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카멜레온 Endless 4
노희준 지음 / &(앤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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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내 사랑 카멜레온_노희준_넥서스

표지 그림이 참 독특하다. 뭔가 예술적이다. 고양이도 보이고 UFO도 보이고 거울도 있고 카멜레온에 하이힐까지 추상적인 특징이 보인다.

‘내 사랑 카멜레온’

-내 안으로 들어온 녀석은 이제 내 머릿속 기억들을 하나하나 무단으로 삭제하기 시작했다. 소시를 질렀으나 눈을 뜰 수 없었다. 머릿속이 자꾸만 비어갔다. 경고 메시지가 반복되었다. 선택된 파일들을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이 책이 나온지 오래되었고 다시 재복간 된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반갑기도 하고 일부 개정되어 나왔다.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한국 SF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들의 작품집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SF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님들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집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인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SF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이를테면 어벤저스처럼 참신한 발상과 SF 적 불편함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같이 보이면서도 SF의 방대함을 교묘하게 비껴갔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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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아들러의 말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이와이 도시노리 엮음, 박재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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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초역 아들러의 말_알프레드 아들러_알에이치코리아

프로이트나, 융, 니체의 책들은 몇 권 읽었는데 아직까지 아들러의 책을 읽지 못했다는 게 내심 부끄럽기도 했다.

용기.. 용기란 것이 있다면 온전치 못한 내 인생에 빛을 찾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초역 아들러의 말'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인 아들러가 전하는 '나다움'에 대한 인생 수업

-일본 아마존 분야 1위 베스트셀러

사실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책도 아니지만 상식을 다루는 기본적인 책들 보다는 어렵게 느껴졌다. 일단 심리학 책이면서 정신 분석학적이다.

이 책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분명한 해결점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점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여 독자 스스로 어떻게 판단을 하는 게 옳은 건지 생각을 하게 한다.

일단 이 책은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 저서이다. 처세술이나, 기타 성공학 또는 더 나아가 재테크 관련 책이라고 보면 안될 것 같았다. 문장의 느낌 자체가 A를 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고 여러분은 B를 해야 할 것이다, 는 아니었다. 심리학 개념 서술이 주류를 이루었고 이러 저러한 사례가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탐구를 해야 할 것이다, 또는 비교하여 어떤 심리적 상황을 겪게 되는데 이는 무엇과 같다, 라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심리학 입문자나 초보자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바로 이해하기엔 다소 난해 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아들러의 심리학 입문을 먼저 접하거나, 그의 심리 이론에 관한 기초 해석 편을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우울이나, 그에 더해 자살 충동, 또는 인간 관계적인 문제와 사회 생활 내에서 겪는 문제들을 주제로 하며 구체적 서술을 해주어서 개념 정리는 잘 되었다. 심리학은 엄연히 학문의 분야다. 소설처럼 쉽게 읽히긴 어렵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어떤 느낌이다, 정도만 이해해도 이 책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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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나의 이단자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지음, 이관우 옮김 / 작가와비평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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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조아나의 이단자_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_작가와비평

표지색부터 고전적이다. 연갈색.

십자가 그림에 모자를 써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어떤 사제가 기도를 하는 모습인데 뭔가 으스스 한 느낌을 준다.

‘조아나의 이단자’

-독일 자연주의 문학의 대가인 하우프트만의 두 작품을 통해 소시민의 고난과 비애를 깊이 있게 마주해보자.

-이 책에는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두 편의 노벨레가 수록되어 있다.

참 다사다난한 인생을 산 작가였다. 세계 전쟁을 겪은 분이셨고 놀라운 건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에 대해 긍정적 논평을 달아줬다는 건데 전쟁 후 많은 논란이 오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문학사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었다. 거기다가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건 실로 대단한 것이다.

‘조아나의 이단자’는 웅장한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소설과 더불어 소시민의 비애와 궁핍한 삶을 그린 산문 문학이었다. 거기에 종교적인 이야기임에도 당시 14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오브 베스트셀러였다. 어쩌면 재미 그 자체보다는 서민의 삶을 잘 녹여낸 소설이었기에 공감을 샀던 게 아닐까 싶다.

가톨릭 신부가 어느 남매의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딸을 사랑하게 되는 설정부터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물 설정이었을 듯하다. 그러면서도 사랑의 과정을 액자식 구조로 기가막히게 이끌어가서 과연 대가다운 면모의 작품이었다.

‘선로지기 틸’은 작가의 데뷔가 이었다. 거기다가 첫 작품으로 문학적으로도 인정받은 작품이었다. 설정부터가 흥미롭다. 첫 번째 여인과의 결혼으로 낳은 사랑하는 아들이 둘째 부인에 의해 죽음에 이르자 이를 극복하지 못한 체 정신이상자가 되어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정말 드라마틱 하고 요즘같이 장르물이 각광받는 시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끝내주는 소설이다.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드라마화되어 영상으로도 제작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이런 특출난 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으며 파격적이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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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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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러브 누아르_한정현_교보문고

요즘은 단편 소설 하나에 작가의 작업기를 싫은 깜찍한 책이 나온다. 어찌 보면 엄청난 양한 장편 소설이나 소설집을 내는 부담감은 없어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1분 정도로 재생되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쇼츠 영상이 유행하고 있는 세상이어서 거기에 발맞추어 탄생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이미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영국에서 유행한 장르였다. 그걸 ‘칙릿’이라고 했다.

책 디자인도 컬러풀하면서 깔끔했고 가벼워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기도 딱 좋다. 마치 1회 용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2015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하며 작품 발표를 시작했다. 거기에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러브 누아르’

-198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장 스펙터클한 장르. 이름 없는 여자들의 러브 그리고 누아르

-“여긴 많은 미쓰들이 있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미쓰들.”

독특하게도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직장 생활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조금은 페미니즘이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엔 제목처럼 80년대를 사는 젊은 남녀에 대한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그보다는 여성 생활상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삶을 위한 뚜렷한 목표가 보였던 건 아니었다. 사실 시작부터 독자에게 불편함을 준다. 여성이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미쓰’라는 별칭을 불리는 건 왠지 여성 비하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

역시 이 책의 특장점이라면 작가의 개인적 작업기를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부분도 꽤나 할애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재미있는 건 솔직하게 이 장르가 ‘칙릿’이 아님을 밝히고 있었다. 이 부분도 작가의 창작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장르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고 관련된 외국 작품을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다. 물론 자료를 참고했다는 것 또한 밝힌다.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소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칙릿 소설에 관한 문학상도 생겨서 더 대중화되었으면 한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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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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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냉담_김갑용_소전서가


표지가 정말 순수한 느낌을 준다. 하얗고 하얀색이다. 특별한 그림 없이 그저 존재하는 공간을 표현한 듯하다. 하염없이 생겨나는 안개 같기도 하고 혹은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하얗게 가려버린 건가 싶다.

‘냉담’

-그 일을 그만두는 대로 그녀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괜찮으니 숨김없이 고백하라고. 그들은 솔직함에 집착한다. 진실하기를 바라서라기보다는 상대가 품은 비밀이 자신을 괴롭힐까 경계해서다.

소설가 김갑용은 1990년에 태어나 아산에서 자랐으며 어린 나이인 10대 때부터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후 201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슬픈 온대’가 당선되어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소설에 담는다는 불가능성에 도전하고 절망하는 이들이 주인공인 8편의 단편 소설집 ‘토성의 겨울(2022)’이 첫 책이다. 그리고 ‘냉담’은 그의 첫 장편 소설이다. 현재는 두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전염병이 창궐한 세상에서 정신적으로 나약한 한 남자가 기묘한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적 변화를 그린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겪어온 사람들은 소설의 배경 설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것도 아닌 아니어도 내적 갈등을 통한 공감을 주는 게 매력으로 보인다. 무거운 철학적 주제가 느껴지면서도 감정의 흐름을 타고 가다 보면 도달하는 심리적인 요소도 이 소설을 읽는 매력이라고 보였고 표지 디자인처럼 비어있는 듯하지만 하얗게 채워진 색처럼 독자만의 해석으로 매울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해석은 독자의 몫이고 느끼고 감동하는 것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즐겁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존재라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건 마찬가지라고 본다. 하지만 그게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기보다는 상실과 존재함이라는 이분법적 나눔 속에서 그래도 무언가 행복을 찾아야 하고 그래야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었다. 다시 한번 읽으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좋은 작품이며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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