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마이클 헬러.제임스 살츠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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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도시에 치솟아 있는 저 많은 건물들, 그리고 그 건물들이 들어선 땅. 그 땅의 주인은 누구일까? 언제부터 주인이었을까?

이런 자문(自問)을 몇 번만 반복하면 맨 처음 땅의 소유권을 주장한 사람은 누구였을까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법적인 소유권을 인정하는 등기 제도 역시 몇 십년, 빨라야 백 여년에 불과할 테니 결국 소유권을 인정하는 사후적 절차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맨 처음 땅의 소유권을 가진 ‘사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물건에 소유권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형상이 없는 추상적 개념이나 무형 자산에도 소유권을  행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언뜻 쉬운 개념이라 착각할 수 있는 소유라는 개념은 알면 알수록 어려워집니다. 진정한 소유, 원천적인 소유가 가능한 개념일지도 궁금해집니다. 진짜 ‘내 것’은 무엇일까요? 


“마인 (마이클 헬러, 제임스 살츠먼 共著, 김선영 譯, 흐름출판, 원제 : Mine!: How the Hidden Rules of Ownership Control Our Lives )”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소유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법 중 가장 오래된 방법은 아마도 ‘선착순’일 것입니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역사 시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입니다. 저자는 연방대법원의 방청석을 예로 듭니다. 연방대법원이 일반인들에게 허용하는 방청석 규모는 100석 미만입니다. 입장은 먼저 온 순서대로 하기 때문에 관심이 높은 사건의 경우 하루나 이틀 정도 일찍 와 미리 줄서기를 한다고 합니다. 


왕권이나 재산을 상속하는데 동서를 막론하고 장자상속제를 채택했던 문명권은 많았습니다. 이러한 장자 상속제 역시 선착순의 원칙이 적용되는 사례 중 하나라고 저자는 소개합니다. 세계사에서 이러한 선착순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바로 열강들의 식민지 개척이었습니다.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개척할 때 탐험가가 먼저 깃발을 꽂으면 그 나라의 식민지가 되는 방식이었지요. (하지만 그곳에 한참 전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이 있었다는 사실은 유럽 열강에게 중요하게 고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선착순의 원리는 ‘누가 먼저인가’가 소유권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소유권의 원천을 앞서 설명한 선착순을 포함하여 점유, 노동, 귀속, 자기소유권, 상속 등 6가지로 분류하고 소유가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갑니다. 또한 인류가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유권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고 분쟁을 조정해왔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개념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이 책에서 소유권은 인간의 행동을 조정할 수 있는 사회공학적 개념이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인류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 중 마이클 헬러 (Michael Helle)는 재산권과 부동산법에 대한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로 컬럼비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데 특히 ‘반공유재의 비극’이라는 개념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제임스 살츠먼 (James Salzman)은 법학과 공학 공동 학위 과정을 마치고 현재 듀크대학교 로스쿨과 환경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부와 민간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마인, #마이클헬러, #제임스살츠먼, #김선영, #흐름출판, #컬처블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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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지음, 김학영 옮김 / 시공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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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보다 인간은 존재로서 권리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는 자연법으로 존재하는 천부인권 사상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제야 보편적 인권이라는 개념이 보편화되었지만 근대 이전에는 이러한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이죠. 과거에는 아마도 도덕률과 측은지심이 보편적 인권을 대체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불과 2-300년이라는 시간에 자연권으로 천부인권이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제 천부인권은 자연권으로서 법률이나 신앙 체계를 초월한 보편적 권리로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지금의 개념에 머무를까요?

자연권의 개념은 최근 몇 년 들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어쩌면 인간과 같은, 아니 인간보다 우월한 인지체계를 가진 강인공지능이 출현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권을 인간 만이 독차지할 논리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권을 확장한다면 어디까지 확장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지금 당장 확장해야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윌리엄 F. 슐츠, 수시마 라만 共著, 김학영 譯, 시공사, 원제 : The Coming Good Society: Why New Realities Demand New Rights )”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권리, 즉 자연권은 ‘좋은 사회’를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상징이라 이야기합니다. 구성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재능을 북돋으며, 구성원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가 되는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권리의 변화는 반드시라 좋을 정도로 저항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들 역시 대다수는 그 변화에 저항하곤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권은 100년 전의 인권과도 다르고, 50년 전의 인권과도 다릅니다. Me too 운동으로 촉발된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발전으로 인해 이제 불과 5-6년 전의 인권과도 다를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자연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는 인권과는 차원이 다른 저항이 예상됩니다. 책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2003년 세계변호사협회가 주최한 모의 재판에서 컴퓨터의 권리를 다룬 사례와 함께 한국 정부가 작성한 로봇 윤리 헌장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작성한 로봇 윤리 헌장에서 로봇은 손상이나 파괴될 염려가 없이 존재할 권리와 함께 의도적으로 악용되지 않고 존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대 철학을 열어젖혔다 평가받는 데카르트도 동물에는 영혼, 감정도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동물 역시 자의식이 있으며, 감정 또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감하고 공감할 줄 아는 동물과 함께 살아감으로써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외 다른 존재에 대한 공감의 확대는 결국 우리에게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권의 확장은 인권의 축소나 배제가 아니라 삶을 나누며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권리에 대해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이야기합니다. 절대 영원하지도 않다고도 이야기하구요. 시대가 변하면 권리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지금,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권리에 대한 개념 역시 변해야 합니다. 이 책,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를 통해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가져오는데 필요한 자연권 개념의 확장과 관련한 인식 전환에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저자 중 윌리엄 F. 슐츠 (William F. Schulz)는 국제 엠네스티 미국 지부 상임이사로 활동 경력을 가진 인권 정책 전문가이며, 또 한 분의 저자인 수시마 라만 (Sushma Raman)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 카 인권 정책 연구소 상임 이사로 재직 중인 분이라 합니다. 


#세상의모든권리이야기, #윌리엄F슈츠, #수시마라만, #김학영, #시공사,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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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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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유래성분이라는 라벨을 붙이면 ‘안전한’ 제품이라고 소비자들은 이해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천연’이라는 수식어가 ‘안전’과 동의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화학 제품은 몸에 나쁘고, 모든 천연 제품은 몸에 좋다는 이분법적으로 단순하게 접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화학 물질이 아닌 게 없습니다. 천연유래성분 역시 화학물질이죠. 어떤 천연유래성분은 불순물을 거르지 못해 오히려 인공적으로 정제한 화학물질보다 몸에 안좋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곤 합니다. 아니 순수한 천연유래성분이라 할지라도 어떤 인공화학물질보다 더욱 강력하게 죽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어 독은 완전한 천연유래성분이죠.

또한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것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사람들은 불안해 합니다. 화학물질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을 호소해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흡하기만 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 바야흐로 케미포비아 시대입니다. 


어떤 화학물질을 피해야 하는지, 어떤 화학물질은 안심하고 쓸 수 있는지에 대해 화학자 출신의 저자가 쓴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윤정인 著, 푸른숲)”은 이러한 케미포비아 시대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자연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것 중에서 산소와 햇빛은 정말 유독한 물질입니다. 특히 햇빛은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자외선을 포함하고 있지요. 하지만 햇빛은 우리 몸이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야외활동에는 적절하게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이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서도 케미포비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많은 오해를 합니다. 암을 유발한다거나, 불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도 합니다. 환경 호르몬 문제를 들이대는 사람도 있구요.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지 않는 것보다 바르는 것이 훨씬 더 효용이 큽니다. 하지만 야외활동을 마치고 난 다음에 자외선 차단제는 꼼꼼히 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피부 모공을 막거나 장시간 피부에 머무르면서 피부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불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소는 분명 독성을 가진 물질임에 틀림없지만 치약에는 불화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 불화물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치아에 코팅이 될 경우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해준다고 합니다. 과량 섭취할 경우 불소 중독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 중독을 일으킬 정도의 양은 20kg 정도 아이가 성인용 치약 두개를 한꺼번에 먹어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즉 일상적인 양치질로 섭취하는 불화물은 이후 배출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불소 중독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극미량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 주변에 자주 만날 수 있는 여러 화학물질 혹은 화학적 현상을 활용한 생활용품들에 대해 알려주는 교양 화학 서적입니다.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어 친숙한 여러 물건이나 물질들을 가지고 화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이해가 빠르고 쉽습니다. 이 책을 통해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과민하게 화학물질을 대하지는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걱정많은어른들을위한화학이야기, #윤정인, #푸른숲,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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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역사
제임스 수즈먼 지음, 박한선.김병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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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일’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자아 실현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리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지 않으면 현대 문명은 무너져 내릴 테니까요.

일은 현대 문명을 떠받들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가진 개념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일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그대로 두고, 과연 일은 언제부터 우리의 삶을 이렇게 옭아매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의문을 찾는 과정에서 “일의 역사 (제임스 수즈먼 著, 박한선, 김병화 共譯, RHK, 원제 : Work: A History of How we spend our Time )”는 흥미로운 실마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경제학자들이 바라보는 문제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희소성의 문제이지요.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인간은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이를 위해 노동, 즉 일을 한다고 가정합니다. 물론 엄청난 단순화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말이죠.

인류학자인 저자는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경제학자들의 관점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인간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진화했으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영원히 만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노동에 시달리는 저주를 받았다는 주장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현대에도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종족을 연구하면서 이러한 경제학자들의 관점에 대한 반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한한 욕구와 유한한 수단 사이의 연옥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며 농경에서 시작되었다고 바라보면서 그에 대한 논증을 이어갑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조현욱 譯, 이태수 監, 김영사, 원제 :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라는 책을 통해 인간을 노동에 시달리게 만든 농업 혁명을 가리켜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 칭한 바 있습니다. 최근 많은 학자들은 농업 혁명 이전, 즉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인류가 굶주림에 시달렸다는 증거는 없다고도 합니다. 즉, 농업 혁명으로 인해 인류라는 종은 엄청나게 번성했지만 인간 개개인은 과거보다 삶의 질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책, “일의 역사”는 사회인류학 전문가인 저자가 인류학적 관점에서 인류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통사적으로 살펴보면서 농경, 농업혁명으로 인해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린 이 시대를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이제 어쩌면 AI와 로봇으로 인해 머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현대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믿음을 빼앗겨 버리는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 지, 아니면 디스토피아가 될 지 이 책은 그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노동의 변화에 대한 역사적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그 답을 구하는 과정에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책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의역사, #제임스수즈먼, #박한선, #김병화, #RHK, #책과콩나무, #인류학,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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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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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著, 윤순식 譯, 미래지식)”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입니다. 현대를 만든 사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철학자이자 문헌학자입니다. 누군가는 그를 19세기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철학자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의 사상은 철학 뿐 아니라 사회학, 신학, 심리학, 문학,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근대를 합리와 이성의 시대라고 한다면 현대를 이성의 해체로 설명하곤 하는데 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바로 니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Übermensch, 넘어선 사람) 사이에 걸쳐 놓은 하나의 밧줄이다.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바로 그 밧줄을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라고 니체는 차라투스투라의 입을 빌어 이야기합니다. 밧줄을 건너가 초인이 되고자 하는 인간을 사랑합니다 인간은 극복이 없다면 짐승으로 떨어져버리는 존재라 이야기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언제나 심연으로 하강합니다. 최소한 인간으로라도 남아있으려면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더 힘을 내어 진심전력(盡心全力)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초인은 넘어선 존재이긴 하지만 역시 인간의 굴레 속에 있다는 점입니다. 초인에 도달했다 할 지라도 밧줄은 여전히 심연 위에 있습니다. 밧줄 아래에는 짐승의 상태인 것이죠. 죽을 힘을 다해 초인에 도달한 자라 할 지라도 계속해서 오르지 않으면 인간의 상태로, 짐승의 상태로, 심연의 나락으로 하강할 수 있습니다. 

초인은 인간이 도달해야 하는 목표이며 현실에서의 삶을 통해 도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도달하는 원천은 바로 ‘힘에의 의지 (der Wille zur Macht)’입니다. 니체의 초인은 초인은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어떤 권위에 짓눌린다 할지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그 끝까지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위대한 점은, 인간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더 이상 ‘신’의 권위를 빌지 않더라도 인간이면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 ‘초인’. 바로 니체의 사상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성불과도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록 지고의 존재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언제나 하강성을 가진 존재. 그렇기에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고 초인입니다. 


니체는 자신의 주저(主著)라 할 수 있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러한 자신의 사상을 온갖 우화와 메타포, 인용을 통해 가장 극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설명하지 않습니다. 논증하지 않습니다. 니체는 선언합니다. 비유합니다. 

신(절대적 권위 혹은 형이상학)은 죽고 더 이상 없으니, 이제 하늘 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딛고 있는 땅 위에 스며든 이야기를 하라고.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라고. 현실을 살라고.

니체는 누구나 초인이 될 수 있으며 그에 도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차라투스투라는이렇게말했다 #프리드리히니체 #윤순식 #미래지식 #책좋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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