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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2030 축의 전환>의 저자인 마우로 기옌 교수는 그의 독창적인 행보로 주목 받는 글로벌 트렌드 및 비즈니스 전문가다. A가 B에 영향을 주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서술하는 식이 아니라, A와 B 그리고 모든 것이 결국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사이클, 패러다임 속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의 발상 덕에 많이 주목을 받는 편인데, 이 책에서도 그의 그런 시각이 여과없이 드러나 꽤 흥미로웠다. 사실 '다음 산업혁명이 아프리카에서 일어난다', '중국과 인도가 가장 큰 소비 시장이 된다' 식의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방대한 자료와 연구 결과를 유기적으로 엮어 이 책의 신빙성을 높인다.

나는 이런 류의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그건 대학교 1학년 한 공학개론 강의에서 들은 말의 영향이 크다. 당시 강사님께선 많은 트렌드 예측 도서는 결국 한 해, 혹은 어떠한 기간의 끝의 경향을 자세하게 분석한 뒤 그게 미래의 경향이라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사실상 현재 보고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여러 도서에서 그런 인상을 받아와서 그런지 나는 그의 말에 쉽게 공감했고, 그 뒤로 미래의 경향을 예측했다는 도서들을 굳이 찾아 읽지는 않았다. 사실상 2년 만에 첫 도서인 셈이다.
반면 <2030 축의 전환>은 마우로 기옌 교수의 통찰이 돋보여서 그런지 '현재 보고서' 식의 느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미래 예측이라는 것이 결국 현재를 기반으로 하는 거싱기에 현재 상황에 기대어 쓰여진 책은 맞지만, 그가 제시하는 미래의 상황, 경향들은 단순히 현재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여러 경향을 결합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예측된다며 논리적 추론 형식으로 제시되었다. 그의 통찰력과 논리의 독특함은 읽으면서 내내 느껴쪘는데, 그걸 내가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조금 아쉽다.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내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기옌 교수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져온 연구들이 현대에 머물러있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학, 지정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그는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했는데, 일례로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 언급하며 2018년, 2019년 타임지와 포춘지의 설문조사를 인용하면서도 그 이론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카를 마르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칫하면 어색하거나 거슬릴 정도로 시간차가 많이 나는 일들을 매끄럽게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그가 단순히 생각하고 고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견을 펼치고 공유하려는 사람인 것이 잘 드러나는 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하고 싶은 미래예측서다. 전공이나 교양 수업 때 자주 읽은 하라리의 저서들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하라리의 연구보다 기옌 교수의 연구가 내용으로나 방식으로나 더 마음에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