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안네의 일기_안네 프랑크_흐름 출판


 ‘안네 프랑크 재단이 공인한 단 한 권의 그래픽 노블

인간의 감정을 그린 전쟁의 구체적인 얼굴이 있다. 이 탁월한 글은 전쟁의 기록을 넘어 생을 향한 빛나는 의지와 영감으로 충만하다.

이 토록 구체적인 전쟁의 얼굴


전 세계 수백만 독자가 사랑한 완전판 그래픽 노블’

전쟁은 너무나 무섭다. 서로 죽고 죽이는 게 얼마나 잔인한가. 한국도 끔찍한 전쟁 속에서 힘들게 피어난 나라가 아니던가. 무거운 마음으로 <안네의 일기>를 펼쳤으나 내 예상과는 달리 순수 그 자체인 소녀가 쓴 일기였다. 그런데다가 글이 문학적이고 아름다웠다.


 안네 프랑크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소위 상류층에 속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히틀러의 명령으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기 시작했고 전쟁이 터지게 된다. 그녀의 가족은 네덜란드로 피하지만 곧 그곳도 점령되었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 그녀의 가족과 지인은 숨어 살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대저택 안에 비밀 문을 만들어 그 속에서 포섭한 사람으로부터 몰래 식량과 물자를 공급받으며 살게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게 결코 편할수만은 없었다. 창문으로 몰래 보는 바깥 세상은 밀고자로 인해 체포되어 끌려가는 사람이 보였고 들려오는 얘기는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즉결 처단되어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안네가 사는 집도 결코 안전하다곤 할 수 없었다. 돈과 식량 창고로 쓰였던 지하에 도둑이 들어서 뺏기는 경우도 있었고 밀고자가 많아서 불안에 떨며 살아야했다. 공동체 생활도 편하지 않았다. 특히 식량 배급이 어려웠고 위생 문제가 심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의사가 함께 있어서 바로 진찰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좁은 곳에 여러 사람이 모여 살아서 갈등도 많았다. 그런데다가 집 주위에 수 없이 떨어지는 포탄 소리와 총성은 얼마나 공포스러울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안네의 일기는 전쟁 속에서도 빛나던 보석같은 일기다. 그녀는 그걸 키티라고 불렀다. 친구처럼 대하는 대화체가 친근했고 주위 사람에게 털어놓지 못한 마음 속 얘기는 비밀스러우면서도 순수한 매력이 느껴졌다. 사춘기 소녀가 겪는 신체적이며 심리적인 내용은 웃으면서 읽었다. 특히 연애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언니와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을 여과없이 썼지만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위했고 사랑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인생에 대한 고찰을 문학적인 문체로 쓴 부분이었다. 10대의 어린 소녀가 썼다기엔 수준이 높은 글이었다. 그 때문에 왜 <안네의 일기>가 전세계적으로 읽혔는지 이해되었다.


 원래 안네의 일기는 그 분량이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래픽 노블에선 내용을 줄이면서도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각색이 이루어졌다. 또햐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지며 완성되었다.

안네 프랑크 재단이 유일하게 공인한 단 한권의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도 이 책의 가치를 높혔다.


 지금도 꾸준히 읽히며 감명을 주는 <안네의 일기>는 인류가 보존하며 기억해야 할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기억이 잠든 계절_진설라_델피노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한국 미스터리 로맨스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미스터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 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에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가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을 것 같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쓸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 자체였다. 예쁜 무채색 표지와 눈이 가려진 여인이 그려진 그림이 긴장감을 준다.


'기억이 잠든 계절

사랑에 빠진 순간 잠든 기억이 깨어났다.

당신의 가슴속 아련함을 깨울 첫눈 같은 사랑 이야기.'


소설은 처음부터 강렬한 장면을 연출한다. 우울하면서도 깊고 빗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축축하게 젖은 대지 위에 습한 냄새가 코를 스미는 것 저럼 설레게 했다. 낯선 남녀가 만남서 급하게 치닫는 사랑의 감정이 묘한 매력이었다. 그렇게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미스터리 로맨스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이 소설을 읽으며 참신한 발상과 미스터리적 탄탄함을 동 시에 느꼈다. 작가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 같이 보이면서도 특유의 심각함을 교묘하게 비껴갔다. 역시 재미를 주었고 더 많이 읽히며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 레터 - 좋은 이별을 위해 보내는 편지
이와이 슌지 지음, 권남희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러브레터_이와이 슌지_하빌리스


 학창 시절에 소설도 읽고 영화도 봤었는데, 세월이 흘러 다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단, 히로코가 오겡끼데스까, 라며 슬피 외치던 장면은 안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아련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러브 레터>는 1995년에 개봉한 영화이자 소설이 원작인데 지금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재미있어서 영화까지 봤다. 소설이 섬세한 면이 매력이라면 영화는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점에서 훌륭했다.


‘좋은 이별을 위해 보내는 편지. 눈이 내릴 때마다 떠오르는 그 장면 당신은 잘 지내고 있나요?’


 이 소설이 아름다운 건 그리움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없는 애인을 잊기 위한 행동과 동명이인이었던 여자가 차차 사랑에 대한 확인을 하게 되는 장면이 겹쳐진다. 즉 후지이 이츠키가 후지이 이츠키를 사랑한 게 맞는 건지 궁금하게 한다.

 때로는 과거를 추억하며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고 현재로 돌아왔을 땐 슬픔 속에 옛 사랑을 정리하는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다시 읽을 때마다 겨울이 주는 순수함에 매료되었다.

일본 내에선 크게 흥행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한국에서 유명해져서 다시 알려졌던 특이한 이력이 있던 영화였다. 실사 일본 영화로 가장 많은 관객이 봤으며 100만 명이라지만 비공식적으로는 500만명 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면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여 결국 사랑을 이루는 그런 이야기가 일반적인데 그게 아니었음에도 매력 있던 건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일본 로맨스 소설이 주는 특별한 감성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나 너 사랑해.’라는 말처럼 남자답게 고백하는 게 없어서 답답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열린 해석을 할 수 있었다.

 세월이 오래 흘렀음에도 여전히 ‘러브 레터’의 감동은 여전했다. 더불어 이 소설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마음 속에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스즈미가 아키바를 생각하고, 아키바가 히로코를 생각하고, 히로코가 후지이 이츠키를 생각하고, 후지이 이츠키는 옛날 동성동명의 그 남자아이를 생각하고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행복한 것.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혼자만 불행한 기분으로 있는 자신이 몹시 초라한 인간 같은 생각이 들어 비참했다.'

p162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_쿤룬_한스미디어


 왠지 젊은 작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비밀스럽다. 대중에게 공개되길 거부하고 온전히 미스터리한 삶을 사는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 쿤룬. 물론 작가의 경험은 오롯이 소설에도 드러나 있다.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도 상세하고 전문적이었으며 어색한 부분들이 없었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작가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이 보이는 느낌도 들었다. 가장 잘 아는 분야를 쓰는 게 아무래도 시간적 투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독특했다. 1막으로 치자면 미사여구 없이 바로 사건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죽음이란 것과 생명 중시사상은 여기에선 한낱 휴지 조각처럼 치부되어 버린다. 그 죽음이라는 것을 두고 양면성을 띠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학교 폭력이란 것은 합리화 될 수 없겠지만 마치 정의라는 포장지를 두른 살인 폭탄 상자처렴 보인다. 그래서 이 소설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그 행위들이 자극적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세상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려 하는 메시지가 있기에 쉽게 과묵하고 신비스러운 주인공에게 끌려가는 기분이다.


 처음엔 피가 낭자하는 묘사가 있어서 내심 걱정이 들기도 했다. 잔인성이란 게 사회적 인식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상세한 폭력 행위에 대해 거부감이 드는 독자들에겐 이 소설은 개인적으론 권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었다. 일단 도덕성의 유무를 떠나 잔인 자체만으론 영화<양들의 침묵>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한니발 렉터 박사의 매력과는 개별성을 논하긴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괴롭힘 자체를 하나의 놀이 행위로 치부되는 것이 자극적이었고 여과 없이 드러나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들이 학교 폭력이라는 범죄라는 것이다. 그래도 이를 위해 작가가 제법 연구를 한 듯 꽤나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지나친 추리 서사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미스터리 스릴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다소 잔인한 측면은 있지만 그런 유의 것들에 거부감이 없거나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픈 신인작가의 당찬 소설이라고 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악마는 이렇게 말했다_최인_글여울


역시 쉽지 않은 책이다. 소설이지만 인문학적 암호문을 읽는 것 같다. 성경 구절의 일부 같기도 했고, 상징적인 표현도 있었다. 어렵다면 어렵고 단순하게 바라보면 또 그것도 맞는 것 같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는 정말 처음부터 인간인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의 행동이 이상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고뇌하는 것이 있다. 철학이 있고 삶의 윤리도 있었다.  


 사실 읽어도 내가 무엇을 읽은 건가 싶기도 했지만 다시 볼 때마다 깨닫는 것이 달리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것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 성경처럼 들려지기도 했다. 삶의 진리를 깨닫고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기도 했고 내면에 자리 잡은 운명 같다. 우리는 어쨌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장 보통의 인생, 특별한 인생, 행복.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끼지만 그 불안 심리를 종교를 통해 구제받고 나아가 삶의 끝에서 천국에 가기를 염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교에 얽매이는 인간을 부정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룰 철학적 성찰은 그가 말하는 것을 들으며 이해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뭐랄까, 한 인물을 통해 소설적 형식으로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그는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외쳤다. 호소하는 듯 보였지만 부정하고 우습게 보였다. 그럼 누가 인정하고 따라야 할까. 바로 나 자신이다. 그를 존중하지만 결코 헛되지 않도록 삶의 본질을 찾는 여행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소설은 난해했지만 결코 읽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들지 않았다. 그 상징적 의미들을 알기가 쉽지 않을 뿐이었다. 이것은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통찰은 그와 함께하며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소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의 가치는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철학적 향기를 느껴 보는 것도 독자에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