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_알렉시아드_안나 콤니니_히스토리 퀸

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서평_알렉시아드_안나 콤니니_히스토리 퀸

마치 마법사의 책을 보는 듯한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우아한 보랏빛 배경색은 고급스러움을 자아내며 아름다운 꽃 그림과 함께 조화로웠다.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본으로 알고 있으며 무려 15권이나 상세하게 저술한 내용을 한 권아 담아냈다는 게 대단하다.

‘알렉시아드’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서로마 제국의 멸망 후 살아남은 동족의 로마, 동로마 제국의 황녀이자 서구 최초의 여성 역사가 안나 콤니니. 그녀의 시선에서 풀어쓴 방대하고 파란만장한 중세 동로마와 십자군의 전쟁사, 제국을 부흥시킨 위대한 황제 알렉시오스 1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동로마 역사서는 아무래도 생소하기도 하고 한국에도 마이너 장르라 인기가 없던 것 같다. 거기다 알렉시아드는 제대로 된 번역서가 없어서 영어로 번역된 원서로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드디어 히스토리 퀸 출판사에서 정식 번역본이 출간되어 다행이면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그리스어 원서를 번역한 게 아닌 영어 번역본에 의한 중역본이다.

일단 역사서라고 하면 사실만을 담은 딱딱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문학적으로도 쓰여서 삼국지를 읽듯이 잘 읽힌다. 저자의 필력이 뛰어났고 훌륭하게 번역되어서 몰입감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의 딸이 아버지에 관하여 저술한 역사서이기에 그에 대한 장점은 부각되고 단점은 감춰졌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위대한 왕의 업적을 기리며 처음부터 시작되는 전쟁의 긴장감은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알렉시오스 왕은 어려서부터 총명했고 장군의 기질을 타고났으며 위기에 빠진 동로마를 위해 총사령관이 되어 최전방에서 용맹하게 전쟁을 치렀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서술만 한 게 아니라 전쟁 전술에 관한 상세한 내용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알렉시오스 왕의 영웅적인 일대기를 쓴 역사서였고 이 책은 로마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손꼽히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딸의 마음이 담긴 점이 책으로 극대화된 듯하다. 다만 15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을 한 권에 담으려고 해서인지 몰라도 글씨체가 작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그래도 소설책을 읽는 듯한 속도감이 있어서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비긴 어게인_헬리 액튼_모모

비긴 어게인
헬리 액튼 지음, 신승미 옮김 / 모모 / 2024년 1월

서평_비긴 어게인_헬리 액튼_모모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소설 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인생 드라마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되길 기원한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 받는 시대에 드디어 이런 감동적인 작품을 쓴 작가님들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대로 쓰는 작가님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여진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다고 본다. 정말 인간미가 느껴지는 참신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 같다. 죽음 뒤의 자신을 바라보는 삶은 어쩌면 낯설지만 친숙한 정서가 느껴졌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여진 이 소설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혀졌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여진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자체였다. 고전적인 촉감의 표지 재질과 함깨 독특한 컬러의 조화는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비긴 어게인’

-삶의 중요한 선택을 다시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택하지 않았던 삶에 미련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하고 희망찬 이야기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외국 정서의 소설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은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으며 참신한 발상과 문학 이데올로기적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 같이 보이면서도 세계관의 방대함을 교묘하게 빗겨갔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면 영상에선 어떻게 보여질지 기대를 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셜록 홈즈 인물 사전_에노코로 공방_한스미디어

셜록 홈즈 인물 사전 - 일러스트로 보는
에노코로 공방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서평_셜록 홈즈 인물 사전_에노코로 공방_한스미디어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아서 코난 도일 작가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잘 알 것이다. 혹은 모른다고 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 그대로 전설적인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서 주인공 이름만 알고 있었다. 물론 그걸 모른다고 해서 심각할 건 없지만 상식적인 문제여서 꼭 읽어 볼 생각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독서를 많이 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인구 비율로 따져도 작가가 많다. 그래서인지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좋은 추리 소설이 많은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셜록 홈즈 단편 소설을 더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마치 모험을 하는데 나침반이 있고 지도가 있어야 하듯이 시각적 이미지를 잘 떠올릴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런 게 독자 고유의 상상력을 방해하며 상상에 제한을 둘 수 있게도 하지만 저자는 분명히 이 부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각자의 해석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주인공 셜록 홈즈와 그의 동료 왓슨의 모습부터 그림으로 그렸다.

솔직히 참 잘 그린 그림이다. 그 때문에 소설의 시작부터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듯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각 단편 소설마다 등장하는 주요인물과 악당도 그렸다. 그뿐만 아니라 내용에 드러난 묘사를 통해 성격적인 부분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없는 부분은 솔직하게 알 수 없다고 표기를 했다. 놀라운 건 각 단편 소설에 나왔던 부분도 언급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음은 사건의 대략적인 진행 상황을 정리했는데 스포일러를 교묘하게 피하며 독자를 배려했다. 그리고 소설 내에 나오는 도시의 모습과 셜록 홈즈의 탐정 사무실도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 거기다 명대사까지 알려주는데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까지 깨달을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셜록 홈즈 시리즈는 탐정 소설의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출간 이후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치며 지금까지도 화자되는 명작 중에 명작이다. 셜록 홈즈 대사전과 함께 즐긴다면 그 감동이 더 하기에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그래도 봄은 오는데_백영옥_밥북

그래도 봄은 오는데
백영옥 지음 / 밥북 / 2024년 1월

서평_그래도 봄은 오는데_백영옥_밥북

이 책이 무려 35년 만에 다시 재출간 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놀라운 건 그것을 위한 프로젝트가 2013년에 시작되어 최근에서야 책이 나왔다. 바로 1979년 12.12 사태의 중심에 있던 분인 김오랑 중령의 아내 백영옥 여사의 자전적 에세이였다.

‘그래도 봄은 오는데’

-‘서울의 봄’ 영화 그대로 반란군

에 맞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그리고 남겨진 그의 아내

-반란군에 남편을 잃고 실명한 아내가 토해낸 남편과의 사랑과 12.12

-35년 만에 세상에 나온 군사 반란 세력에 의해 철저히 묻혔던 책

지금도 마음이 먹먹하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몰아치는 헛구역질에 겨우 몸을 추슬렀다. 슬픔과 분노를 넘어 시대의 희생자가 되어 하늘의 별이 되는 순간까지 싸워야만 했던 두 분이셨다. 이 책의 표지 사진을 다시 봤을 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제야 조금이나마 맺힌 한이 풀리게 된 것 같다. 마치 한 여인의 일기를 엿보는 듯한 풋풋한 소녀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사와 더불어 대학에 진학한 후 김오랑 중사를 소개로 알게 되면서 시작되는 연애 이야기도 아름다웠다. 보통의 연인이었다면 평범하게 결혼하여 군인의 아내로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 그 차체로 살아갔을 분들이셨는데 군사 쿠데타의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며 백영옥 여사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책에 빠져들었며 그저 읽으며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자체도 마음이 아팠다.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시력을 잃게 되고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종교를 불교로 바꾸어 귀의하게 되셨다. 그리고 자비원을 설립하여 서민 교육에 앞장서며 불우한 이웃을 돕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참 글을 잘 쓰시는 분이다. 소녀의 일기장 같기도 하면서 연애편지도 있고 시와 수필 등의 문학 작품도 수록되었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를 지적하며 쓴 에세이는 잘 다듬어진 논설문을 읽는 것처럼 탁월하고 깊이 있었다. 아쉬운 점은 그녀의 책이 에세이집 한 권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더 많은 글을 쓰셔서 다양한 문학집을 내셨더라면 아마도 훌륭한 작가로서도 사람들에게 기억되셨을 것 같다. 이 책은 말미에 최근 상황까지 잘 정리되어 있으며 잊지 못할 역사로서도 국민은 김오랑 중령과 백영옥 여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널리 알려지며 읽혔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_어반스케치는 건물 드로잉부터_리처드 테일러_아트인북

어반스케치는 건물 드로잉부터 - 혼자 어반스케치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테크닉
리처드 테일러 지음, 이상미 옮김 / 아트인북 / 2023년 12월

서평_어반스케치는 건물 드로잉부터_리처드 테일러_아트인북

최근 어반 스케치나 드로잉을 배웠다. 그땐 몰랐지만 그림도 글만큼 매력이 있다는 걸 알았고 완성했을 때의 희열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을 버틸 줄 아는 끈기도 있어야 했다.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그 계획 속에서 과감히 첫 선을 그을 줄 아는 용기도 필요했다, 그 감각적인 순간이 신기했다, 물론 전공생도 아니고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던 건 아니어서 아직은 어설프지만 계속 그림을 그려나가다 보면 더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일동의 희망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게도 고민은 있었다. 동물 스케치는 기초 수준 정도의 교육을 받았지만 명암 처리가 너무 어려웠다, 어설프게 하자니 안 한 것만 못하고 배운 대로 했지만 그걸 스스로 잘 하기엔 아직 실력이 모자랐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어반스케치는 건물 드로잉부터’

-혼자 어반스케치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 테크닉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과연 내가 그릴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책에 나와있는 대로 천천히 그리고 과감하게 그려나가다 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바로 동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스케치 된 예시가 있어서 이해가 편했다. 그대로 따라 그리기만 하면 될 것 같다. 역시 혼자서 막 그리는 것보다. 빛이 오는 부분과 그림자가 생기면서 명암을 표현하는 부분을 이론적으로 배우니까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세세한 선의 표현이나 농도를 완벽하게 그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계속 그리다 보면 분명 기초적인 수준은 될 것이고 나아가 사람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을 만큼 잘할 수 있을 자신감은 생겼다. 그리고 건물 스케치뿐만 아니라 훌륭한 그림과 글도 좋았다. 말 그대로 취미나 전공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아트인북' 출판사에서 나온 리처드 테일러 작가님의 책을 강력 추천한다.

-이 글은 네이버카페 컬쳐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