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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 2016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8
박하령 지음 / 비룡소 / 2017년 3월
평점 :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그게 뭘까? 악마가? 마법을 부릴 수 있는
힘? 아니면.. 힘들게 겪어야 하는 시험?
이제 4학년이 되는 큰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중2병 다음으로 초4라고 하는 말을 듣고
살짝 긴장하며 새학기를 시작했는데,
3학년때랑 다를바 없는 아니는 여전히
'내아들'같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를 바라보면 곧 모든 영역에
나의 지배력이 미치고 있는 우리 집에
나의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 '그'만의
영역이 생길거라는 불안감이 듭니다.
미리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요즘 제 마음속에 있답니다.
그래서 비룡소의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의 내용이 참 궁금했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학습만화나 그림책, 동화책등을 함께 읽었었는데,
이제 열한살이 된 아이가 읽을 만한 책들을
또 함께 읽고 같이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을 다 읽은 큰아이가 책을
덮으며
씨익 웃고는 또 다른 옆에 있는 책에
빠져버립니다.
무슨 내용이였는지 묻고 싶었지만 금새 다른
책에 빠져버려 물어 볼 수가 없었어요.
그 날 밤, 제가 읽을려고 자리를
잡으니
이 녀석, 제 옆에 바짝 앉아 제가 읽는
책을 같이 읽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시간이 참 좋아요. 제 어깨에
기대어 저랑 같아 책을 읽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곧 가버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짧은 몇
분동안 시끌시끌한 다섯가족사이에서
오직 둘만이 공감을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함께 읽으면서 아이가 제게
말해줍니다.
"스포일러
싫은데..."
"하하, 저라면 이런 선택 안할 것
같아요."
"너라면?"
"음.. 우리 가족이 항상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거~"
"또?"
"글쎄요.
그것뿐이에요."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하돈이는 pc방에서
우연히 악마의 편지를 읽게 됩니다.
"우시락스 바락스 스텐푸아
카당스"
하돈이는 거짓말 할 능력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미리속 편지의 내용은 외울라고 외워진게 아니라
진짜 악마의 편지이기에 머릿속에 저장되고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악마의 편지는 로콜프란 악마의
연애편지였습니다. 하돈이는 자기가 아낙스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편지를
읽었기에 아낙스를 찾아 그 편지의 내용을
전해줘야한다고 생각하고는 아낙스를 찾습니다.
아니..아낙스가 찾아오게 만듭니다.
"아낙스 연락바람. 정하돈"이런식으로 pc방에 편지를 붙여놓아서..
악마 아낙스와 주인공 하돈이와의 대화입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스스로 겪어야 하는 하드타임이 있는거고, 그걸 누가 대신해 주려고 하는 거 차제가
오버야.
그러니 넌 이쯤에서 빠지고 돌아가서 게임이나 해!"
악마치곤 꽤 옳은 말을 합니다. 아낙스대신 편지를 읽은 하돈이는 악마의 주문을 사용할 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공부로 스트레스 받는 친구(그리 친하지 않은..)를 전교 1등으로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소꿉친구 은비가 하돈이에게 충고해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인데... 네가 뜬금없이 진유에게 우정 운운하면서 게임을 하는
것도
공부가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일종의 도피 행동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자신의
의무를
피하고 싶을 때 이타적인 행들을 하면서 도피할 이유를 찾는대."
하돈이가 생각해보니 진유와 오랜 우정을 쌓은 사이도 아닌데 발 벗고 나서는 자신이 이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
"아낙스.. 대체 왜 우리한테 이런 선택권을 줘서 분란을 일으키는 거야!"
박하령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커 나가야 할 청소년들이므로 항상 옳고 합리적이고 효울적이고 이상적인
선택만 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내 안에 살고 있는 늑대를 들여다보고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할 것이다. 내가 나를 모르면 무엇인지도 모를 힘이 나를 휘두르고 급기야는 나를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왜 넘어졌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아낙스는 악마라서 본업을 실행하기 위해 우리의 발을 건다.
하지만 넘어지고 안 넘어지고는 우리 자신의 몫이다. 반드시, 다시 돌아올 모든 것들을 씩씩하게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책을 다 읽고 한참을 생각해봤습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내가 겪어왔던 넘어지고 생긴 숱한 상처들..
상처와 회복의 반복으로 인해 어느새 시험에 담담해진 나와 이제 시작할 아이.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할 것이며 그 선택으로 인해 생기는 만족과 후회들.
가끔 저는 아이를 혼내고 나서 후회를 합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답이 아닌데 왜 이렇게 살라고 말했던 거지? 넘어져도 보고 부딪혀봐야 아는건데.
내가 부딪혀 아팠다고 아이를 이리저리 피해가며 살라고 하는게 답이 아닌데...'
이 책을 읽고 또 다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였던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기까지
앞에서서 막아주고 지켜주고 끌어주는게 아니라
아이 뒤에서서 응원해주고 때론 말없이 따라가줘야겠다는 생각을..
때로는 옆에 나란히 서서 외롭지 않게 말벗이 되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