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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대도둑과 세기의 탈주극
솔레다드 로메로 지음,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 그림,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건 책인가? 아니면 광고나 일러스트 화보 같은 건가?”
표지부터가 혼돈의 카오스다. 만화 같기도 하고 포스터 같기도 하고, 무슨 전시 카탈로그처럼 보였다.
그런데...(_신비한TV 서프라이즈 그거처럼 하고 싶은데 ㅋ 책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그냥 일반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일러스트로 사건을 재구성한 책이었다.
저자는 솔레다드 로메로 마리뇨이고, 그림은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로 두분다 스페인분이 되시겠다.
처음에는 일러스트가 조금 들어간 책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펼쳐보니 완전히 달랐다. 한 장 한 장이 거의 일러스트 작품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림이 너무 화려하고 신기해서 찾아보니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라는 사람, 단순한 삽화가가 아니었다. 무려 15년 업력의 일러스트 전문 작가였다. 더 흥미로웠던 건 이 사람이 공과대학 미술학부에서 공부했다는 점이다. 공과대학에도 미술학부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느낌이 일반적인 동화책 삽화와는 조금 다르다. 단순히 예쁘게 그린 그림이 아니라 정보와 디자인이 함께 구성된 그림이다. 페이지마다 그림과 글, 그리고 폰트의 배치까지 굉장히 독특하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등장하는 움직이는 신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당장이라도 그림 속 사건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랄까. 검은색 실루엣 처리한 범인들의 웃음소리가 들릴것 같다.
책의 구성은 크게 두가지 전설적인 범죄 사건과 역사적인 탈출 사건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사건부터 큼직하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
2025년 10월 불과 몇달전에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이 대서 특필되었다. 도난된 귀금속들은 최종적으로 8점으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 목걸이, 브로치로 한화로 1,400억 원 이상이라고 하는데 21세기 최신의 방범장비에도 털려나가는데 과거에는 어땠을지 너무 궁금해졌다.
지금은 너무 유명한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미술관 직원들이 그림을 다른 곳으로 옮긴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서 “진짜 도난”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전 세계가 난리가 났다. 사건의 흐름을 그림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읽다 보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글래스고 열차 강도 사건이나, 하늘에서 갑자기 사라진 하이잭 사건 같은 이야기도 등장한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정체불명의 남자가 여객기를 납치한 뒤 낙하산을 메고 사라져 버린 D. B. Cooper Hijacking 사건!! 지금도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전설적인 사건이라고 한다.


책의 후반부는 탈출 이야기가 나온다. 감옥이나 억압적인 상황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Giacomo Casanova의 탈옥 이야기가 나오는데 연애 이야기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베네치아의 악명 높은 감옥에서 탈출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뭔가 옛날 영화중에 더록인가? 숀코너리주연의 영화 그게 생각이 많이 났다. 감옥은 알카트라즈섬 감옥이었는데 책에서는 피옴비 감옥을 다루고 있다. 헉!!!! 방금 말하면서 비슷하다 했는데 바로 좀 지나서 알카트라즈 교도소 탈출 사건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본기억이 있어서 인지 너무 재밌었다. 탈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감옥에서 죄수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다룬 이야기인데 지금도 그들이 살아서 탈출했는지, 바다에서 사라졌는지 의견이 갈린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역사적 사건들이 딱딱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텍스트로 읽으면 약간 집중력도 흐려지고 이걸 외우는건가 수험서인가 싶은데, 그림과 일러스트 덕분에 사건 자체가 훨씬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건 그림책인가? 역사서인가?" 고민이 들기도 한다.
사건 자체는 꽤 진지하고,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TV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수사반장" 같은 범죄 이야기 프로그램, 그리고 기묘한 이야기를 다루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프로그램 말이다. 실제 사건인데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 그리고 사람들의 기상천외한 행동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 너무 재미있다.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범죄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라, 그림과 디자인으로 사건을 재구성한 독특한 책으로 화려한 일러스트까지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범죄사나 미스터리 사건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그림과 디자인이 독특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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