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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ㅣ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책이 있는 그대로 너무 좋아서 리뷰에 별다른 제목을 붙이지 못했다. 제목부터 다섯 작가의 글 각각, 어느 하나 좋지 않은 게 없었다. 이 좋음은 책장위 고양이의 첫 에세이집인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를 떠오르게 한다. 작가 구성이 완전히 다른데 어떻게 여전히 이리 따뜻한지, 감탄밖에 안 나온다. 책장위 고양이의 두번째 에세이집인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는 역시 다섯 명의 작가의 연작 에세이로 구성된 에세이집이다. 지난 에세이집에서 글로 나를 사로잡았던 김민섭 작가의 프롤로그와 함께 이 책은 시작된다. 프롤로그가 에세이만큼이나 좋았다.
김겨울, 박종현, 이묵돌, 제리, 핫펠트, 이렇게 다섯 작가는 각자가 낸 글감을 주제로 에세이를 써내려 간다. 같은 주제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다른 글들이 나오는지, 그리고 이렇게 다른 글들을 쓰면서도 어쩜 이리 한결 같이 다정한지 참 신기하다. 이번에도 지난 번과 같이 각 작가의 가장 좋은 글을 꼽으려 했는데, 김겨울 작가, 핫펠트 작가 외에는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라 글에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각설하고, 우선 이묵돌 작가의 <아니, 뭘 가졌는지부터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와 박종현 작가의 <안녕하세요 고야입니다>가 좋았다. 사실 이 두 작가는 내게 덜 친숙한 형식의 글들을 쓰고 있어서 에세이집의 아주 초반엔 그들의 글이 조금 난해하게 느껴지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을 때쯤엔 나는 이묵돌 작가의 에세이에서 돋보이는 그의 솔직함과 마지막 에세이에서 박종현 작가가 보여준 친숙한 감정을 말로 적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에 푹 빠져 있었다.
김겨울 작가의 글은 대부분 다 좋아서 어느 하나 꼽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를 고르라면 공감이 많이 가는 <뜨거운 추상>이 가장 좋았다. 자주 다치기 때문일까, 나의 상처를 나보다 먼저 발견하고 걱정해주는 그의 트레이너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제리 작가의 에세이 중에선 <아는 얼굴>의 임팩트가 아주 강해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았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도 이 에세이에서 나온다.삼각김밥을 주제로 이렇게 아리면서도 다정한 글을 쓰다니, 그의 섬세함과 다정함에 반했다. 이후 그의 다른 에세이를 읽을 때도 <아는 얼굴>의 여운이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을 핫펠트 작가, 나에겐 원더걸스의 예은으로 더 익숙한 사람이라 어떤 글을 쓸지 궁금하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글을 처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양이를 주제로 한 <지켜보고 있다>를 시작으로 나는 그녀의 글의 완전한 팬이 되었다. 사실 가장 내 취향에 맞는 글을 고른다고 하며 에세이들을 골라 소개하고 있지만, 그녀의 글은 하나도 남김없이 좋았다. 재지않고 표현된 온기에 반했다. 앞으로 그녀의 글을, 그녀의 가사를 찾아 읽고 들을 것 같다. 정말 의외였고, 정말 좋았다. 좋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글들의 연속이다.
책장위고양이 시리즈는 두 번 연속 나를 감동시켰고, 나는 이제 그들의 글을 구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작가들의 온기가 가득 담긴 글을 받아볼 수 있는 내가 행운이라 생각한다.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는 문구를 보았는데, 부디 그때도 내게 비슷한 온기를 전해주길.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