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스토리의 비밀 - 인물의 변화와 감정의 흐름이 만드는 이야기의 힘
앤서니 멀린스 지음, 이민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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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잘 팔리는 스토리의 비밀_앤서니 멀린스_세종

신비롭다. 지금처럼 다양한 볼거리가 없던 조선 시대엔 길거리 광대의 춤이나 풍물놀이를 보며 사람들은 흥겨워 했다. 이후 흑백 티브이가 나왔을 땐 그 마을의 부잣집이나 회관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감상했다. 그때 김일 선수의 레슬링을 보며 울고 웃던 시절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컬러 화면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고 거대한 화면의 영화관도 생겼다. 역시 사람들은 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화면에 열광하며 행복해했었다. 시간은 흘러 현재는 넷플릭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젠 고가의 티켓을 끊어 영화관을 가기보다는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발달로 더욱더 편리해진 세상이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영화나 드라마 대본을 쓰는 작가에게도 변화가 찾아온 것 같다. 기본 작법이라고 할 수 있는 3막 구조 형식은 이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걸 무시한다는 건 아니다. 이 책을 읽고선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앤서니 멀린스 작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티브이 드라마를 비롯해 다큐멘터리, 웹 드라마, 참여형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시나리오를 쓰며 연출을 하고 있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고 퀸즐랜드 공과대학교에서 미술로 석사 학위를, 그리피스 대학교에서 시각예술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1000년, 첫 단편영화인 <스톱>으로 칸 영화제 공식 경쟁 부분에 초청되었다. 저자가 각본 및 감독을 맡은 프로젝트들은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상들을 두루 수상했으며 티브이 시리즈인 <로스트>는 2009년 프라임 에미상을 수상하게 했다.

그의 이력만 봐도 너무나 화려하다. 단순히 각본만 쓰는 작가가 아니라 감독이기도 했고 연출가이며 전공은 또 미술이다. 무려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역시 시대가 원하는 멀티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녀가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작법에 대한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써져 있어서 단순한 방법보다는 이야기 창작에 있어서 어떻게 분석하는지 알 수 있다. 다양한 영화를 통해 어떤 부분이 3막 구조랑 다른지 확실히 가르쳐 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엔 신인 작가와 작가 지망생들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이야기 창작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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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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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제로섬_조이스 캐럴 오츠_하빌리스

 개인적으로 소설이 좋다. 뭔가 순수하다는 느낌과 함께 세상에 내 소설을, 자식 같은 걸 내놓는다는 건 얼마나 의미 있을까. 물론 승승장구해서 다음 소설이 계속 나올수록 더 다양하고 발전된 이야기를 쓰겠지만 '제로섬'은 작가의 인생의 단편이자 문학적 색깔처럼 보였고 작가 특유의 감성적 묘사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나’와‘너’ 가 다르 듯 우리는 각자의 세상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게 어찌 보면 다른 결이겠지만. 
 조이스 캐럴 오츠는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활발하고 다양한 장르의 창작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64년 데뷔 이래 50편이 넘는 장편소설과 1,000편에 가까운 단편소설 외에도 시, 희곡, 비평 등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제로섬'은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예리한 시선이 돋보이는 단편집이다. ‘제로섬 게임’이라는 경제학적 개념을 감정과 권력의 영역으로 확장해, 사랑과 증오, 희생과 이득이 어떻게 얽히는지를 탐색한다. 오츠는 여성 화자의 내면을 통해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각 단편은 독립적이면서도 공통된 정서적 긴장을 공유하며, 독자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게 한다.
 특히 인물 간의 감정 교류가 일방적이거나 착취적일 때, 관계는 제로섬처럼 누군가의 만족이 타인의 상실로 이어진다. 오츠는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냉소적 구조를 비판하며, 인간의 본능과 도덕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그녀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롭고, 때로는 시적이다. 독자는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며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고통과 욕망에 이입하게 된다.

 『제로섬』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것을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가 맺는 관계의 균형, 혹은 불균형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며, 감정의 거래가 과연 공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다. 오츠는 독자에게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 소설이 더 많은 독자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 되어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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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장의 유령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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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피안장의 유령_아야사카 미쓰키_RHK

엉뚱하지만 얼핏 ‘피 한 장의 유령’으로도 읽혔다. 물론 말도 안되는 뜻이지만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공포 소설의 으스스함이 있었기에 기대가 되었다. 사실 밀실 미스터리 소설은 이미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이 워낙 유명하고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의 배경 소재로 쓰여왔기에 자칫 지루함을 주는 단점이 있다. 거기다가 미스터리 소설에서의 금기시 되는 시도인 초능력이나 초현실적인 상황 설정이 나오면 일단 거부감이 생긴다. 물리학 현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건 매력이 없다. 그래도 쓰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던가. 다양한 문학적 변주를 통해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만이다.

작가 아야사카 미쓰키는 1977년 일본 야마가타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발표한 단편 <미성년 의식>이 후지미 영 미스터리에서 준입선해 데뷔했다. 이후 <해바라기를 꺾다>는 제7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및 연작 단편집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다. 본격 미스터리에 인물 간 관계성을 섬세하게 설정해 작품을 집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본격 미스터리가 무엇인고 하니 수수께끼와 그 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추리 소설을 말한다. 단순히 범죄가 발생하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보다, 논리적 추리와 트릭, 알리바이 깨기, 밀실 살인 같은 퍼즐 요소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읽는 순간 몰입이 되었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술술 읽혔으며 섬세하게 묘사된 인물이 압권이다. 자칫 뻔하고 지루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작가의 내공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정통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읽는다면 특히 염력이나 초능력 때문에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능력이 있었기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이 기대가 된다. 뚜렷한 사건 발생의 동기와 주인공의 초목표가 매력적이었고 본격 미스터리 장르임에도 판타지적인 매력도 느낄 수 있다. 거기다 유령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은 충분히 공포 소설로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사건의 전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게 한다. 작가는 일본의 중견 소설가로서 입지를 굳히며 밀실 사건을 중심으로 독자에게 재미를 준다.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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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아포리아 14
롤랑 바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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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롤랑 바르트가 쓴 롤라 바르트_롤랑 바르트_21세기북스

오늘 하루도 롤랑 바르트 한 건가. 과연 인생이란 건 롤랑 바르트처럼 살아도 되는 것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나라는 인간은 삶의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결론은 모른다. 그저 살아가는 대로 살아갈 뿐이다. 물론 밥은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 하며 나름의 즐거움도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로랑 바르트의 책을 읽었음에도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그저 작가의 문학 세계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 좀 더 내면의 울림을 느껴본다면 낫지 않을까. 그래서 롤랑 바르트 하다고 한 것이다.

그는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기호학자이자 문학 비평가로 텍스트와 글쓰기의 본질을 탐구한 사상가이다. 1915년 프랑스 셰르부르에서 태어나 파르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과 고전학을 공부했다.

기호학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사실 굉장히 낯선 분야다. 기호학자들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즉 기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해석되는지를 탐구한다. 그건 단순히 언어나 문자가 아니라, 이미지, 제스처, 소리, 상징, 행동 등 의미를 전달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에게 글쓰기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의미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글쓰기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모든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텍스트성’ 이론을 발전시켰다.

책이 참 멋지다. 특특하고 두꺼운 하드커버 양장본에 매력적인 블랙 컬러가 마음에 든다. 적당히 두꺼운 분량의 책은 이 안에 얼마나 많은 문학적 보석이 들어있을지 기대하게 했다. 첫 내용은 롤랑 바르트의 어린 시절 사진이나 가족사진과 특별히 의미를 부여했던 장면 사진이 보였다. 덧붙여 짤막한 글도 흥미로웠다. 흑백 사진 속의 그는 신사적이고 지적인 모습이었다.

내용은 생각처럼 쉽게 읽히진 않았다. 오히려 빠르게 읽었다가는 이해도 못 하며 페이지를 넘길 것 같았다. 짧은 글들로 구성되었으며 다양한 주제의 조각들이 모여있어서 특별해 보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지만 필요하다면 제목을 찾아서 읽고 싶은 부분부터 봐도 좋을 듯하다. 아직 완벽히 그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의 에세이를 통해 문학적 사유를 해본다. 그럼으로써 철학의 깊이에 조금은 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소중한 책이 널리 읽혀서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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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의 타인
임수진 지음 / 문이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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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내 속의 타인_임수진_문이당

 마치 은하수를 흩뿌려 놓은 듯한 다채로운 감성을 안겨준 소설이었다. 세상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상업성에 익숙했다. 보편적인 서사를 통해 평가를 하지만 너무 익숙해지면 식상하기 쉽다. 더군다나 웹 소설과 웬 툰은 이미 많은 독자의 일상에서 중요한 취매 생활로 자리 잡혀 있는 게 현실이었다. 여기 임수진 작가님의 소설집 ‘내 속의 타인’ 은 마치 깊고 진한 드라이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은은하면서도 향기로운 매력이 있었다.
 그녀는 2004년 월간<수필문학>에 '아름다운 화석'으로 등단하며 다양한 작품을 문예지에 발표하였다. 심리적 흐름 중심의 구성과 플롯을 갖춘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소설이 좋다. 뭔가 순수하다는 느낌과 함께 세상에 내 소설을, 자식 같은 걸 내놓는다는 건 얼마나 의미 있을까. 물론 승승장구해서 다음 소설이 계속 나올수록 더 다양하고 발전된 이야기를 쓰겠지만 '내 안의 타인'은 작가의 인생의 단편이자 문학적 색깔처럼 보였고 작가 특유의 감성적 묘사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나’와‘너’ 가 다르 듯 우리는 각자의 세상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게 어찌 보면 다른 결이겠지만. 보편적으로 좀 더 예쁜 애가 있고 평범한 애가 있으면 왠지 모르게 인물이 좋은 쪽으로 주목을 받게 되고 그 사람이 더 잘한 것처럼 선입관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야기가 살짝 다른 쪽으로 갔는데 작가의 메시지 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주관적인 생각을 통해서 해석할 수도 있을 같다. 소설의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본질적 이야기로 점철되고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내 속의 타인’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고 각자 해석할 수 있도록 쓰였겠지만 독특한 작품이었다. 앞으로도 이 소설이 널리 알려져 승승장구하셔서 좋은 작품으로 독자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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