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 -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때 생기는 내면의 힘에 관하여
캐럴라인 웰치 지음, 최윤영 옮김 / 갤리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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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적이게도 가장 바쁘고 정신 없는 시기에 마음의 평온이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책을 만났다. 어떤 책일지 궁금해서 하루라도 빨리 펼쳐보고 싶었는데, 펼쳐볼 시간도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이 책을 읽기까지 시간을 쪼개는 능력과 그 시간을 위한 더 정신없는 시간, 그리고 억지로 만든 여유가 필요했다. 우여곡절 끝에 펼친 <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은 단순히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워라밸, 균형을 중시하느라 마음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마음을 챙기는 건 삶의 방식이 아니라 존재에 필수적인 것이라 조언하는, 꽤나 신선한 책이었다.

솔직히 책의 아주 초반엔 다소 실망스러웠다. 내용 자체가 추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당장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마음을 챙기면 스스로를 더 아낄 수 있어!'라는 말은 너무 멀게 느껴졌다. 또, 내가 그리 힘들게 사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반발심이 생기기도 했다. 만약 마음챙김이 그렇게 좋고 중요한 것이었다면, 왜 내 주변인들은 그것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왜 나는 그것을 이행하지 않았을까, 하고 의문이 쌓였다. 그러다가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긴 건 1장을 끝낼 무렵이었다. 우선 추상적인 문구만으로 가득찬 책이 아니라, 여러 연구나 사례를 예시로 드는 등 증거로 나를 설득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나의 흥미를 이끌었다. 그저 좋아 보이는 말로 이루어진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책을 계속 읽는 원동력이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 명상 기법과 방법, 필요한 습관 등을 제시한다. 그 수가 너무나도 많아서 그를 다 따르는 사람은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가 많다는 건, 그 중 하나쯤은 나에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자는 이런 류의 마음챙김이 절대 삶이나 일상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임을 강조한다.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에서 비롯된 생각들이 아니라 '살아가기 이전에 어떻게 존재해야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까'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책을 채우고 있다. 책을 한 번 다시 찬찬히 둘러보며 나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 봐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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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연구소 - 완벽한 한 잔을 위한 커피 공부
숀 스테이먼 지음, 김수민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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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즐겨 마신다. 평일에는 하루에 두 잔 이상을 꼬박꼬박 마시며 커피 없이는 온전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런 나에게 항상 결핍처럼 다가온 사실은, 정작 좋아하는 커피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원두나 물 온도 등에 대해 더 잘 안다면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을텐데, 잘 모르다 보니 사서 마시거나 항상 같은 커피만을 마실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아쉬움만 품고 커피에 대해 알아보는 일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커피에 대해 알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커피 연구소>를 펼쳤다.

저자인 숀 스테이면의 별명은 Dr.Coffee로, 학문으로서 커피를 연구해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사람이다. 그가 쓴 다른 책들 대신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전문적이면서도 전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전문적인 책을 읽으면 쉽게 질리고 또 포기할까봐, 내가 적당한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커피 책을 골랐다. 실제로 그는 <커피 연구소>에서 한 주제에 대해 짧게는 한 페이지, 길게는 열 페이지 정도를 할애해 커피에 대한 이모저모에 대해 설명한다. 너무 짧지도, 깊지도 않은 적절한 길이감이 이해를 돕는다.

내가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순간은, 커피 추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9가지나 된다는 사실에 대해 읽었을 때다. 단순히 원두, 물의 온도와 양 정도만 맞추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9가지나 신경 써야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한 편으로는 모든 방면에서 신경 쓴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지나치게 비싼 커피 가격을 볼 때마다 저렇게 비싼 커피가 값어치를 할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확인만 된다면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커피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책을 읽으며 재미있는 사실을 두 가지 알 수도 있었는데, 한 가지는 커피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을 줄인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커피가 이뇨 작용과 무관하다는 사실이다. 전자에 대해선 간단하게 적혀있는데, 내가 커피 마시는 양만 보면 관련 질병 예방에 엄청 도움이 되겠구나 싶어서 재미있었다. 후자에 대해선 좀 의외였는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 29%가 이뇨감을 느끼면서도 그에 대한 연구에선 별다른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고, 이제 그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사람도 없어서 연구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나는 커피를 많이 마시면 탈수된다고 오인하고 커피를 마실 때마다 물을 의식적으로 더 많이 마시려 노력했는데,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게 의외였다.

짧은 사실들로 구성된 한 권의 책 만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게 독서를 즐겁게 만들었다. 확실히 눈길이 가는 책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도 이런 책을 더 많이 찾아 읽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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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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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백상예술대상 특별무대를 보고,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란 노래를 처음 알았다. 내가 열심히 본 드라마와 영화 속 아역배우들이 삼삼오오 모여 코로나 이전의 당연한 것들을 그리워 하면서도, 당연한 것들을 되찾을 날을 그리는 모습이 내 마음 속에 진하게 남았다. 코로나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된 요즘, 그림책으로 다시 한 번 '당연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맞이했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도 아이들이 노래를 불러서인지, 노랫말이 참 아름답고 동화 같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렇게 느낀 노랫말을 이렇게 지면에서, 그것도 아름답고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읽으니 사뭇 새로웠다. 학교에 모여 뛰어놀고, 명절엔 가족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고, 날 좋은 날엔 꽃놀이를 가고, 방학 때는 여행도 가는, 그런 당연한 일상을 오랜만에 글과 그림으로 다시 만나니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졌고,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되려 당연해진 것을 깨달음에서 오는 기시감이었다. 

코로나 이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전의 생활을 오래 해온 나에게도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외출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이런 이상한 당연함 속에서 막연하게 '언제 원래대로 돌아갈까'하는 생각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는데, <당연한 것들> 노랫말을 읽고 그림을 보며, 그 전의 생활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문득 그 전의 생활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계속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당연한 것들을 기억하자는 소중한 노랫말이 참 따스하게 느껴졌다. 당연한 것들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돌아올 것이라 믿어야겠다. 그래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연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되살려주는 따스한 그림책이었다. 노래와 함께 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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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망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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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의 법칙'을 제목으로 한 많은 책들을 읽어봤지만, 이 책이 나에겐 가장 '무서웠다'. 무섭다는 표현을 쓴 까닭은 책 내에서 귀신이 나오거나 잔인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나에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무서운 포인트들이 종종 있었고, 저자는 그 무서운 포인트를 더 무섭게 캐치하며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권력욕을 주로 다루는 <인간 욕망의 법칙>은 권력을 원하는 사람이 참고할 만한 책임과 동시에, 인간이 권력욕을 품으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자기계발서지만 심리학 서적 같기도 하달까.

저자는 크게 권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권력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는지, 획득한 권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멍청하게 보여라', '일은 남에게 시키고 명예는 당신이 차지하라" 등 누군가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 수도 있는 아젠다들을 저자는 한 마디로 묶는다: '이 책은 선량하지 않은 세상을 헤쳐나갈 한 권의 무기다.'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도덕적이지 않아도 해야 할 때가 있고, 특히나 권력을 원하는 자라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내용 전반에서 잘 드러난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며 '이렇게하면 권력을 얻을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책 띠지에 붙어있는 '누군가 지금 이 순간 고급스러운 사무실에 앉아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보고 있다면, 당신은 바로 그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에 엄청 동감했다. 또, 이 책이 미국 교도소에서 가장 많이 빌려간 책이라는 문구를 보고 섬뜩해지기도 했다. '품격과 신비감을 높여라'처럼 동감하는 법칙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이 나에게 준 인상은 '무서움'이었고, 자기계발서보단 심리학 서적에 가깝게 느껴졌다. 권력욕 있는 사람이 읽으면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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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웅진 우리그림책 68
이정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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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 밖을 마음 놓고 다닌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이 안타까웠지만, 마음껏 뛰놀아야 하는 나이의 어린이들이 집 안에서만 놀고, 어린이집도 못 가고, 온라인 수업만 들어 제대로 된 사회화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 눈에 많이 밟혔다. 오죽하면 '어른들이 미안해'라는 문구가 SNS를 채웠을까. 이정현 작가는 이처럼 '홀로 심심한 아이들'과 '세상과 단절된 것 같아 쓸쓸한 어른들' 등 '힘겹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내 마음대로>라는 동화책을 통해 어떠한 이야기를 전한다.

책을 펼치면 첫장에 '아, 심심해'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나의 모습 같기도 하고, 어린 동생의 모습 같기도 하고, 누군지 알 수 없는 한 인물에게서 심심해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홀로 그림을 그리며 외로움을 즐기는 법을 배운, 이정현 작가의 메시지가 있다. 

<내 마음대로>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정확하게는, 구름, 산, 강, 화분, 배, 비행기 등 다양한 것들이 외로울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짧막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구름은 외로우면 룰루랄라 여행을 가고, 강은 외로우면 마음껏 펑펑 운다. 비슷한 감정 속에서 공존하는 다양한 반응과 행동들 속에서 '세상에는 한 가지 감정을 만끽하는, 혹은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과 '그 방법 중 어느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운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질문을 던진다: '너는 외로울 때 뭐 하니?' 어린 동생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이다. 그 아이도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알지, 그 감정이 어떤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감정을 어떨 때 느끼고, 그럴 때마다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짧은 한 마디의 질문이 불러오는 수많은 꼬리 질문들을 떠올리며, 그 질문들에 스스로 답해본다. 이래서 작가의 말에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했구나.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고 난 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집콕 놀이북을 활용할 수 있다. 동화책 삽화 위에 그림도 그리고, 스티커도 마음껏 붙이고, 틀린 그림을 찾아보기도 하고, 일기도 쓸 수 있다. 어린이와 어른이 심심할 때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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