녹는점, 끓는점, 특징까지 세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아스티온 대륙의 헬리오스 왕국에서 부터 악티스 열도에 이르기 까지 광대하게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관은 생각보다 꽤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처음에는 "원소를 캐릭터화했다고?","그냥 머리에 C하나 붙이고 나오는건가?" 하며 웃었는데 읽다 보니 어느새 원소들의 관계를 따라가고 함께 모험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토룡마을의 뼈 도리아 세트 먹고 싶다.)


특히 좋았던 점은 단순히 원소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간중간 "태양은 왜 빛날까?", "비스무트 결정을 만들자!", "방사능은 무엇일까?", "핵융합은 어떻게 일어날까?" 같은 궁금했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향을 내는 화합물, 맛을 내는 화합물, 폭발성을 가진 화합물, 심지어 환각을 일으키는 화합물까지 등장하는데 괴수나 요괴 같은 독특한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되니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솔직히 학창 시절 화학이라고 하면 외우기 바빴다.

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시험 끝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외우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 책은 암기보다는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에 가깝다. 포켓몬이나 공룡이름을 외우라고 시킨 적은 없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외우듯이 원소도 캐릭터와 이미지로 접근한다. 그래서 원소의 성질이나 특징은 의외로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나트륨이 소듐으로 바꼈는데 뭔가 맛이 안난다고 해야하나 소듐은 안짤꺼 같은데.. 칼륨이 포타슘으로 바뀌니까 낭만이 없어 낭만이 ㅋㅋㅋ 요오드도 아이오딘이 뭐야 타고 다녀야할꺼 같잖아)


특히 방사성 원소나 핵분열, 핵융합 같은 어려운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원소라는 존재 자체가 우주의 탄생과 별의 죽음, 인류 문명의 발전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판타지 모험처럼 풀어내니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 여행이 끝나면 특집으로 새롭게 발견된 113번째 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원소의 발견 역사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장치인데 꽤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너무 즐겁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화학 공부였지만 다 읽고 난 이후에는 캐릭터는 기억나는데 주기율표 순서는 기억이 안 난다.


분명 탄소가 어디쯤 있고 우라늄이 어떤 느낌인지는 기억난다. 헬륨이 어떤 성격이고 네온이 어떤 특징인지도 기억난다. 그런데 정작 주기율표 위치를 다시 그려보라고 하면 잘 안 된다. 결국 이 책은 주기율표 암기집이라기보다는 원소 입문서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캐릭터들은 상당히 입체적인데 서로 간의 관계나 스토리가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각 원소마다 간단한 설명과 설정은 있는데 하나의 긴 이야기로 이어지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다. 세계관은 굉장히 매력적인데 원소들끼리의 모험이나 갈등이 더 많았다면 훨씬 몰입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소원정대는 정말 즐겁고 나한테는 신선한 책이었다.

주기율표를 무조건 외우라고 하면 싫어할 아이들도 이 책은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공부한다는 느낌보다 게임 설정집이나 판타지 도감을 읽는 느낌에 가깝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학창 시절 화학 때문에 고생했던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읽고 나니 주기율표가 단순히 교실 벽에 붙어 있는 표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이야기를 가진 거대한 세계처럼 느껴졌다. 과학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만드는 책. 그리고 "원소도 이렇게 즐겁게 배울 수 있구나"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원소원정대 #윌북주니어 # 아게도리도리 #주기율표118개 #난탄소가좋더라 #궤도추천 #원소공략 #가장작은존재 #초대권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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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 클래식 리이매진드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데이비드 플렁커트 그림,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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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너~~무 무섭다!!!! 이젠 동반자 같은 불면증으로 밤에 책읽는게 익숙하지만 꼭 낮에 읽는걸 권장한다.

여느때 처럼 책읽고 새벽 2시쯤에 잠들었는데 4시44분에 깨서는 아에 못잤다. 불면증과 토끼잠 때문이기도 하지만 에드거앨런포의 책을 보고 자서 그런지 시계보고 너무 소름돋아서 급하게 유튜브 쇼츠보면서 안무서운척하고 있다가 갑자기 꿈이 생각나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기생수처럼 어깨에서 스물스믈 "유재석"이 자라나더니 무한도전 멤버가 나를 손가마 태워서 마을을 구경시켜주는 지금 생각해보면 개꿈인데 왜 이게 그렇게 무서웠을까? 이 책은 너무 무섭다. 지금 서평쓰면서도 이 괴이함과 삽화가 주는 눈에 익지 않은 이 세상 것이 아닌 느낌에 한기가 느껴진다.


사실 나는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 난 나를 잘안다 그래서 도전 조차 해보지 않았다.

갑툭튀도 싫고 귀신도 싫다. 그런데 이상하게 공포, 스릴러는 좋아했었다. 특히 에드거 앨런 포처럼 사람 심리 깊숙한 곳을 파고드는 류의 이야기는 무섭다기보다 요상하게 매력적이다. 문제는 이 책이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 모음집"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읽고 나면 머릿속에 찜찜한 안개 같은 것이 남는다. 뭔가 설명되지 않는 불안감이 새벽의 차갑소 습한 공기 마냥 머리속에 퍼진다.



처음에는 유명한 작품 몇 개 묶어놓은 고전모음집 정도로 생각했다.

"검은 고양이", "갈까마귀", "어셔가의 몰락" 같은 워낙 유명한 제목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삽화가 정말 미쳤다. "데이비드 플렁커트"의 일러스트는 아름답다?기보다 불길하다. 얼굴은 텅 비어있고, 눈은 없는데 누가 계속 쳐다보는 느낌이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뒤를 돌아보게 된다. 이건 단순 삽화가 아니라 공포 그 자체를 시각화한 느낌이다.


특히 "고자질하는 심장"은 (아니 심장이라더니 저 형광빛 머리통은 너무한거 아니오) 살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죄책감이라는 걸 보여주는 이야긴데,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장면은 지금 읽어도 섬뜩하다. 살목지처럼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 자체가 공포다. "검은 고양이"는 더 끔찍하다. 인간 안에 숨어 있는 폭력성과 자기파괴 충동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양이, 강아지 동물학대사건이 뉴스에 매일 올라 오다 싶이 했었는데 19세기에도 이런일을 생각해서 썼다는게 놀랍다. (일본에서는 야생곰 개체수가 너무 늘어서 차를 쫒아와서 사람도 공격한다고 하는데 어디서 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다. 강제로 개체수를 늘려서 야생으로 돌려보낸게 문제인지 먼저 잡아서 개체수가 줄어든게 문제인지 곰과 함께 살려고 해서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셔가의 몰락"은 읽고 나면 집 자체가 무서워진다.

에드거 앨런 포는 건물을 단순한 배경으로 쓰지 않았다. 저택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눅눅하고 음산한 기운이 사람 정신까지 잠식하는 느낌이다. "생매장"도 진짜 농약 같다. 사람이 산 채로 묻힌다는 공포를 이렇게 집요하게 파고든 작가는 처음 봤다. 한국 조폭영화에 항상나와서 이젠 익숙해질때도 되었는데 읽다가 괜히 이불이 답답해져서 괜히 숨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이 또 신기한게 단순 공포를 넘어 추리문학의 시작까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은 셜록 홈즈의 원형 같은 작품인데, 이미 여기서 폐쇄된 공간, 논리적 추리, 단서 분석 같은 현대 추리소설의 핵심이 거의 완성되어 있다. 에드거 앨런 포가 왜 추리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지 바로 이해된다. 공포와 이성을 동시에 다룬다는 점이 진짜 천재적이다.



시들도 엄청나다. (시라고 하니까 시가 맞겠지? 산문시 이런장르인가? 문과는 너무 몰라서 내머리속에 시는 운율에 맞춘 그런건데)

특히 "갈까마귀"는 읽다보면 최면 걸리는 기분이다. "다시는 없으리"라는 반복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점점 광기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애너벨 리"는 슬프고 아름다운데 이상하게 읽고 나면 더 우울해진다. 포의 시는 예쁜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독자의 뇌에 직접 주입하는 느낌이다.

진짜 무서운것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안에 있다. 죄책감, 집착, 상실, 광기 같은 감정들이 조금씩 부풀어 올라 사람을 집어삼킨다는 말을 계속 하는것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오래된 고전인데도 전혀 오래된 느낌이 나지 않는다. 현재 사람들의 불안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SNS에 미쳐가고, 비교에 병들고, 혼자 무너지는 현대인의 정신세계와 너무 비슷하다.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을 알고 나면 작품이 더 섬뜩해진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사랑하는 아내마저 병으로 떠나보내고, 술과 우울 속에서 살아간 사람. 그러니 그의 작품이 이렇게 어둡고 슬플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포는 공포를 만들어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안의 불안을 그대로 꺼내 문학으로 만든 사람 같다.


이 책은 절때 밤에 읽지 마라.

특히 새벽 2시 이후에는 절대 읽지 마라. 괜히 화장실 가다가 거울 한번 더 보게 되고, 불 끄고 누우면 삽화 속 얼굴 없는 인간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또 읽고 싶어지긴 한다. 무섭지만 계속 끌린다. 마치 심연인줄 알고 들여다 봤는데 내마음.. 뭐 이런 느낌이다.

고전문학이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이건 오래된 이야기나 시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책이다. 읽고 나면 단순히 "무섭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낯설어진다. 그리고 새벽 4시44분, 괜히 시계를 한번 더 보게 된다.





#에드거앨런포의이야기와시 #소소의책 #에드거앨런포 #데이비드플렁커트 #와~무섭다 #4시44분 #밤에읽지마라 #공포소설 #고전 #책리엔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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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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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어떤 꿈을 꾸었느냐??

싸움의 고수가 되어 절대군림하는 일대종사가 되는 꿈을 꾸었습니다. ㅜㅜ



"싸움의기술 아니 싸움의 교양"

이것은 강호와 중원을 떠돌며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절대무림서 아닌가?? 이제 이것만 읽으면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고 운기조식이 필요없는 절대 강자가 될수 있는것인가?? 하는 나의 20대의 꿈을 이뤄줄 전설의 비급을 손에 넣고 너무나 행복한 꿈을 꾸었다. 잠깐이었다...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이것은 싸우지 않는것이 이기는것을 알려준 비급이었다... 간파,장악,심전,불패 4가지로 나눠져 있는 이비급서는 이클립스의 5번째 세계척학전집으로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역사, 철학, 심리학, 정치학, 게임이론, 전쟁론을 한데 엮어서 "인간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설명하는 전략서에 가깝다. 제목만 보면 자극적인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꽤나 탄탄하고 재미있게 풀어쓴 교양서이다.


간파, 장악, 심전, 불패라는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_아니 이렇게 나눠져 있는데 어떻게 무림비급서가 아니냐고 뭔가 숨겨진 의미나 세로로 읽어야하는건가??) 이름부터 너무 무협스럽다. 내용을 읽다 보면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 이해는 가지만 장풍을 쓰지는 못한다는게 결론이다?가 아니라 역시 싸움이라는 것은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전략과 기물을 잘 이용해야하며 누가 더 먼저 판을 읽었는가, 누가 상대의 심리를 흔들었는가, 누가 끝까지 살아남았는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역시 PART 1의 "간파"가 가장 흥미로웠다. 손자의 부전승부터 노이만의 게임이론, 내쉬의 균형, 액설로드의 팃포탯까지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 "모두가 합리적인데 모두가 진다"라는 내쉬의 균형 이야기는 읽으면서 괜히 현실이 떠올라 씁쓸해졌다. 회사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인터넷 댓글창에서도 사람들은 다 자기 기준에서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데 결과는 함께 망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작가는 이런 복잡한 이론들을 설명하면서도 딱딱하게 늘어놓지 않는다.(_역시 세계척학전집 5번째라 그런지 공감이 너무나 잘된다) 현실 사례와 역사 이야기를 섞어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무릎을 치게 만들었던 부분은 제갈량의 공성계와 셸링의 전략이었다. 제갈량은 병력이 부족했지만 성문을 활짝 열어버림으로써 오히려 상대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이 책은 그것을 단순한 배짱이 아니라 "상대의 합리성을 이용한 설계"라고 설명한다. 읽는 순간 감탄했다. (_미국소고기 광우병도 같은건가? 수입시장을 개방하고 국민들에게 먹으면 뇌에 구멍이 송송 뚫린다는 여론몰이로 미국소고기가 안팔린건 전략인가? 그냥 언론사의 공포마케팅으로 돈벌이한건가? 역시 MBTI의 N이구나 어디로 생각이 튈지 모르겠다.) 우리는 보통 힘이 강한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다. 상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지를 읽는 사람이 결국 판을 가져간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키아벨리, 한비자, 클라우제비츠 같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PART 2이다. "사랑받기보다 두려움을 택하라" 같은 문장은 워낙 유명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냉혹한 처세술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인간 사회가 왜 그렇게 굴러가는지 구조 자체를 보여준다. 특히 "사람을 믿지 마라, 시스템을 믿어라"라는 부분은 읽으면서 괜히 뜨끔했다. 우리는 늘 사람의 선의를 기대하지만 실제로 오래 유지되는 조직은 결국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_비슷한 이야기로 회사에서 자신이 일을 잘한다고 착각을 한다. 나도 그랬고 그 업무가 회사에 얼마나 큰 이익을 가져올까? 그냥 시스템과 자본이 만들어낸 이익인데 뭔가 자신이 큰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한다. 나부터라도 잘 돌아보고 처신해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다.

"아…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전략적으로 움직이는구나."


우리는 흔히 진심, 성실함, 노력 같은 단어를 좋아한다. 물론 그것들은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같은 힘을 가지고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결국 싸움은 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설계의 문제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특히 작가가 반복해서 말하는 "척"이라는 개념도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로 느껴졌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척은 거짓말이 아니다. 가진 것을 가장 강한 형태로 보여주는 기술에 가깝다. 제갈량이 성문을 열어둔 것도, 셸링의 공약 전략도, 협상가들의 심리전도 결국은 상대의 판단을 설계하는 과정이었다.


손자병법 같은 어려운 전략서나 오래된 학문을 읽는다는 부담감이 없이 고전의 책들을 맛볼수 있어서 좋았다. 말그대로 전부 읽었으면 끝도 없었고 무슨말인지도 잘 몰랐겠지만 작가의 의도대로 어디서 "척"할수 있게 이해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든 책이었다. 당연히 게임이론, 국제정치, 협상학 같은 분야는 원래 원전을 읽으면 꽤 어렵다. 그런데 작가는 그것들을 현실 에피소드처럼 잘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마치 교양 다큐멘터리를 몰아보듯 술술 읽히는데, 다 읽고 나면 생각이상으로 머릿속에는 남는 것이 많다.


이 책이 위험한 느낌이 있기도 하다.

읽고 나면 사람들의 행동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머리의 용량이 작아서 그런지 점심 먹고 들어오니 그런 느낌이 아주 사라져버렸지만 당시에는 누가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왜 저 타이밍에 움직였는지, 왜 굳이 저런 선택을 했는지 괜히 분석하게 된다. 세상을 바라 보는 시야 자체가 약간 달라졌었다.


처음에는 무림 비급 같은 상상을 하며 펼쳤지만, 결국 이 책이 알려준 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 가장 강한 싸움"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살아남는 사람이 결국 승자라는 아주 현실적인 진리를 말이다.


역사, 심리학, 전략, 인간관계, 처세술 같은 주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단순히 착하게 살면 된다는 식의 조언에 지친 사람이라면 더 더 더 추천하고 싶다.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사람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결국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꽤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싸움의교양 #이클립스 #모티브 #야망은큰데왜맨손인가 #간파 #장악 #심전 #불패 #문화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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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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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완전 속았다.

제목만 봤을 때 "애거서 크리스티"의 "카리브해의 비밀" 같은 추리소설이나,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범죄스릴러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소설이 아니라 그냥 리얼 현실이었다. 현실이라서 더 더 소름 끼쳤다. 첫 시작부터 한때 엄청난 사회적 이슈였던 "우유주사" 프로포폴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제 다시는 수면내시경 하러가서 못할꺼 같은 트라우마를 심어줬다. 괜히 우유주사가 아니라 사용하는 하얀 약물이 잘 녹지 않아 우유색처럼 보여 우유주사라고 불렀다고 한다는것부터가 너무 흥미로웠다. 거기에 온갖 추문과 음모로 얼룩진 우리 마이클 잭슨의 죽음, 햄릿 왕 독살 이야기, 부부 의사가 우연히 보톡스의 주름 개선 효과를 발견하게 된 과정까지 읽다 보면 정말 "독과 약은 종이 한 장 차이구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처럼 단순히 "위험하고 무서운 약 이야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약학, 화학, 범죄학, 법의학, 역사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프로포폴, 케타민, 사린가스, 보톡스, 엑스터시 같은 이름들은 뉴스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한 번쯤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인 백승만 교수는 어려운 화학 구조나 약리학 설명을 억지로 들이미는 대신 실제 사건과 연결해서 엄청 리얼하게 설명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마치 범죄 다큐멘터리나 넷플릭스 범죄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다.



"약은 원래 사람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사람을 죽이는 가장 완벽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책 전체에 깔려있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보면 의사나 연구자처럼 약물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 범죄에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_역시 배운놈들이 더 무서운것인가? 하지만 더 배운놈들이 잡아네지) 일반적인 흉악 범죄처럼 칼이나 총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약물과 주사제, 심지어 비타민까지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지함이 독이 될수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안약이나 멀미 패치처럼 평범하게 사용하는 약조차 사람의 몸 상태에 따라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분은 꽤 충격적이었다. (_어릴때 귀밑에 붙이는 멀미약 만지고 눈만지면 실명한다는 우언비어를 듣고 진짜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중간중간 화학무기 개발 역사나 임상시험의 어두운 면, 제약회사들의 돈과 관련된 문제, 복제약 시장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인간이 과학을 얼마나 위대한 방향으로도, 또 얼마나 위험한 방향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존재인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특히 "이게 다 돈 때문이다" 챕터는 씁쓸하면서도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결국 약이라는 것도 사람을 살리는 순수한 목적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_우연히 발견된것도 특허에 특허에 특허를 걸어서 비싸게 팔려고 하는거는 좀 아쉽지만 자본주의에서 어쩔수 없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보통 약학이나 화학 이야기가 들어가면 갑자기 전공서적처럼 딱딱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사건 하나하나가 워낙 흥미롭다 보니 페이지가 굉장히 빨리 넘어간다. 실제 사건과 역사적 사례들을 엮어 설명하다 보니 교양과학서라기보다는 잘 만든 범죄 실용서??실화집?? 같은 느낌도 강하다.



그래도 다 읽고 나면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방식으로 남을 죽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약물이 사용된 사건들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무 의심 없이 먹는 것들조차 완전히 안전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뉴스에서 락스를 몇년 먹여서 남편을 살해하거나 모텔에서 약물을 먹여서 몇명을 죽였는지도 모르는 사건이 계속 나오는거 보면 너무 섬뜩하다. 물론 그렇다고 약 자체를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약은 무조건 몸에 좋다"는 단순한 생각은 버리게 된다.


"모든 것은 독이다. 다만 독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은 용량뿐이다."

사람을 살리는 약과 사람을 죽이는 독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굉장히 흥미롭고도 섬뜩하게 보여준 책이었다. 수사반장, CSI같은 범죄 실화나 법의학, 약학, 화학 교양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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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별로부터 - 12개 별이 전해준 138억 년 우주의 소식
우주먼지(지웅배)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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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밤하늘의 별을 단 한 번도 올려다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별은 그 자체만으로도 낭만이고, 수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엄청난 보물창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질풍노도의 시절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꾸고, 미래를 고민하고, 세상에 반항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 진지하게 천문학자를 꿈꾸며 진로를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정말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할수 있다.(_천문학과를 안간건 정말 잘한거 같다. 그냥 겉멋들어서 그랬나보다 냐하하하)


처음에는 단순히 별에 대한 과학 인문서정도라고 생각했다. 별이 어디서 태어나고 어떻게 죽는지 설명하는 그런 익숙한 천문학 책 말이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전혀 달랐다. 이 책은 별 하나하나에 얽힌 인류의 역사와 신화, 철학, 과학을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이야기한다. 단순히 "이 별은 몇 광년 떨어져 있다" 같은 설명에서 띡!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왜 이 별을 바라보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까지 함께 들려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우주를 배우는 느낌보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더 강하다.


평소 유튜브를 통해 자주 접했던 "우주먼지 지웅배 작가님"은 개인적으로 약간은 천진난만한 공대 석사 느낌?의 이미지가 있었다.(_저저저!!! 안경 잊을수 없어 내머리속에서 나가줘~)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인상이 강했는데, 책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생각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동시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어려운 천문학 개념이 계속 등장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다음 이야기는 또 뭐가 나올까?" 하면서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역시 말을 잘하는 사람은 글도 잘 쓴다는 걸 새삼 느꼈다.



목차를 보면 시리우스, 북극성, 카노푸스, 미라, 베텔게우스, 베가, 아르크투루스 같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별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책의 재미는 별 자체보다 그 별과 인간이 연결되어 온 방식에 있는것 같다. 예를 들어 시리우스는 단순히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 문명의 달력과 연결되어 있었고, 북극성은 절대 변하지 않는 기준처럼 여겨졌지만 사실 우주에는 영원한 기준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카노푸스는 고대 항해자들의 길잡이였고, 현대에는 우주 탐사선의 기준점이 된다. 인간은 시대가 바뀌어도 결국 별을 바라보며 길을 찾는 존재라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시리우스별 옆에 하나 더 시리우스B가 있다는것도 첨 알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시리우스와 베텔게우스 이야기였다. 시리우스는 그냥 "밝은 별"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인류 문명과 굉장히 깊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NASA는 항상 지나가고 서야 지구는 안전해졌다고 말해서 문제지만, 2026년 5월 19일에 지나간 2026 JH2 소행성이 생각이 났다. 근접거리 9만Km면 너무 가까운거 아닌가 싶어서 불안했는데 역시나 베텔게우스!! "곧 초신성 폭발로 지구가 위험해진다" 같은 막연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 차분하게 설명해준다. 이런 부분들이 단순한 흥미를 넘어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을 바로잡게 만든다.



책 중간에 등장하는 보이저 1호 이야기 역시 굉장히 재미있었다. 태양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지구를 촬영한 사진, 그리고 칼 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 점" 이야기는 언제 접해도 마음을 울린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정말 먼지보다 작은 존재인데, 그 작은 행성 위에서 인간은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의미를 찾으며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천문학이 단순한 과학이 아니라 철학과도 굉장히 가까운 학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어려운 지식을 억지로 주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 용어나 과학 이론이 등장하긴 하지만 필요한 만큼만 설명하고 넘어간다. 대신 별 하나를 통해 역사와 신화, 인간의 상상력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래서 천문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우주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읽고 나면 괜히 밤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게 될 것 같다.


도시에 살다 보면 별을 볼 일이 정말 줄어든다. 밤하늘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더 많이 바라보며 살아가는 시대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괜히 밖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별은 예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고 지금도 그대로 있는데, 정작 우리가 잊고 살았던 건 아닐까 싶다.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한때 별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읽고 나면 적어도 하루 정도는 세상을 조금 다른 거리에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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