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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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고향, DNA 유사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혐오와 편견은 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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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과학책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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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비록 랜들 먼로라는 이름은 듣지 못했어도,  xkcd라는 웹툰의 소문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탁월한 유머 감각, 그리고 정말 엉뚱한 질문에 과학적인 답변을 버무린 과학 웹툰의 진수라 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너무 엉뚱한 질문이라 차마 할 수 없었던 그런 질문들 말이지요.


예를 들어 광속구 (光速球)라는 관용 표현이 있습니다. 야구에서 아주 빠른 공을 던질 경우 강속구라고 하는데 이것의 언어유희적 표현입니다. 하지만 투수가 진짜 광속에 가까운 공을 던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질문들 말입니다. 


“아주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著, 이강환 譯, 시공사, 원제 : What If? 2: Additional Serious Scientific Answers to Absurd Hypothetical Questions )”은 그런 질문을 떠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선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위험한 과학책(이지연 譯, 이명헌 監, 원제 : What If?: Serious Scientific Answers to Absurd Hypothetical Questions)”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 위험한 과학책 (이강환 譯, 시공사, 원제 : How To : Absurd Scientific Advice for Common Real-World Problems)”라는 제목으로 같은 작가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는데 사실 외전에 가까운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도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질문들이 가득합니다. 

첫 질문은 태양계가 목성까지 수프로 채워져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입니다. 5살 아멜리아의 질문이군요. 참 귀여운 질문입니다. 그쵸?

그런데 막상 질문을 듣고 보니 궁금해집니다.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결과는 충격적인데 천왕성 궤도까지 이르는 거대한 블랙홀이 만들어집니다. 우리은하 질량의 0.2%나 되는 정말 거대한 블랙홀이 되는 것이죠. 

(책에는 안나왔지만 우리은하의 질량이 태양의 1000억배 정도 되니 이 목성 수프 블랙홀은 대략 태양 질량의 2억배 정도 되는 것 같네요)

그런데요, 이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태양계를 마시기 시작하고, 그 다음은카이퍼 벨트를, 그 다음은 우리은하를 가로지르면서 별들을 삼켜버릴 것입니다. 수 천년에 걸쳐서요. 

정말 귀여운 질문이지만,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답변은.. 무섭네요. 


또 하나의 질문을 살펴볼까요?

10억층의 건물을 짓겠다는 소녀가 있습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저자는 건축과 관련하여 고층빌딩을 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먼저 설명해줍니다. 또한 고층 빌딩일수록 엘리베이터와 같은 수직 이동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방’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질문임을 감안하여 모든 것을 배제하고 10억층이 얼마나 높은 빌딩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100층짜리는 (그 자체도 엄청난 건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마천루라고 해보죠. 그것을 100개를 쌓으면 메가 마천루가 됩니다. 1만층이나 되죠. 무려 30키로미터나 되는 높이를 자랑합니다. 

이것을 100개 쌓으면 메가 메가 마천루가 됩니다. 무려 100만층짜리죠. 3000키로미터나 되는 높이를 자랑합니다. 음 우주 정거장 공전궤도가 지구 상공 340~433키로미터 정도니까 그것보다 8배나 높은 높이입니다. 

그런데 아직 10억층이 되려면 멀었습니다. 

다시 메가 메가 마천루를 100개 쌓아봅니다. 이제 1억층이 되었습니다. 메가 메가 메가 마천루입니다. 

무려 높이는 30만키로미터. 달까지의 거리가 대충 38만키로미터니까 이 메가 메가 메가 마천루의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달이 엄청나게 크게 보이겠군요. 그런데 아직도 10억층이 아닙니다.

10억층이 되기 위해서는 메가 메가 메가 마천루가 10개를 더 쌓아야 합니다. 

와~~ 


이 책에는 이렇듯 엉뚱한 질문에 대한 진지하지만 유머러스한 답변들을 흥미롭지만 엄밀한 과학적 사실에 의해서 서술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가끔 엉뚱한 질문을 떠올리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일 거에요.



#아주위험한과학책 #랜들먼로 #이강한 #시공사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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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안전가옥 오리지널 24
민지형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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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입니다. 기억이 사라진다면 단지 쌓아온 인생의 아카이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기억만큼 중요한 존재는 바로 망각이죠. 망각은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이지 않도록 하기도 하고 정신적 회복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망각 역시 기억과 마찬가지로 ‘나’로 존재하게 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두 상반된 개념인 기억과 망각에 대한 탐구를 다룬 소설이 한 권 있습니다.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민지형 著, 안전가옥)”입니다. 


최고 수준의 뇌 스캔 기술과 역시 최첨단 VR 기술이 결합한 기억을 업로드하고 보여주는 기억을 업로드 하는 기계, 라이프 랜드스케이프. 수식하는 미사여구가 대단한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순한 현실 도피용 장난감치고는 말이지요. 하지만 과거 속에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기계를 구매합니다. 돌아가고 싶은 추억, 되새기고 싶은 기억. 그 기억과 추억들이 그 사람들을 지금까지 살아가게 하는 힘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기억을 사는 것도 그 돈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기억, 망각, 뇌 스캔, 마인드 업로딩. 최근 몇 년 간 국내외 많은 SF 소설들에서 수없이 다룬 주제들입니다. 영원한 삶을 가능하게도 하고, 잊혀진 혹은 떠올리고 싶은 기억을 다시 보여주거나 체험하게 해주기도 하고, 테세우스의 배 역설을 구현할 수도 있는 주제이다 보니 매우 흥미로운 개념이지요. 

아마도 이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세상에모두 다 나왔다고 생각해서일까요? 다소 뻔한 이야기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민지형 작가의 접근 방법은 다릅니다. 예상치 못한 전혀 다른 전개로 이야기가 급선회합니다. 

그리고 미처 떠오르지 못했던 또 다른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래요, 그런 기억과 망각도 있었습니다.




민지형 작가의 작품은 단편소설로만 접했었는데 이번 소설을 통해 긴 호흡의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임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작품도 몇 권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망각하는자에게축복을 #민지형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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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세기 - 사회들의 기원에 대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김성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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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인간 이외에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도 많죠. 이러한 사회적 행위가 진화적 의미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왜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것은 생물학의 영역일까요, 사회학의 영역일까요? 참 애매합니다. 아마도 에드워드 윌슨 (Edward Osborne Wilson, 1929~2021)은 이런 점에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개미라는 지극히 사회적인 동물을 연구하던 학자가 사회생물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통섭(統攝, Consilience)이라는 개념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을 것이고 말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과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스승이기도 한 에드워드 윌신의 저작은 여러 모로 생각해보게 하는 화두를 많이 던져주기도 합니다. 


이번에 읽은 “새로운 창세기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著, 김성한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Genesis: The Deep Origins of Societies )”은 인간과 동물의 진화적 관점에서 사회적 행위를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단순한 과학적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진화적 기원을 탐구하고 동물과 차별화되는 인간 사회의 고유한 특성, 그리고 이를 형성한 요인들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사회적 행위는 ‘문화’라 일컬어지는 독특한 개념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다시 사회에 어떻게 되먹임하면서 상호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고찰도 눈여겨 볼 만 한 대목입니다. 


사회적 행동의 역사를 되짚어 가다 보면 결국 초기 동물 집단까지 거슬러올라가게 됩니다. 인간은 거기에 언어, 문화, 협력이라는 다른 동물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러 개념들을 창발하여 인간 사회의 독특한 특징들을 만들어냈고 발전해왔습니다. 그러므로 인간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그 기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저자는 특히 인간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사회적 행동의 생물학적 토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회 집단의 형성, 협력과 갈등, 사회를 형성하는 데 있어 문화의 역할,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과제와 같은 주제를 탐구하면서 협력이 동물 사회와 인간 사회 모두의 성공과 생존에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 사회를 형성하는 데 있어 문화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식, 신념, 관행을 여러 세대에 걸쳐 전달할 수 있는 문화의 능력을 강조합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사회 및 문화적 이해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진화적 관점에서 사회적 행동의 기원을 추적하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는 책으로 에드워드 윌슨이 생물학자이자 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사상가로서 사회적 행동의 생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인간 사회와 문명, 그리고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인간 사회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독자에게 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새로운창세기 #에드워드윌신 #사회들의기원에대하여 #사이언스북스 #김성한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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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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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피에르 르메트르 著, 임호경 譯, 열린책들, 원제 : Miroir de nos peines)”를 읽었습니다. 



 


책표지만 봐도 “오르부아르 (임호경 譯, 열린책들, 원제 : Au revoir là-haut)”와 “화재의 색 (임호경 譯, 열린책들, 원제 : Couleurs de l'incendie)”를 잇는 3부작 (Les Enfants du désastre Series) 중 하나임을 알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저자인 피에르 르메트르 (Pierre Lemaitre)는 프랑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수많은 상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범죄 소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적이 있는 “알렉스 (서준환 譯, 다산책방, 원제 : Alex)”가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2013년 역사 소설인 '오르부아르 ‘를 출간한 후 대중성 뿐 아니라 문학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공쿠르상 등을 포함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1940년 당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입니다.  당시 나찌 군대는 프랑스를 전격적으로 침공하고 있었고, 일반인들은 급변하는 전쟁 상황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작중 등장 인물들이 바라보는 관점을 통해 이렇듯 전쟁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합니다. 또한 전쟁의 참혹함애 눈을 돌리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생존을 향한 투쟁을 생생하고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전쟁이 가져다주는 공포의 실재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절박함, 전쟁이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심리적, 정서적 피해 등의 묘사는 손에 잡힐 듯 뚜렷합니다.


전쟁은 분명 평범한 사람들에게 고통과 아픔만을 가져다주는 잔인하고 무의미한 경험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조차 자신의 책임도 아니지요. 하지만 전쟁의 공포 앞에 인간은 마냥 손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고난과 잔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살아남고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누구나 회복력이 있고, 고난 앞에 굴복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신념을 위해 싸웁니다. 또한 어려운 결정과 희생을 강요받으며 종종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이러한 희생은 개인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또한 많은 인물들이 소설 속에서 실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고 스스로를 구원하고 회복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이 파괴된 세상에서 살아남고자 노력한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의 작품을 여러 권 읽었지만 여전히 그의 글이 매력적입니다. 생생한 묘사,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이야기 속에서 살아 숨쉬는 훌륭한 등장인물들. 그리고 저자는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과거 역사 속에 존재했던 시대를 바로 지금으로 소환하고 있습니다.


이 책, “우리 슬픔의 거울”은 공포, 파괴, 죽음 등 전쟁이 미치는 영향을 인간들이 사랑, 가족, 희생, 구원 같은 가치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내려고 했는지에 대해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우리슬픔의거울 #피에르르메트르 #임호경 #열린책들 #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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