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 완전하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의 가능성들
성진환.오지은 지음 / 수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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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초기부터 관심이 갔던 책이다. 집에 책이 도착 후 천천히 살펴보니 스윗소로우 성진환 님과 작가 오지은 님이 각각 그림과 글을 맡았다고 한다. 이런 부부의 바람직한 콜라보 같으니라고 :) 책 초반 서로를 낯간지러운 호칭인 ‘남편’, ‘아내’로 부르기보다 애정이 담긴 ‘뭉돌이’, ‘짜짜미’라 부르는 부부는 참 사랑스러웠다. 부부 사이에 이름이나 외부적인 호칭(남편, 아내, 여보 등)보다 애칭을 부르는 부부가 애정도가 더 높다더니 책 시작부터 끝까지 꿀이 떨어지지 않는 장면은 없었다. 당도 100%의 꿀이 담긴 에세이. 게다가 ‘흑당이’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어찌나 귀여움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던지. 역시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랑이다.


책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프러포즈, 결혼식, 신혼여행, 신혼집 이사 등 신혼부부라면 모두 겪었을 소소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날,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프러포즈, 스몰 웨딩을 꿈꿨지만 말만 스몰 웨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결혼 준비 등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내 결혼식과 신혼여행, 신혼집 장만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 괜히 추억에 젖게 만들었다. 그리고 짤막한 글과 귀여운 드로잉이 만난 사랑스런 에세이를 읽어가며 느낀 점은 두 사람의 루틴은 매우 다르지만 서로를 한 사람의 독립적인 존재로 서로를 이해해 준다는 점이었다.

그가 남자라서 무언가 더 짐을 많이 진다거나, 내가 여자라서 짐을 더 많이 진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그에게는 나를 부양할 의무가 없고, 나에게는 그를 서포트할 의무가 없다. 우리는 서로를 부양하고 서로를 서포트한다 (106쪽) 지금은 만난 지 12년째, 결혼한 지는 7년째. 큰 트러블 없이 지내고 있다. 효도는 각자 하기. 돈은 각자 열심히 벌기. 재미있는 일은 같이 하기 (108쪽)

서로는 살고 싶은 사람과 같이 지낼 뿐이지 상대방에게 어떠한 의무도 역할도 부여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유지해간다. 그렇기에 1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색깔을 간직하며 꿀 떨어지는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거겠지. 그러다 만나게 된 운명 같은 흑당이. 그리곤 사랑이 모양이 세모가 된다. 책 마지막 유기묘 꼬마가 더해지며 사랑의 모양은 네모가 된다.


책에는 부부와 흑당이가 만들어간 웃고, 울고, 즐거운 일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로를 만나 온전한 자신이 되기까지, 그리고 흑당이를 만나 행복의 모양이 세모가 될때까지 모두 서로가 있기에 충분한 삶. 분명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어느누구도 예상치 못하겠지만 같이 있다면 괜찮치 않을까라는 부부의 말은 책을 읽는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나 또한 현재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괜찮은 삶인데. 끊임없이 밀려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노력교, 성실교가 문득 불쑥 불쑥 튀어오를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옆에 있는 짝꿍을 보며 현재로 마음을 돌리곤 한다. 책에서도 행복의 모양은 세모에서 네모로 변해가듯 그렇게 천천히 내 삶의 행복의 모양을 만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들이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괜찮지않을까우리가함께라면, 성진환, 오지은, 신혼에세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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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낯선 거야
최용환 지음 / 비욘드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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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다되어간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의 비율이 반반이었는데 이제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다. 마스크 없이 산책을 한 적이 언제였던가 기억도 가물하다. 이 책은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셧다운을 경험한 저자가 쓴 책으로 코로나로 변화될 미래에 대한 준비와 마음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준비하고 받아들이라 말한다.

나도 한창 코로나로 외출이 꺼려지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미루는 일도 많아지며 코로나 블루를 잠시 겪었던 것 같은데 그 사이 많은 라이프스타일이 바뀐 건 사실이다. 올해 초 회사에서는 번갈아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식당과 영화관에 입장할 때마다 발열체크와 QR코드 확인은 당연시됐다. 기대하고 표까지 끊어놨던 '2020년 무주산골영화제'는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되고 기다린 영화도 개봉일이 계속 연기되기 부지기수였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와중 나도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변화에 점차 적응했고 그 시기 만난 책이다. 낯선 미래에 대해 본인의 경험과 생각으로 얘기를 이어가는 책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고 적응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부 코로나 19가 바꾼 라이프 스타일

교육 환경, 경제 활동, 일상생활(여가, 취미, 운동 등)의 형태가 모두 변화되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등교하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을 들었고 직장에서는 번갈아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저자가 있던 말레이시아도 한국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다만 셧다운이라 하여 지난 3월 이동통제 명령이 선포되었다고 한다. 식료품을 사거나, 음식을 사서 포장하거나, 병원에 가는 등 필수 이동이 아니면 집에서만 생활해야 했다고 한다. 마치 한국이 해외에서 입국 시 강제로 자가격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행 초기에는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없어 평상시처럼 조깅을 하거나 머리를 자르러 갔다가 벌금을 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모두 코로나가 장기화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생활이 집안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예기치 않은 현상도 발생되었다고 한다. 집콕이 초래한 가족 갈등과 언택트 시대를 대비하지 못한 상권의 몰락. 이런 시기 저자는 자기 주도적 생활관리가 필수라 말한다.


2부 미래의 키워드 '언컨택트' 지금의 변화는 습관이 된다

코로나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부분의 활동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언컨택트' 시대가 도래했다. 이로 인해 집의 공간에 있어서도 많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집에 남는 자투리 공간에 작은 책상을 넣어 작은 오피스 공간으로 꾸미거나 집 안에서도 개인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분리하는 것. 나도 남편과 집에 있는 낮 시간이 많아지자 제일 먼저 한 일이 티비를 작은방에서 빼 책상을 배치한 일이다. 인간관계 중 가장 오래가는 대인관계인 '가족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 중 하나다. 사실 가족 간 독립적인 공간과 개인적인 시간은 코로나 19가 도래한 이전에도 부각되었지만 코로나 19로 거의 필수로 자리 잡은 것 같다.


3부 미래를 두렵지 않게 준비하다

미래의 스마트폰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촘촘히 박혀있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잘 때까지 손에 가장 오래 쥐고 바라보는 대상이 휴대폰이다. 분명 휴대폰이 없으면 생활을 하기 어려울 만큼 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 <소셜 딜레마>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기 통제가 어려운 나이의 사람들과 핸드폰 의존도가 높은 사람에게 끼치는 악영향도 반드시 있기에 경계하고 다뤄야 할 것이다. 휴대폰의 무한한 기능에 내가 빠지는 게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으려면 그 노력은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기 전보다 더 통제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진화된 휴대폰에 잠식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는 미래 해결책은 분명 이 작은 컴퓨터에 있으니 잘 활용하고 노력하자 얘기한다.


저자가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셧다운을 경험하며 새롭게 변화될 미래에 대해 그린 이 책에는 한국에서 이미 변화된 모습과 외국의 모습이 동시에 그려져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도 셧다운이라는 국가적인 통제까지는 오지 않았지만 언제든 집 밖으로 나가는 기본적인 행위조차 누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아마도 코로나 종식이 오기까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급박하게 바뀐 코로나 일상에 적응을 하며 일상을 지켜가야 할 것이다. 다시 정상화된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다가올 낯선 미래를 맞이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봄내음을 맞이하길 기다리며 묵묵히 나의 일상을 지켜가야 할 시점이다.


최용환, 비욘드북스, 서평, 미래는두려운것이아니라낯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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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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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에세이.

제목은 고양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사실 에세이의 주제는 '아버지'다.

하루키는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행적을 따라 때론 희미해진 추억을 쫓아 이야기를 써내려갔다고 한다. 책에는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상자에 고양이를 넣고 바닷가에 유기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연속된다. 짧은 에세이나 시, 소설을 써 본사람이면 알겠지만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렇기에 하루키도 겨우 지금에서야 아버지 이야기를 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하루키는 성년이 된 후로 아버지와 이상하게 서먹해 20년 넘게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작가로 살아가며 펴낸 책에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지 책 표시에 적혀있는 '처음으로 털어놓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간들'이란 말에 호기심을 느끼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책은 손 안에 들어오는 미니북이다. 고양이와 관련된 아버지의 이야기를 천천히 읽다보면 한 30분도 안되어 '작가 후기'를 읽을 수 있을만큼의 작고 짧은 에세이다.그럼에도 '고양이', '아버지'에 대한 글로 챕터의 구분 없이 즉 끊김없이 하나의 글로 쭉 읽힐 만큼 글이 주는 몰입도는 최고다.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괜스레 우리의 아버지가 떠오르는건 또 나만 느끼는 감상은 아닐 것 같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아버지의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었나 잠시 생각하니. 아버지가 내게 주셨던 관심에 비해 난 아버지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것 같아 괜히 머쓱해진다.

하루키는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와의 추억은 픽션을 통해 다시 창조하지 않고 솔직히 '잘 모르겠다', '시간에 왜곡되 달리 기억하고 있는것 같다'며 아버지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에 대한 결말을 마무리 하진 않는다. 그 왜곡된 기억조차 아버지로 인한 추억이니 말이다.

책을 읽었을때는 몰랐는데 책에는 끝까지 하루키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큰아버지나 사촌의 이름이 풀로 나오는 것과 대비해 정확한 이름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이는 하루키가 글의 끝부분에서 썼던 것처럼 '보통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이를 읽는 독자에게도 반영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그랬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키의 아버지, 하루키의 어머니가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만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떠올리며 행적을 미화하거나 존경, 사랑의 의미를 담기보다 평범한 '사람'으로 보려했던 하루키이 시선이 담겨있는 책이다.

2

나도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면 이상하게 큰 감정을 불러일으킨 경험보다 정말 평범한 장면이 매번 떠오른다. 넓은 공터에서 동생과 색깔만 다른 조끼 패팅을 나눠입고 아버지를 따라 연을 날리던 기억. 이상하게 매번 떠오르는 아버지에 대한 잔상이다. 동생과 몇 미터 떨어져 각자의 연을 날리며 아버지는 수시로 동생과 나를 왔다갔다 하며 연을 날리는 나름의 '비법'과 '요령'을 전수하며 하늘 높이 나는 연을 봤던 추억. 사진으로 남겨있어 더 기억이 나는가 싶었는데 그냥 정말 평범하지만 공터에 있던 가족 모두 연을 날리며 그 시간을 즐겼기에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평범한 아버지의 이야기 <고양이를 버리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오히려 맘에 위안을 주는 날이다. 오랜만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어서 좋았고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었다. 책 중간에 그려진 그림은 또 얼마나 정감있고 감성적인지. 서재 한 편에 온기가 있는 책을 한권 더 채워넣을 수 있어 좋다.

무라카미하루키, 김영사, 고양이를버리다, 서평,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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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수업 - 가장 담대한 나를 만드는 12가지 원칙
한재우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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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 책은 모두의 일상이 흔들이던 2020년 봄부터 작가가 써내려간 글이다. 책에는 삶이 온통 불안할 때 스스로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태도들이 필요하다 말한다. 인생이 송두리재 휘처이는 시련이든, 잠시 지나가는 작은 위기든, 현재 두려움과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에게 반갑고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책이다.

책을 받아봤을 때 우선 에필로그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마지막 대사가 딱 하니 적혀있는 에필로그는 작가가 왜 이책을 쓰게 되었는지, 불안한 현시대를 개인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이 모두 담겨있다. 작가는 올해 2월 코로나로 평범한 일상이 무너진 상황에서 다양한 생각을 한 것 같다. 원래도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근본적인 태도에 대해 스스로 질의하고 답한 이력이 있지만 이 책을 쓰며 스스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안한 시기도 결국 역사 속 많은 위기가 그러하듯 또 다른 정상으로 돌아올거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이 위기 속 두려움과 좌절로 마주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마주하는 일상에 다시 적응하려면 말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나는 어디에 있는가 2부 어디로 갈 것인가 3부 무엇을 할 것인가 4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부분은 3부와 4부에 담겨 있지만 난 눈길이 가는 챕터부터 먼저 읽어갔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과 내가 가진 모든 집중력을 지금에 집중하라는 태도. 책에는 작가가 보았던 사람들과 책, 철학이 담겨있어 쉽게 책을 읽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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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고 불안해하지 말아요
야나다 키요유키 지음, 김은선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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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 '공황장애'라는 말리 널리 알려진 건 언제였을까. 나 같은 경우는 국민예능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에서 처음으로 정형돈이 공황장애로 인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는 걸 기사로 접했을 때 같다. 여타 다른 질병과 달리 겉으로는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질병인 '공황장애'를 그때서야 알게된 것이다. 공황장애는 책에 나오듯 1980년 미국 정신의학과에서 독립 질병으로 인정받은 후 1992년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국제질병분류'에 포함되었다. 정신과에서는 'DSM-IV-TR(미국 정신의학회가 출간하는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를 위한 매뉴얼)'에 의거해 공황장애를 진단한다고 한다.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동시에 맥박이 빨라지고 곧 몸이 떨리며 결국 죽을것과 같은 감정이 느껴지는 질병.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질병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실제로 공황장애와 불안, 우울증을 겪었던 작가가 '심리치료'를 통해 공황장애를 치유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세부적인 방법을 나열한 책이다. 작가는 간호사로 근무하며 소수의 간호사가 몇 십명의 환자를 케어하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공황발작'을 느꼈다고 한다. 숨이 가빠지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이후 '예기불안(공황발작과 같은 상황을 예상하고 다가오는 불안증세)'과 '광장공포(영화관, 공연장, 미용실, 치과, 고속도로, 터널 같은 장소에 가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현상)'도 겪으며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고 한다. 남을 케어하는 직업을 가지며 정작 자신의 질병은 케어하지 못했던 작가는 그 이후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치료를 하지만 강압적이고 일시적인 효과뿐인 치료법에 의문을 갖고 스스로 책을 통해 질병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말한다.

공황증세는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효과법인 약물과 인지치료보다는 공황장애를 끊임없이 유발하는 잠재의식 속의 원인을 꺼내 치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넷플릭스에서 '공황장애, '불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며 공황장애는 약물과 동시에 + 심리치료(명상, 최면요법, 노출효과, 마음챙김 등)이 함께 이루어졌을 때 가장 큰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심리치료 측면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기도 했다.

책에는 공황장애에 대한 자세한 얘기와 더불어 마지막 6장에서는 스스로 불안을 잠재우는 17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1분간 눈을 가볍게 누른다', '고무밴드 튕기기', '이마 만지기' , '어루만지며 고맙다고 말하기', '손수건 아로마 테라피' 등 지금 당장 불안이 느껴질 때 몸에 대한 감각을 통해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자애 명상', '7번 암시법', '마인드풀니스 명상법', '발작을 가라앉히는 호흡법' 등 명상과 기도를 통한 치유법 또한 자세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나 또한 불안이 없는건 아니다. 공황장애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상황에 처했을 때 극도로 불안감이 느껴지며 땀이 나고 숨이 가빠질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공황장애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크게는 '불안'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기에 책 뒷장에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쉽게 눈을 누르거나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 것, 그리고 찬물세안을 통해 뇌가 편안해지는 방법 등 쉽지만 스스로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주변에 불안으로 고민하는 분들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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