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피라미드사회 - 능력주의가 낳은 괴물
하승우 지음 / 이상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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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 담론이 매우 뜨겁습니다. 이의 기반이 되는 생각은 아마도 ‘능력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능력주의(meritocracy)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능력과 노력으로 사회적,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주의는 온전히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바탕을 둔 것일까요? 최근에는 “엘리스 세습 (대니얼 마코비츠 著, 서정아 譯, 세종서적, 원제 : The Meritocracy Trap: How America's Foundational Myth Feeds Inequality, Dismantles the Middle Class, and Devours the Elite)”이나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센델 著, 함규진 譯, 와이즈베리, 원제 :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등과 같이 능력주의의 허상과 속임수에 대해 비판하는 책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신분피라미드사회 (하승우 著, 이상북스)” 역시 구조화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신분의 세습이 점차 고착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책에서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과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예로 들며 한국의 교육이 기회 균등의 사다리가 아니라 신분 세습의 도구가 되었으며 ‘힘’이 곧 능력이 되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힘이 있는 자들의 세습으로 획득한 신분이 곧 능력으로 포장되어 점차 격차를 넓혀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구조는 일반 서민들의 무력감을 더욱 키워 사회의 활력을 죽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사회가 양 극단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애초에 최근 중요한 담론으로 떠오른 공정함은 중요하지 않으며 타당하지도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양 극단으로 갈라진 힘이 존재하는 한 공정한 경쟁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타개하여 양 극단을 좁히는 것이 정의이고 그 정의가 실현되고 난 다음에서야 비로소 공정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즉, 신분피라미드가 지속적으로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그 ‘능력주의’라는 괴물로 만들어진 피라미드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에서는 유효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농촌과 도시, 시민 운동 세력 전문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주의에 포획된 사례를 통해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문제를 발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문하게 됩니다. 


“내가 가진 능력은 정말 내 것인가?”





#신분피라미드사회, #하승우, #이상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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