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 폭력이 펼쳐지는 시대마다 누가 숨은 이득을 챙기는가
던컨 웰던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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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예멘 내전, 시리아 내전 등 연일 뉴스에서는 전쟁으로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는 인류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이고 안됐네 쯧쯧"하고 말것인가? 그러기에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매일매일 전쟁을 하는데 돈은 어디서 나와서 그렇게 쏟아 붙고 있냐 말이다.


 책을 받아 보기전에 전쟁이 얼마나 오랜 기간 계속 되고 있는가 찾아보니 인류 역사 약 3,500년 중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단 268년, 즉 전체 기간의 약 7.8%에 불과하며 90% 이상의 시간은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 되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너무 대단하다 이게 어떻게 계속 되어 왔는지 너무 신기하다. 제목부터가 돈과 전쟁이라 벌써부터 음모론 냄새가 스믈스믈 난다. 사실 제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표지다. 수류탄!!!!!(_전방수류탄~). 그런데 그 안에 정체 모를 코인들이 가득하다. 저게 터지면 파편 대신 동전이 박히는 건가? 전쟁이 터지면 결국 돈으로 다 끝낼수 있다는건가? 아니면 돈이 흩어진다는 뜻인가? 제목이 ‘Blood & Treasure’라니, 피 흘리고 돈 뺏기라는 건가? 표지부터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처음엔 인문 교양서처럼 지루할 줄 알았다. 누가 이런 말을 했고, 누구의 이론이 맞았고, 각주가 줄줄이 달린 그런 스타일일 줄 알았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거, 이제는 방영하지 않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보는 느낌이다. 재연배우가 검은 수염 붙이고 바이킹 분장하고 등장해서 “그들은 단순한 약탈자가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은 그 장면. 배 위에서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다.

목차를 보면 이미 넷플릭스 시즌3까지 갈수도 있는 구성이다.

바이킹, 칭기즈칸, 군사력의 모순, 신대륙 정복, 마녀사냥, 르네상스, 해적의 경영 철학, 7년 전쟁, 영국 해군, 세포이 항쟁, 미국 남북전쟁, 세계대전, 소련의 몰락, 베트남전쟁,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각 챕터가 마치 OTT 프로그램 한 시즌 같다. “오늘은 두 개만 읽어야지” 했다가 세 개, 네 개… 결국 3일 만에 다 읽어버렸다.

특히 ‘군사력의 모순’ 파트는 정말 흥미로웠다.


왜 일부러 질 낮은 무기를 사용했을까? 상식적으로는 더 강한 무기를 갖춰야 승리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은 군사 기술의 발전이 항상 효율성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로는 정치적 이유, 내부 권력 구조, 통제 문제 때문에 일부러 표준화되지 않은 무기를 유지한다. 더 좋은 무기가 있음에도 쓰지 않는다. 전쟁은 단순히 “강한 자가 이긴다”의 게임이 아니라, 조직과 권력,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걸 보여준다. 외부 용병고용을 해서 두나라가 다 망하는데 용병들이 서로 모여서 시간만 때우고 전쟁을 길게 지속하면서 돈을 벌어들이는 모습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읽는 내내 “와, 이게 이렇게 된다고?”를 반복했다.

소련의 몰락부분은 왠지 더 가깝게 진지하게 읽었던것 같다. 우리는 흔히 스탈린의 공포정치를 단순히 비효율과 폭력의 상징으로만 배워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공포정치가 산업화와 군사력 증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붕괴가 어떻게 동시에 존재했는지를 설명한다. 무조건 실패도, 무조건 성공도 아닌 복합적 구조. 내가 알고 있던 단편적 서사가 전면 수정되는 느낌이었다. (_어릴때 막 늑대가 물어가는 포스터 그리고 했는데 말이다.)

뉴스, 유튜브에 연일 보도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자신의 일이아니라서 쉽게 이야기하는것일수 있겠지만 책을 읽고드는 생각은 잘못된 군사 정보가 어떤 경제적 대가를 불러오는지 한명의 계산실수가 얼마나 거대한 비용으로 돌아오는지가 현실에서는 감당이 안되는것 같다. 전쟁은 그냥 총과 탱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율, 에너지, 공급망, 무기 산업, 재건 산업까지 이어진다.


전쟁에서 누가 돈을 버는가? 이건 음모론인가, 아니면 냉정한 현실인가? 책은 선정적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대신 숫자와 구조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무섭다. 흥미진진한 음모론에 책을 넘기다가도 현실의 차가움을 느낀다.

마녀사냥과 같은 챕터는 정말 내가 알던 베르세르크는 어디가고 소빙하기의 경제적이유가 나온다. 물론 이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산타는 없어하는 현실에 눈을 뜬 아이처럼 소름이 돋는다.



무식하고 악날하다는 이미지뿐인 바이킹 역시 약탈자가 아니라 경제를 발전시킨 합리적 경영인이었고, 칭기즈칸은 파괴자가 아니라 세계화를 촉진한 인물로 재해석된다. (_그래도 중국한테는 좀 심하다 싶은데 그래서 중국이 그렇게 몽골을 싫어하나 싶다.) 부, 명성, 힘,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골드로저가 아닌 그냥 해적은 무법자가 아니라 민주적 의사결정과 공정 임금을 실천한 조직이었다는 대목은 정말 의외였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짜릿하다. 음모론 같지만 또 완전히 허무맹랑하지도 않다. 다시 말하지만 작가의 서술력이 워낙 좋아서 정말 눈앞에서 재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느낌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교양서이면서도 엔터테인먼트다.

지식은 묵직한데, 읽는 속도는 빠르다. 무겁지만 재미있다.

전쟁은 눈에 보이는 드론과 지대공미사일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이 있다. 이 책은 그 흐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뉴스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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