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트와이스’라는 설정과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마침 사전 서평단에 당첨되어 정식 출간 전에 조금 일찍 <트와이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이 쓴 이 작품은 ‘인생의 모든 순간에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 번의 선택으로 지나가 버리는 것이 당연한 삶에서 같은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앞선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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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이야기는 카지노 조사관 앞에 놓인 한 남자의 낡은 노트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는 인생의 모든 순간에 두 번의 기회를 얻었던 알피 로건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어린 시절 처음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된 알피는 이후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두 번씩 겪으며 예상치 못한 삶을 살아간다. 한 번 경험한 순간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에 카지노 조사관이 알피의 기록을 읽어나가는 구성이 더해지면서 그의 능력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가 어떤 선택들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하나씩 따라가게 만들며 이야기 자체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알피가 자신의 능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여덟 살 때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였다. 병을 앓던 어머니가 집에서 쉬고 있던 어느 날, 알피는 곁에 있으라는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지막 순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잠든 알피는 다음 날 아침 믿기 어려운 일을 겪는다. 전날과 똑같은 상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어머니 곁에 머문 알피는 이미 한 번 이 시간을 겪었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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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놀랍게도 알피의 말을 이해하고 그에게 일어난 일이 집안의 일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동시에 두 번째 기회가 첫 번째보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모든 실수를 고치려 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능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알피는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다. 시간을 되돌려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는 있었지만 죽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첫 번째에는 어머니의 임종을 놓쳤고 두 번째에는 바로 곁에서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알피에게 ‘한 번 더'라는 기회는 처음부터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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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어지는 알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어떤 방식으로 두 번째 기회를 사용해 왔는지, 그리고 그 선택들이 그의 삶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것은 티저북이라 알피의 긴 삶과 그가 감추고 있는 이야기의 전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한 번 더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얼핏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행운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선택이 언제나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한번 고쳐 쓴 삶 역시 또 다른 후회와 실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 능력을 행운이라고만 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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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는 완벽한 선택을 반복할 수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선택과 실수까지 포함한 불완전한 시간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도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고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부족하고 아쉬운 선택까지 품은 채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티저북은 가장 궁금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멈춘다. 후회와 실수로 가득한 과거를 지나온 알피가 마지막까지 되돌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결국 어떤 답을 내리게 될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어 정식 출간본에서 이어질 다음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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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가제본된 티저북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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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이라는 독특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악귀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밤 10시에 문을 여는 퇴귀 전용 미용실인 굿나잇 헤어살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커트와 파마, 두피 관리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미용실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서는 머리카락만 다듬는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붙은 귀신까지 함께 정리해 준다. 필요하다면 출장 미용도 나간다는 설정까지 더해지면서 일상적인 공간인 미용실과 퇴귀라는 전혀 다른 소재가 자연스럽게 한데 묶이며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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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의 가제본 서평단으로 뽑혀 운 좋게 정식 출간에 앞서 공개된 70쪽 남짓한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분량은 짧지만 귀신을 퇴치하는 미용실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빠른 전개가 맞물리면서 어느새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귀신과 괴물, 퇴마와 액션과 같은 소재에 일상의 미용이라는 의외의 요소를 결합한 방식도 신선하고, 장면마다 긴장감과 궁금증을 이어 가는 구성 덕분에 읽는 흐름도 쉽게 끊기지 않는다. 오히려 제한된 분량만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 이야기는 금세 속도를 내고 자연스럽게 그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소설은 불길에 휩싸인 보육원에서 한 아이가 홀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방 안은 연기로 가득하고 창문에는 쇠창살까지 설치되어 있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아이가 팽나무 화분을 끌어안은 채 정신을 잃어 갈 때, 온몸이 하얀 비늘로 덮인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아이를 구해 낸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검은 비늘의 괴물들이 아이를 내놓으라며 길을 막고, 하얀 괴물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들과 맞선다. 결국 궁지에 몰린 순간 팽나무에서 들려온 목소리와 함께 아이 안에 잠들어 있던 알 수 없는 힘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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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병원에서 눈을 뜬 아이에게 전날 밤의 일은 설명할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괴물 이야기를 사고의 충격으로 본 헛것이나 꿈으로 여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날의 화재와 괴물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희미해진다. 하지만 자신을 살리려 했던 하얀 괴물과 자신을 노렸던 검은 괴물, 그리고 팽나무를 통해 드러난 아이의 힘은 앞으로 굿나잇 헤어살롱과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증을 남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굿나잇 헤어살롱의 세 헤어스타일리스트 홍해와 성공, 매화가 출장 미용을 위해 산속의 한 저택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세 사람은 겉모습부터 성격까지 제각각이지만 평범한 미용사들과는 거리가 멀다. 기억을 잃은 채 열일곱 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홍해는 자유롭게 모습을 바꾸고 무엇이든 먹을 수 있으며, 성공은 팽나무 신령과 연결되어 특별한 힘을 사용한다. 매화 역시 악귀를 상대하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는 세 사람의 모습은 무거워질 수 있는 퇴귀 이야기에 적당한 유쾌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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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들이 찾아간 곳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집에 머물고 있는 고등학생 이보미의 집이다. 보미의 언니 보아가 한 달 전 학교에서 목숨을 잃은 뒤 보미에게도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고, 먼저 도움을 요청한 사람 역시 보아였다. 저택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보아의 영혼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보미에게 붙은 존재가 단순한 악귀가 아니라는 단서를 하나씩 찾아낸다. 특히 사진 속 보아와 보미, 친구들의 머리카락에 검붉은 기운이 얽혀 있는 것을 확인한 홍해는 그 배후에 수살귀가 있음을 알아챈다. 한 사람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 내는 일로 보였던 의뢰가 여러 학생과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굿나잇 헤어살롱의 첫 번째 퇴귀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보미에게 붙은 존재가 수살귀임을 알아챈 세 사람은 곧바로 퇴귀에 들어간다. 매화꽃 샴푸와 트리트먼트 젤, 퇴귀 가위처럼 미용 도구 하나하나가 악귀를 몰아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보미의 몸에 깃든 악귀를 머리카락으로 끌어내 잘라 내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수살귀는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홍해를 ‘불가사리’라고 부르며 그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듯한 말을 던지고 기억을 잃은 홍해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크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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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잃어버린 기억만이 아니다. 얼마 전 퇴귀 과정에서 김 실장이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겪은 뒤부터 그는 동료들이 또다시 다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성공과 매화가 몸을 아끼지 않고 악귀와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기에 수살귀를 따라가면 자신의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더해진다. 보미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과 자신의 과거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홍해. 과연 이들은 수살귀의 방해를 뚫고 무사히 퇴귀를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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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쪽 남짓한 가제본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다음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다는 것이다. 강렬한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개성 뚜렷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퇴귀 과정에서는 긴장감을 높이다가도 세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풀어 주는 등 호러 판타지의 재미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무섭고 기묘한 장면 사이에 유쾌함을 적절히 섞어 놓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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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 정식 출간본을 기다리게 한다. 홍해가 잃어버린 기억과 정체는 무엇인지, 굿나잇 헤어살롱의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지, 앞으로 또 어떤 귀신과 손님을 만나게 될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귀신을 쫓는 미용사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읽게 된 책이지만, 가제본을 읽고 나니 이제는 굿나잇 헤어살롱에서 펼쳐질 더 큰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짧게 맛본 만큼 정식 출간본에서는 어떤 세계가 더 펼쳐질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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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가제본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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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10 - 초원으로 가는 길 ㅣ 창비아동문고 354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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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들이 참 좋아하였던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가 드디어 완결이 되었다. 이 책은 쓸모없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났던 어린 암사자 와니니가 수많은 만남과 선택을 거치며 한 시대를 이끄는 우두머리로 성장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2015년 첫 권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이어진 이야기는 어느덧 100만 명이 넘는 독자를 만났고, 초등학교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도 꾸준히 읽혀 왔다. 2022년에는 IBBY가 선정한 ‘전 세계 어린이가 함께 읽어야 할 책’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권정생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뮤지컬에 이어 공연 실황 영화까지 제작되면서 책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무대와 스크린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한 권의 동화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10년에 걸쳐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으니 <푸른 사자 와니니>의 오랜 독자로서 마지막 권을 만나는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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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여정의 마지막인 <푸른 사자 와니니 10: 초원으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시리즈를 관통해 온 ‘성장’이라는 주제를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서 풀어낸다. 처음의 와니니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초원을 달리던 어린 사자였다면 이제는 무리를 책임지는 우두머리이자 성장한 딸들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가 되었다. 오랜 벗과의 이별과 불타 버린 검은 땅, 새로운 삶을 꿈꾸는 다음 세대를 마주하면서 와니니가 고민해야 할 것 역시 달라진다. 이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만큼이나 자신이 지켜 온 것을 어떻게 물려주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어린 암사자의 홀로서기에서 출발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무엇을 남기고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와니니가 처음 초원에 홀로 내던져졌던 순간부터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지금까지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러한 결말은 지난 10년의 이야기가 어디를 향해 달려왔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등장인물과 주요 인물들의 관계, 지난 권까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 오랜만에 시리즈를 다시 만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0권에 이르는 동안 와니니 곁에는 수많은 사자들이 머물렀다가 떠났고, 새로운 무리와 다음 세대가 등장하면서 인물들의 관계도 한층 넓어졌다. 특히 이번 권에서는 와니니 무리뿐 아니라 이들을 도운 코끼리와 새롭게 등장하는 수사자들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그동안 이어져 온 관계와 현재의 상황을 정리한 뒤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앞 이야기’에서는 한 살 무렵 무리에서 쫓겨났던 와니니가 친구들을 만나 자신만의 무리를 이루고 검은 땅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 주면서 어린 암사자였던 와니니가 지금의 우두머리가 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지나왔는지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한다.


10권은 인간이 놓은 불이 와니니 무리가 살아온 검은 땅을 집어삼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불길은 마른 풀숲을 따라 빠르게 번지고 와니니는 무리를 이끌고 불길이 닿지 않은 바위 언덕을 넘어 인간의 길 건너편 낯선 초원으로 피한다. 평소라면 서로 쫓고 쫓겼을 동물들까지 한 방향으로 달아날 만큼 불은 초원을 순식간에 뒤흔든다. 와니니 역시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끌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이지만 피난길 내내 마음에 걸리는 존재가 있다. 지난 권에서 입은 상처가 낫지 않아 눈에 띄게 쇠약해진 바라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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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불길을 벗어나 새로운 풀숲에 도착한 와니니는 그제야 바라바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힘차게 포효하며 곁에 있던 바라바라가 끝내 무리를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와니니는 곧바로 그를 찾아 되돌아가지만 검은 땅은 이미 불길에 휩싸였고 어디에서도 바라바라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삶의 터전을 잃은 상황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벗마저 사라지면서 완결편의 시작부터 와니니에게 또 한 번의 큰 상실이 찾아온다.


불길을 피해 도착한 새로운 초원은 검은 땅과 달리 사냥감이 풍부하고 평화롭다. 성장한 딸들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며 새로운 만남과 모험을 기대하지만, 와니니의 마음은 여전히 검은 땅을 향해 있다. 불에 타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풀이 돋고 동물들이 돌아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함께 터전을 일구고 무리를 키워 온 와니니에게 검은 땅은 쉽게 포기하고 떠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딸들에게는 익숙한 터전을 지키는 일보다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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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딸들의 모습은 첫 권에서 마디바가 정한 질서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던 어린 와니니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는 자신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입장이었던 와니니가 이제는 부모이자 우두머리가 되어 다음 세대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자신이 지켜 온 검은 땅으로 돌아가려는 와니니와 새로운 세상을 향하려는 딸들의 모습이 나란히 놓이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세대의 변화로 시선을 넓힌다. 와니니의 성장이 자신만의 무리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무리에서 자란 이들이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날 수 있도록 바라보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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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초원에서 와니니는 오래전 자신이 찾아 나섰던 전설의 장소와 다시 연결된다. 호기심 많은 타야리가 깊은 구덩이에 빠졌다가 두 늙은 수코끼리에게 구조되는데,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비구름이 머무는 초원’이다. 이곳은 첫 권에서 어린 와니니가 잠보, 아산테 아저씨, 말라이카와 함께 찾아갔다가 가파른 낭떠러지에 막혀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뜻밖의 방식으로 다시 그곳의 소식을 접한 와니니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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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낯선 초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와니니의 딸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존재들을 만나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상을 경험하면서 저마다 원하는 삶의 모습이 조금씩 뚜렷해지는 것이다. 와니니는 그런 딸들의 선택을 대신 결정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지켜보며 필요할 때는 떠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 이후 다시 찾은 검은 땅에도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기다리고 있어 와니니는 우두머리로서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공하는 사냥만이 사냥인 건 아니다'라는 말은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만큼 실패하고 돌아서고 다시 선택하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와니니 무리의 삶의 방식을 보여 주며 오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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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의 첫 장면을 떠올려 보면 와니니의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리에서 쫓겨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던 어린 암사자는 어느새 다른 이들을 이끌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줄 아는 우두머리가 되었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 새로운 시작을 거치며 조금씩 달라져 온 와니니의 모습은 10권에 걸친 긴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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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원이 선물한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라는 와니니의 다짐도 오래 남는다. 10년 전 작고 서툰 암사자로 처음 만났던 와니니가 훌쩍 성장한 것처럼,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우리 집 아이들도 어느새 한 명은 성인이 되었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와니니의 초원을 만나 온 지난 시간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어 마지막 책을 덮는 마음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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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클럽 1 - 보름밤의 담력 시험 ㅣ 도도클럽 1
조우리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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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속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읽게 된 책이다. <도도 클럽 1 - 보름밤의 담력시험>은 한국 전통의 도사를 키우는 도량중학교를 배경으로 각자의 비밀을 지닌 비아, 도림, 소이가 도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도깨비와 요괴, 부적과 도술 등 우리 전통 설화의 요소를 더해 학교 판타지라는 익숙한 장르를 새로운 분위기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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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도량중학교 입학을 앞둔 세 친구가 보름밤 담력시험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도깨비왕의 후계자인 비아, 도사 집안 출신으로 부적을 사용하는 도림, 인간을 관찰하기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 소이는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요괴와 맞서게 된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이 책은 세 친구가 서로를 알아가고 도사로서 첫 시험을 치르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모험과 성장의 시작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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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이야기는 도량중학교 신입생들이 예비 소집일에 참석하기 위해 도량산을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이들은 보호자와 함께 산 아래에 도착하지만, 안내문을 든 채 혼자 학교를 찾아가야 한다. 그중 비아는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을 생각하며 설레지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긴장하기도 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오른쪽 가슴에 손을 얹는 모습에서 비아가 인간이 아닌 어린 도깨비라는 사실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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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향하는 길에서 아이들은 오르막길과 갈림길을 지나며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처음 만난 아이들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과정은 앞으로 이들이 친구가 되고 함께 사건을 겪게 될 것임을 보여 준다. 산속에 자리한 도량중학교와 학생들만 참석할 수 있는 예비 소집일, 그리고 저마다 비밀을 지닌 신입생들의 등장은 학교가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며 이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도량중학교에 들어선 뒤에는 또 다른 주인공 도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입생 대표로 단상에 오른 도림은 단정한 단발머리와 또렷한 인상만으로도 첫 등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비아와는 다른 분위기를 지닌 도림은 유서 깊은 도사 집안의 막내딸로, 도사라는 존재와 도량중학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덕분에 도림을 통해 작품의 세계관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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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림이 지니고 있는 만사형통 부적은 이후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장치이자 어떤 사건이 다가올지 기대하게 만든다. 도림의 아버지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하라고 당부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 부적이 쓰이게 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이처럼 저자는 도사와 부적이라는 우리 전통의 소재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녹여 내며 앞으로 펼쳐질 사건을 기대하게 만든다. 비아와 도림, 그리고 아직 모습을 모두 드러내지 않은 소이가 어떤 방식으로 힘을 모아 가게 될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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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보름밤에 열리는 신입생 담력시험이다. 룸메이트가 된 비아와 도림은 늘 수첩을 들고 다니는 소이와 함께 예상하지 못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서로 다른 성격과 비밀을 지닌 세 아이가 처음으로 힘을 모으는 과정은 앞으로 이어질 모험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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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담력시험은 단순히 용기를 겨루는 행사가 아니라 도량중학교에 숨겨진 또 다른 비밀을 암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학생들만의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시험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곳곳에 남겨진 단서들은 '이 시험은 왜 열리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만든다. 저자는 사건의 실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은 채 긴장감을 이어 가며 독자가 세 친구와 함께 학교의 비밀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세 친구가 마주하게 될 첫 번째 모험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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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시리즈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첫 권에서는 도도클럽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세 친구가 처음으로 힘을 모으는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앞으로 이어질 모험을 위한 배경과 인물들의 관계를 차근차근 쌓아 나간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사건의 해결 자체보다 도도클럽이 어떤 모임이며 세 친구가 어떤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지를 보여 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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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 전통 설화의 소재를 학교 판타지와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깨비와 도사, 요괴와 부적 같은 요소를 학교생활 속에 녹여 내면서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구성하고 있어 굉장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나몬 작가의 그림은 도량중학교와 등장인물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책 말미에 수록된 한자어 사전은 작품 속 용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첫 권에서 도도클럽이 결성되고 첫 사건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이들이 어떤 사건을 만나고 도사로서 어떻게 성장해 갈지 다음 권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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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김선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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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띠지에 적힌 “슬픔도 유행이 되어야 사람들이 안 잊어.”라는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제본 서평단으로 작품의 일부를 먼저 읽었을 때는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 단숨에 읽었지만, 결말까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유명 인플루언서 진다이아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어떻게 밝혀질지, 작가가 이 사건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너무 궁금했는데 정식 출간과 함께 비로소 작품 전체를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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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이면에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인간관계와 인정 욕구를 담아내고 있다. 소설은 조회수와 '좋아요'가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이미지가 실제 삶을 대신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다니'가 진다이아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단순히 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우리가 타인을 얼마나 쉽게 소비하고 판단하는지, 그리고 화면 속 이미지가 아닌 한 사람 자체를 바라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되짚어 보게 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진다이아의 죽음보다 그 죽음을 둘러싼 온라인의 풍경이다. 마지막 게시물의 댓글 창에는 추모와 비난, 의혹이 뒤섞여 끊임없이 쌓이고, 새로 고침을 할 때마다 '좋아요' 수는 늘어나지만 팔로워 수는 빠르게 줄어든다. 이 장면은 한 사람의 죽음마저도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소비되고, 관심 또한 빠르게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소셜미디어의 단면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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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러한 풍경을 제시한 뒤 곧바로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진다이아를 둘러싼 엇갈린 반응과 분위기를 먼저 보여 주며 '과연 진다이아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품게 한다. 이후 이야기는 그 질문을 따라 진다이아의 삶을 하나씩 되짚어 나가고 독자는 흩어진 단서를 따라가며 사건의 진실에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진다이아를 하나의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엄마와 동생 루비, 세정, 수영, 그리고 서준까지 저마다 기억하는 진다이아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었고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저자는 한 사람을 둘러싼 여러 기억과 감정을 쌓아 가며 인플루언서라는 이미지 뒤에 있던 진다이아의 삶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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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가 진다이아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에서 그녀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장면도 인상 깊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사진 한 장이었지만 진다이아에게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는다. 소설은 이 장면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어떻게 타인의 시선과 숫자에 자신을 맞추는 삶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결국 진다이아의 이야기는 한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넘어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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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바로 '본다는 것'의 의미이다. 추모식장에서는 진다이아를 기리는 영상이 흐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진을 찍고 게시물에 올릴 문구와 해시태그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고 있었고, 이 장면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받아들이는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타인을 기억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사람보다 이미지와 반응에 더 익숙한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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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는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넘어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이다. 우리는 보이는 모습만으로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소설은 서로 다른 기억과 시선 속에서 한 사람을 단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며 타인을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제대로 바라보려는 태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화면 너머의 누군가를 향한 이야기인 동시에 지금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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