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기적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3
장 주네 지음, 박형섭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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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사생아로 태어나 아기때 유기되었다는것,도둑질과 동성애 같은 키워드 등이 떠오른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자들을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만드는 주네의 언어, 1947년에 장주네가 반복되는 절도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자, 당시 문학계의 유명작가들 사르트르,보부아르등등 탄원서를 내서 특별사면을 받은 일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 장주네의 두번째 소설 1943년에 감옥에서 쓴 작품이다.


우리에게 있어 ‘감옥’, ‘형무소’, ‘감화원’등은 익숙치 않은 장소이며 가본 적도 없으면서 암울하고 우울한 회색빛이 가득한 곳일 거라는 편견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적나라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순수한 표현들이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으나,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작가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하나씩 뒤집어 엎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게 된다. 

주인공은 여러 형태의 사랑을 만난다. 장소에 대한 애착, 향수 같은 추억, 자신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관계들. 과거에 상처를 받아서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빛을 잃은채 회색의 장면 속에 살아가지만 자신의 ‘장미’를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장미는 눈으로 보기에도 아름답고 향이 짙고 우리의 삶 속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런 장미보다 더 이상의 의미를 가진 ‘장미’를 주인공은 만나게 되면서 마음의 상실을 지나고 다시 사랑과 희망의 의미를 찾게 된다. 


‘사랑’이라 하면 보통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이미지를 주로 떠올리게 되지만 주네는 <장미의 기적>을 통해서 사랑은 한 사람의 마음을 회복시키고 그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마음의 상처,아픔,고통은 외부의 요인도 치유의 한 몫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나 자신’을 들여다 보는것이 아닐까 한다. 나의 상처도, 부족함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보듬어 줄 수 있고, 치유와 극복의 방법도 알아 갈 수 있다. 

사랑과 희망은 거대하거나 거창한것이 아니라, 절망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그 자리에 피어있다.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할뿐. 하루 하루의 삶 속에서 작은 기적들은 항상 있고, 그 기적으로 인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단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어디로 갈 것인지가 우리의 행보를 정하게 된다. 앞으로 내 하루 하루 순간마다 어떤 소중한 기적이 숨어 있을지 찾아보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좋은 작품이었던것 같다. 


주네 안주네 해도 주는게 쵝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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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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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현대문학에서 일파만파독서모임에 지원해주셨습니다 >

따끈따끈한 한국소설 신간이다. 현대문학 핀시리즈를 들고 독서하다보면 나도 마치 힙해 보인다. 이것이 텍스트힙인가..큭

연여름 작가의 이름도 나에겐 생소하다. 그의 소설들은 변두리에 서 있는 다양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고 한다. 영화를 전공하였다고 하니 작품을 읽어보니 어쩐지 뭔가 머리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괜히 떠올랐던가 아닌가부다. 국내 SF소설계를 이끄는 작가중 한 명인듯 여러 SF관련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때는 2692년이다. 인류는 그동안 새로운 세계대전을 5번을 치렀고, 이상기후의 먼지바람때문에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세상이고, 리누트바이러스 (내생각에는 흑사병+코로나=리누트) 때문에 인류는 극소수만이 살아남았지만 물에서 전파되는 이 바이러스 때문에 오염이 안된 물을 찾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그렇다 작품은 디스토피아 작품이다.

세계는 이제 나라라는 존재는 없어지고 극소수의 도시로만 존재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마치 1984의 빅부라더 같은 인공지능 '모세'가 소수의 남은 인간들과 계약을 맺고 고척돔? 같은 돔형으로 도시를 만들어 인공지능 '모세'는 인간들의 중재자역할을 한다. 중재자라고는 하지만 인간을 일정한 곳에 가두고 자신이 지시하는것을 따르게 하는 로봇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몇세대를 걸져 인류가 살기위해서는 인간의 수명을 제한시켜 40년이라는 수명을 살고 죽게...아니 소설에서는 '소거'라고 칭한다. 소거되게 된다. 이런곳에서 주인공 '이폴'과 그의 동료들은 '모세'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바깥세상으로 향하게 되는데..

작품은 짧지만 마치 영화를 보는듯했다. 그리고 #멋진신세계 라던가 #1984 #지구끝의온실 같은 디스토피아 문학의 어딘가 모르는 장치들과 비슷한 면들이 있어서 새로운 세계관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세계관을 머리에 넣고 읽을 수 있었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서 자신들을 가두고 인류만이 가질수 있는 모든것들을 인공지능에의해 통제당하지만 , 그 생존 보다는 도시 밖의 궁금함과 두려움 속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편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버린채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에서 뭐라할까? 어두움보다는 안개속에 쌓인 .. 그 안개를 지나면 화창한 해를 볼 수 있는 그런 열린 결말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던거 같다.

짧은 작품이었음에도 책의 뒤에는 추천의 글들과 해설이 꽤나 많이 달려있어서 좀 의외였다. 다른 사람들의 그런 해설들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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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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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샘터사 간행물에서 장영희님의 칼럼을 챙겨서 읽곤 했던거 같다. 

이제 장영희님이 돌아가신지 15년이 , 아니 25년이 되었으니 16년이 되는 해이다.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를 잊지 않고 그의 글들을 되세기며 읽는 독자들이 나만 있는건 아닐꺼라 생각한다. 그러던중에 이번에 삶은 작은 것들로 라는 신간이 나왔고, 장영희님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놓았다니 기대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장영희님도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고 극복하며 살았지만, 가족의 커다란 사랑과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 안에서 지혜와 통찰을 찾고 순리대로 인생을 살고 글을 썼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삶은 작은 것들로’ 라는 제목도 마음에 든다.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이라는 다섯 가지의 챕터를 구분하고 빛나는 문장들을 발췌하여 실었다. 되새기며 음미하고 싶은 문장들로만 채워진 페이지들이었다. 


가슴에 새겨질 인상적인 구절들이 너무나 많았다. 

장영희님 가족의 가훈은 ‘선내보(착한 것 속에 보물이 있다)’였고, 착하고, 건강하고, 보통인 사람들로 키우는 교육관을 부모님이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가르침이 체화된 저자의 모습이 보인다. 

특히 많은 가치들 중에서 사랑에 관한 내용들이 좋았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이라는 것, 사랑에 눈뜬다는 것은 축복이며, 지옥이란 사랑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이라는 것을 새삼 잔잔하게 깨닫게 되었다. 


가벼운 내용의 자기계발서에도 용기, 인내, 사랑, 의지 등의 미덕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만, 이 책은 저자의 삶과 대가들의 문학에서 캐낸 깊이 있는 덕목의 발견이라서 감동의 차원이 다를 것이다. 여덟 권의 수필에서 가려 뽑은 문장들이니, 바쁜 독자들에게도 간편하게 손이 자주 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우리 삶에서 작은 순간들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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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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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이 책은 부제로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가 달려 있다.


아름다움의 이면을 탐구하며 본질에 대한 성찰을 욕망과 역사의 실타래로 풀어내고 있다. 케이티 켈러허의 책은 과학, 역사, 회고록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매혹적인 물건들의 이면을 탐구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아름다움 속에 투영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해부하면서 이를 통해 아름다움이 단순한 찬미의 대상이 아닌 복잡한 역사의 산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다룬 물건들은 거울, 보석, 향수, 실크, 대리석 등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 욕망의 산물이지만, 그 과정에서 잔혹함과 추악함을 동반했다. 예컨대, 거울은 중세 유리공예가들을 수은 중독으로 몰아넣었고, 난초와 같은 꽃들은 제국주의적 사고를 상징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의 상징으로 포장된 채 수많은 광산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실크는 대량의 생명 희생을 통해 상류 계층의 특권을 나타냈다.


켈러허는 아름다움과 추함이 단순히 대립하는 개념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추악한 욕망과 불편한 진실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추악함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그 속에는 진실한 아름다움의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소비주의 사회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상품화하며, 심지어 상품화하고 싶은 것들마저 ‘아름다움’으로 포장한다. 이 과정에서 불편한 진실들은 지워지고, 추악한 역사는 가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거울의 맑은 표면을 바라보지만, 그 뒤에 얽힌 수은의 독성을 떠올리지 않는다. 실크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도 그 제작 과정에서 희생된 생명은 외면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직시하는 용기로 기록된 것이다. 켈러허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본질을 직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가 매혹된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누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묻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열쇠라고 단언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켈러허의 말처럼, 아름다움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이해와 성찰의 대상이다. 미적 경험의 본질을 재정의하면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아름다움과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동시에 스스로의 욕망을 마주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힌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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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발견 -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한나 옮김 / 까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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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기대 효과 expectation effect, 우리 제목은 기대의 발견.

기대에 대해 내가 발견할 수 있기를 작가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 책은 유사과학이나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른 그러나 나를 꾸리는 어디쯤의 카테고리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지침서로 새해 이 즈음에 보기 좋았다. 우리가 가진 구체적인 믿음, 기대가 우리를 어떻게 특정한 방향으로 이끄는가에 관한, 게다가 과학적 지식과 이론으로 설명, 해석 가능한 상황들이 충분히 제시된다.


“시험 잘 보게 해 주세요.” “얼른 낫게 해 주세요.” 빌기보다는 스스로 공부를 더 하고, 복용약을 제 때 잘 챙기는 나를 믿는 편이라, 이 책에 등장하는 예들을 좀 더 호기심과 애정으로 읽었다. 결과에 대한 기대와 생물학적 반응, 신체 활동 등이 너무나 당연하게 귀결될 때는 사람이 이렇게 단순할 수 있나 싶으면서도 그래서 다행이기다 싶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어떤 사이비나 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과학적이기도 한 낙관으로의 연결고리로 이어진다니, 얼마나 대단한 응원인가. 특히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회복탄력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단락이었다. ‘힘들다면 그때가 비로소 레벨업의 단계’라니! 이 책의 부제,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How Your Mindset Can Change Your World, 이 말처럼 나의 세상은 믿는 것이 현실이 된다. 조금만 더 무섭게 말 해 보자면, 믿는 것만큼 현실이 된다. 


새해에 읽기 좋았다. 그리고 뭔가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자기 안에  초능력을 새삼 모아야할 때 읽기도 좋겠다. 나는, 너는, 우리는,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거라는 기대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p.360 400년도 더 전,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입을 빌려 “이 세상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단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이러한 진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모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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