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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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냉담_김갑용_소전서가


표지가 정말 순수한 느낌을 준다. 하얗고 하얀색이다. 특별한 그림 없이 그저 존재하는 공간을 표현한 듯하다. 하염없이 생겨나는 안개 같기도 하고 혹은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하얗게 가려버린 건가 싶다.

‘냉담’

-그 일을 그만두는 대로 그녀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괜찮으니 숨김없이 고백하라고. 그들은 솔직함에 집착한다. 진실하기를 바라서라기보다는 상대가 품은 비밀이 자신을 괴롭힐까 경계해서다.

소설가 김갑용은 1990년에 태어나 아산에서 자랐으며 어린 나이인 10대 때부터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후 201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슬픈 온대’가 당선되어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소설에 담는다는 불가능성에 도전하고 절망하는 이들이 주인공인 8편의 단편 소설집 ‘토성의 겨울(2022)’이 첫 책이다. 그리고 ‘냉담’은 그의 첫 장편 소설이다. 현재는 두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전염병이 창궐한 세상에서 정신적으로 나약한 한 남자가 기묘한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적 변화를 그린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겪어온 사람들은 소설의 배경 설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것도 아닌 아니어도 내적 갈등을 통한 공감을 주는 게 매력으로 보인다. 무거운 철학적 주제가 느껴지면서도 감정의 흐름을 타고 가다 보면 도달하는 심리적인 요소도 이 소설을 읽는 매력이라고 보였고 표지 디자인처럼 비어있는 듯하지만 하얗게 채워진 색처럼 독자만의 해석으로 매울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해석은 독자의 몫이고 느끼고 감동하는 것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즐겁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존재라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건 마찬가지라고 본다. 하지만 그게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기보다는 상실과 존재함이라는 이분법적 나눔 속에서 그래도 무언가 행복을 찾아야 하고 그래야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었다. 다시 한번 읽으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좋은 작품이며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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