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시대정신이 되다 -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 서가명강 시리즈 27
이동신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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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흥미로운 책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SF, 시대 정신이 되다 (이동신 著, 21세기북스)”입니다. 서가명강 시리즈 중 하나로 서울대 영문학과에 재직 중인 이동신 교수가 쓴 책입니다.




이동신 교수는 SF 인기의 원인으로 21세기적인 위기를 짚고 있습니다. 21세기는 과학과 기술로 인해 인류의 삶이 위기에 처했는데, 그 위기는 또다시 과학과 기술로 극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진단하고, 이러한 과학과 기술을 꾸준히 다뤄오고 고민한 장르가 SF 문학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과학기술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어떤 것을 가능하게 하고, 미래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를 장르가 형성된 이래로 꾸준히 고민해온 SF 장르가 우리에게 닥친 위기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SF 장르에 대해 문학 전공자로서 흥미로운 관점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게 바로 노붐(Novum)입니다. 노붐이란 새로움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SF 장르가 우리에게 주는 노붐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새롭고 신기한 것이 아니라 SF 장르가 제시하는 새로움은 세계관에 강력한 영향을 줄 정도의 새로움을 의미한다고 하지요. 



저자는 이러한 노붐의 사례로 영화 ‘컨택트’의 원작이 된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죠. 조지 웰스의 ‘타임 머신’은 시간 여행이라는 전형을 만들어낸 노붐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노붐은 세상을 총체적으로 낯설게 만들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SF 장르가 가진 매력은 한마디로 콕 짚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미래, 과학, 우주와 같이 SF 장르가 가진 특유의 경이감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외삽이라는 장르적 특징을 활용한 현실의 확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요. 또 어떤 사람은 SF가 가진 사변적 특징을 흥미로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SF라는 장르를 규정하기 애매모호한 측면이 있는데 그 모호성 덕분에 미스터리, 판타지, 역사, 전쟁, 로맨스, 사회비판  등 다른 장르 혹은 주제와의 결합도 매우 자유롭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매력이 많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참 많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SF의 장점에 주목하여 과거부터 수많은 작품들이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입 영화에서는 주류의 위치에 올라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대중문화 전반적으로 긴 시간 동안 주변부에 머물렀던 것도 사실입니다. ‘공상과학’이라는 번역이 정확하지 않기도 했지만 이러한 명칭으로 인해 아동용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해서인지 문학 분야로 들어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SF 문학이 각광을 받고 있고 주류 문학 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인 것 같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작가의 SF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출판되었는데 (오히려 웹진 등을 통해 발표되는 작품으로 만족하던 시절도 꽤나 길게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나라 작가들의 SF 작품들이 굉징히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 작가의 작품 출간 빈도가 줄어든 느낌을 줄 정도이니까요. 


“SF, 시대 정신이 되다”는 SF 작품 뿐 아니라 SF 장르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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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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