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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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이강희 著, 인물과사상사)”를 읽었습니다.




‘후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대항해 시대를 열어 젖힌 바로 그 향신료입니다. 유럽에서는 산출되지 않는 후추를 비롯해 많은 향신료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 되어버렸고,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화폐로 사용되거나 세금을 후추로 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몽골제국이 들어서면서 안정된 무역로를 확보하는가 했지만 이내 몽골 제국이 무너집니다. 무역로의 치안은 불안해지고,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지게 됩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향신료 무역을 통해 큰 돈을 벌게 되지, 유럽 각 국은 바다로, 바다로 나아가게 됩니다. 바로 대항해시대의 개막이죠. 대항해 시대는 이후 식민지 경쟁, 세계 대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대한 역사적 흐름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는데 그 방아쇠를 바로 작디 작은 후추가 당겼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아편’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역전된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그 문명의 척도를 무엇으로 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역 수지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합니다. 바로 아편 전쟁 즈음 서양의 무역수지가 동양을 앞지르게 된 시기가 되겠지요. 

당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할 수 밖에 없는 도자기, 차 등으로 인해 심각한 무역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은 대외무역을 은으로만 거래했기에 유럽 각 국의 은 유출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지요. 차를 비롯한 중국산 제품들을 수입하면서 발생하는 무역 적자는 무려 백년간 이어지게 되었는데 영국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인도산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당시 청 정부도 아편에 대한 규제책을 가지고 있었기에 영국은 ‘밀수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내에서 아편은 중국인들을 점차 중독시켜 나갔고, 중국의 무역적자는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게 됩니다. 마침내 청 관리인 임칙서는 아편을 몰수해 불태워버리기에 이르게 되고 영국은 무력 대응하기로 결정하지요. 





이 책은 유럽 경제사에 중점을 두고 문명의 초기부터 아편 전쟁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사를 뒤흔든 재화와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적 맥락들을 짚어주고 있어 쉽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유럽 경제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는 유럽 경제사를 수탈의 역사로 정의하면서 그 전제 조건으로 잉여가 아닌 ‘결핍’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핍이 수탈을 낳고, 수탈은 결국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유럽사가 세계사의 중심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논리입니다. 중세사의 변곡점이 된 십자군 전쟁 역시 교황 이하 귀족층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고, 대항해시대도 결국 아시아의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결핍을 채우려던 욕구나 동기를 ‘악’이라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그런 과정에서 인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성장과 발전의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이러한 저자의 관점 뿐 아닙니다. 당대 그림을 통해 경제사적 사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는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이라는 도구는 ‘시대’를 그려낸 것이기에 그 안에 경제적, 사회적 심리 역시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면서 경제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당 시기의 다양한 그림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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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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