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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노히 2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9년 2월
평점 :
네코노히는 시무룩한 표정이 사랑스러운 뚱뚱한 고양이다. 되는 일이 하나 없어 시무룩한 뚱냥이의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귀엽고, 안쓰러우면서도 웃음이 나게 만들었다. 네코노히는 이런저런 일들을 계속 시도하는데, 성공할 때도 있지만 실패할 때가 더 많다. 그럴 때마다 시무룩한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귀엽다. 가끔 성공할 때 보여주는 헤벌쭉한 미소는 한층 더 사랑스럽다. '귀엽고 사랑스럽다'라는 말밖에 건넬 수 없는 책이다.
네코노히는 일본 트위터에서 시작된 만화다. 저자인 큐라이스는 '시무룩한 고양이 네코노히'와 '친절한 티벳 여우'를 연재하는데, 특별한 표정이나 대사 없이 행동과 의성어, 의태어, 가끔의 표정 변화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트위터에서 연재한 작품이라 그런지 주로 4컷으로만 이루어진 단편들이 많은데, 그 4컷 속 행동과 의성어, 의태어만으로도 모든 이야기가 이해된다. 단순하면서도 자세한 연출력이 눈에 띈다.
책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에피소드는 테니스다. 공이 통하고 튀어나가고 네코노히가 '오아아아앙'하면서 따라가는데, 그게 정말 귀엽다. 오직 4컷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일 뿐인데 '토도도도'하고 달려가는 뚱뚱하고 시무룩한 네코노히의 모습이 계속 보고 싶어서 책을 자꾸 펼치게 된다. 이 외에도 팬더로 분장한 모습, 훌라후프를 돌리는 법을 몰라 몸에 낀 모습 등 귀여운 장면들이 많은데,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
우울하거나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날에 네코노히를 보기 위해 책을 종종 펼쳤는데, 그럴 때마다 네코노히의 귀여운 묘생에 저절로 웃음이 났다. 뚱뚱해도, 바보같은 짓을 해도, 장난을 쳐도, 함정에 빠져도 귀여운 고양이의 하루하루를 보며 왜 트위터에서 인기인지, 그리고 왜 책으로 발간되었는지 이해되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소소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라, 아마 계속 펼쳐볼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