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처음은 한니발 렉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요.
간호사의 코를 물어뜯고, 그녀의 혀를 씹어 먹을 때 그의 혈압은 85였다는데
그만큼 차분했다는 뜻이었을까요?
정신과 박사인 렉터는 자신의 환자를 죽이고, 먹어서
감옥에 수감되어 있어요.
FBI 잭 크로포드 부장은 이 한니발 렉터를 연수생 스탈링에게
만나보라고 합니다.
여자의 피부를 벗겨 살해하고 있는 버팔로 빌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말이에요.
"나는 무례를 대단히 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렉터가 스탈링을 처음 만난 날 해준 말이에요.
책의 마지막에 탈출한 렉터를 조심하라는 크로포드 말에
스탈링이 전혀 겁내지 않으며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는데
렉터의 이런 태도 때문이에요.
자신의 환자들을 죽이고 먹은 식인 한니발 렉터가
살인보다 무례를 더 질색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렉터가 스탈링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기에
악인인지 선인인지 구분이 어려웠고,
나중에 구분 짓는다는 게 어리석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렉터는 버팔로 빌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요?
렉터의 환자였던 라스페일이 그에 대해 다 말해주었기 때문이에요.
"버팔로 빌은 2층 집에 살고 있어."
"바느질을 할 줄 아나? 스탈링?"
등처럼 딱! 범인의 이름이나 정보를 주지는 않지만
돌려서 말해주는 렉터.
버팔로 빌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서
스탈링은 렉터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어야 해요.
어릴 적 보안관이었던 아버지의 죽임을 이야기할 때
아버지의 총이나 타고 있던 차등의 이야기만을 듣고
스탈링의 아버지가 보안관이 아닌 마을 경비원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렉터의 주의력에 대단히 놀랬어요.
그럼, 버팔로 빌은 왜 여자들을 잡아 가두고 죽이는 걸까요?
그는 그녀가 되고 싶어 했어요.
그는 여자가 되고 싶었던 거예요.
하지만 성전환수술을 받기 원했지만 전과도 있었고,
테스트에서 부적합을 받았기에 수술에 거부당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여자들을 잡아 피부를 벗겨 그의 몸에 맞게 '여자 옷'을 입고
아름다워지는 거였어요.
그는 자신에게 좋은 피부를 줄 큰 여자를 찾아 납치하는데
(그의 키가 180이 넘기에 큰 사이즈의 옷을 입는 여자들을 납치해요.)
하필 납치한 그녀가 미국 상원의원의 딸이었지요.
상원의원은 방송에 나와 딸을 돌려보내달라고 호소하며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한니발 렉터가 범인을 알고 있다고
감옥 수감소 소장 칠턴박사가 자기의 성공을 위해 상원 의원에게 알립니다.
렉터 박사는 상원 의원에게
범인에 대한 정보와 이름을 알려주고,
렉터를 임시 수감하고 있던 곳에서
렉터는 도망을 칩니다.
참 잔인하고 놀라운 방법으로 도망을 칩니다.
왜 경찰의 얼굴을 물어뜯었나 했더니
그 얼굴 가죽을 그가 쓰고 응급차를 타고 탈출하다니...
그리고 그가 그렇게 떠난 다음
상원위원에게 알려준 정보는 감옥 수감소 소장이었던 칠턴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던 걸
알게 되고
버팔로 빌에 대한 수사는 답보상태가 됩니다.
스탈링은 천천히 렉터 박사가 해준 말들을 떠오리며
천천히 단서를 가지고 수사를 하고,
수사를 하다 우연히 범인의 집을 찾아가게 됩니다.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양들의 침묵>
아버지가 죽고, 스탈링은 엄마의 친척 집으로 보내집니다.
친척 집은 도살장이었어요.
말을 죽이고, 양들을 죽이는..
스탈링은 죽임을 당할 말과 함께 도망을 쳐,
고아원에서 말과 함께 자라게 됩니다.
자라면서도 그때 들은 양들의 울음소리가 트라우마가 되었던 스탈링에게
자유의 몸이 된 렉터가 보낸 편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어요.
"클라리스, 양들은 울음을 그쳤나?
신문에 개인 광고를 실어서 대답해 주면 좋겠군.
대답이 '예'이든 '아니오'든 난 놀라지 않을 거야.
당분간 양들은 울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클라리스, 당신이 보게 될 지하 감옥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앞으로 수차례 보게 될 것이고 당신이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양들은 한동안 축복처럼 침묵하겠지.
양들의 울음소리는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 그 울음은 아마 영원히 멈추지 않을 거야."
놀라운 소설이었고,
작가의 모든 말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토록 완벽한 스릴러 소설을 읽은 게 얼마 만인지..
더운 여름, 잠 못 이루는 밤.
<양들의 침묵>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