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 야구 만화 도감 2 : 심화편 반전 도감 5
익뚜 지음, 김양희 감수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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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워낙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야구 만화 도감 2>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그 기대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만족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라는 말이 딱 맞게 야구의 복잡한 전략과 데이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유쾌하게 풀어낸 심화편이다.


투수의 구종 선택부터 공격·수비 전략, 포지션별 특징까지 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야구 상황을 만화를 통해 쉽게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OPS, WAR 같은 통계 데이터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단순한 규칙 이해를 넘어 야구 경기를 읽는 눈을 기를 수 있게끔 한다. 또한 KBO와 MLB 등 국내외 실제 프로야구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된 설명은 현실감과 몰입도를 더하며 현역 스타 선수 24명의 정보까지 담겨 있어 어린 독자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여기에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KBO 선수 띠부씰은 소장 가치를 더하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책은 맨 처음에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를 수락하여 이 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야기는 시작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 리그 우승팀 ‘이겼스’와 미국 리그 우승팀 ‘다졌스’가 맞붙는 대결이 펼쳐진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를 자극한다. 단순한 상상이나 책 속 이야기가 아닌 정말 이런 경기가 열린다면?이라는 생각에 더욱 책에 몰입하게 만든다. 게다가 팀 이름에서부터 센스가 넘친다. ‘이겼스’와 ‘다졌스’라는 이름은 누구나 웃음을 터뜨릴 만한 이름에 저절로 눈길이 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과연 누가 이길지에 대한 호기심이 절로 생기게 만든다. 이름만 봐도 결과가 정해진 듯 보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각 팀의 전력과 장단점에 대한 단서들이 슬쩍슬쩍 드러나며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그리고 주인공 주니가 어렵게 이벤트 경기 초대권을 직접 구해내었다고 말하는 장면은 이 특별한 경기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진지한 승부가 될 것임을 암시하며 이야기에 무게감을 더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겼스가 진짜 이길까?, 아니면 다졌스는 정말 세계 최강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야구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선발 투수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 이 책의 진가가 제대로 알 수 있다. 선발 투수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왜 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존재인지, 그리고 KBO 리그에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만화 속 캐릭터들의 유쾌한 대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체력과 멘탈 관리, 부상 위험, 예고제와 오프너 전략까지의 내용은 생각보다 꽤 전문적인데 만화로 표현되어 있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야구를 잘 모르는 독자에겐 기본 개념을 차근차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이미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에겐 경기 운영과 전략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흥미로운 포인트를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읽는 재미도 있고 배우는 재미도 크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야구의 규칙이나 전략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선수 vs 선수’ 비교 페이지는 이 책만의 독특한 재미를 더해준다. 마치 부록처럼 구성된 이 비교 코너는 실제로 야구장에서 활약 중인 KBO와 MLB 선수들을 나란히 소개하면서 직관적인 비교와 분석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기아 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거너 헨더슨 선수를 비교해 소개하고 있는데, 김도영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주루와 수비가 강점인 3루수이며, KBO 리그 최연소 MVP 수상자라는 이력도 인상적이다. 반면 헨더슨은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으며,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유격수로, 파워와 수비, 어깨까지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자랑한다. 이처럼 실제 선수들의 데이터와 특징을 나란히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은 국내외 야구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자연스럽게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야구에 대하여 단순히 규칙을 알려주는 입문서를 넘어 현대 야구의 복잡한 전략과 데이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특별한 야구에 대한 심화된 이야기들이 총망라된 책이다. 숫자와 통계를 이야기하면서도 인간적인 승부의 감동을 놓치지 않고,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 책은 야구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주고, 이미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경기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야구가 더 재미있어지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렇기에 만약 야구를 좋아하거나 혹은 야구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는 게 어떨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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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수학 사전 - 외계어 같던 개념이 이야기처럼 술술 읽힌다
벤 올린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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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표지만 보아도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수학을 언어로 해석한다는 독창적인 발상에서 출발하여 기존 수학 입문서의 깨는 그야말로 신박한 수학책이다. 단순한 공식의 암기나 문제 풀이 방식에서 벗어나 숫자는 명사, 연산은 동사, 공식은 문법이라는 언어학적 관점으로 재구성하여 더욱 신박하다. 이렇게 이 책은 수학을 단순한 계산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제시하며 새로운 해석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벤 올린은 전작 <이상한 수학책>에서부터 독특한 유머와 일러스트, 그리고 탁월한 비유로 쉬학을 쉽게 풀어내는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책에서는 더 나아가 수학을 '말처럼 배우자'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며 특히 수포자나 문과생, 수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단순히 수학 개념을 사전식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장은 짧고 재미난 에피소드, 익살맞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실생활 사례 등을 통해 수학 개념을 아주 쉽고 자연스럽게 익히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수학자들의 관용어, 수학적 유행어까지 소개함으로써 교과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수학의 문화적 맥락까지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초등학생부터 성인 독자까지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수학을 처음 접하거나 기존 수학 교육 방식에 어려움을 느꼈던 이들에게 특히 이 책은 유익하며 수학적 사고력과 언어적 감각을 동시에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백과사전식 정보 전달이 아니라 수학을 언어로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학을 숫자(명사), 연산(동사), 공식(문법)으로 구성된 하나의 언어 체계로 바라보는 그의 접근은 기존의 암기 중심 수학 교육과는 분명히 다르다. 저자는 수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흔히 겪는 혼란을 소개하며 그것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 언어에 대한 교육적 전달의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지적하며 독자들이 수학을 ‘읽고 쓰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 특히 저자는 수학에 대한 오래된 질문인 “수학은 발견되었는가, 발명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그는 수학을 자연 속에서 ‘발견된 나무’를 둘러싼 ‘설계된 집’에 비유하며, 수학은 발명을 통해 구조화된 발견의 언어라고 말한다. 이 비유는 수학이 세계의 진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인간 이성이 만들어낸 정교한 언어 체계라는 저자의 관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렇게 이 책은 수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자 한다. 이는 단지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학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언어가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지를 깨닫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책은 수학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제시하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장과 재치 있는 일러스트는 수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개념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음수에 대한 설명은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음수를 단순한 수가 아니라 수학의 체계를 정돈하고 통합하는 열쇠로 소개한다. 해발과 해저를 하나의 개념인 ‘고도’로, 덧셈과 뺄셈을 하나의 연산으로, 과거의 복잡한 방정식을 하나의 깔끔한 공식으로 통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음수다. 그리고 이러한 음수의 역할을 그는 재치 있는 농담으로 비유한다. 부정적인 성격의 사람이 파티에 오자 “누가 방금 나갔지?”라고 묻는 상황처럼 음수는 존재를 부정하지만 체계를 완성하는 요소라는 점을 유쾌하게 강조한다. 이처럼 이 책은 수학을 언어처럼 다루며 개념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의미와 기능을 직관적으로 풀어내어 책에 대한 몰입과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백과사전식 개념 나열이 아니라, 주제 중심으로 조직된 구성 속에서 수학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풀어낸다. 각 장은 수학의 언어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명확한 흐름을 갖추고 있으며, 구성 면에서도 체계적이다. 예를 들어 1장에서는 숫자를 ‘명사’에 비유하며, 숫자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세상의 대상을 지칭하는 언어적 단위임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연산을 ‘동사’로 보아, 수 사이의 관계와 작용을 드러낸다. 3장에서는 공식이 문장을 만드는 ‘문법’처럼 작동한다는 점을 통해 수학적 문장의 구조와 의미를 밝힌다. 4장에서는 쿠키 더미, 동전, 들통 등 일상적인 사례를 활용해 개념을 스토리로 풀어내고, 5장에서는 수학자들의 표현 방식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수학이 단지 계산의 언어가 아니라 문화적 언어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각 챕터는 수학을 언어처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적이며 유기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수학을 처음 접하든, 다시 도전하든 관계없이 수학의 개념들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수학적 사고를 표현하는 방법까지 익힐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수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쓸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친근한 비유와 유머, 그리고 잘 구성된 설명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수학이라는 언어를 자유롭게 읽고 쓰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수학을 단순히 계산의 기술이 아닌, 생각하고 표현하는 언어로 바라보게 만든다. 저자는 숫자와 기호를 문장처럼 해석하고, 연산을 관계의 동사로 읽으며, 공식을 문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문제를 풀기 전에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묻는 자세, 그리고 개념의 본질과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진짜 수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외워야 할 공식 대신, 말처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수학의 세계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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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수학 사전 - 외계어 같던 개념이 이야기처럼 술술 읽힌다
벤 올린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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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수학책 시리즈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 책이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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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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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가 이번 생에는 북두당의 책방지기로 환생했다'는 책 띠지의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환생 판타지의 설정을 뛰어넘어 고양이라는 독창적인 시선을 통해 문학, 생명, 창작, 기억의 본질을 탐구하며 환상적 설정 속에 철학적 사유를 정교하게 녹여내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했던 이름 없는 고양이의 환생체인 쿠로가 있다는 것도 꽤 인상적이다. 에도 시대 대기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덟 번의 생을 살아온 쿠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회의와 상처를 품은 채, 어느 날 신비한 고서점 북두당에 이끌리듯 도착하게 된다. 북두당은 단순한 고서점이 아닌 책을 사면 저절로 재고가 채워지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점주 에리카의 일상, 그리고 주술적 기운이 얽힌 비범한 공간이다. 쿠로는 이곳에서 작가를 꿈꾸는 열 살 소녀 마도카를 만나고 그녀의 순수한 글쓰기에서 과거의 주인 소세키를 떠올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쿠로는 ‘이야기란 무엇인가’, ‘존재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질문을 품고 스스로의 삶과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 책은 고양이 환생이라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존재의 의미, 창작의 고통과 구원, 생명과 언어의 관계처럼 무게감 있는 주제들을 정제된 언어와 따뜻한 서술로 풀어내었다. 판타지라는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 문학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책의 이야기는 이름조차 얻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고양이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했던 세 번째 생은 고양이 쿠로에게 가장 평온하고 행복한 시절이었지만 끝내 진명, 고양이에게 있어 존재의 격을 뜻하는 이름을 얻지 못한 채 끝나버린 기억이기도 하다. 쿠로는 여덟 번의 생을 거치며 인간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키워왔고, 마지막 아홉 번째 생에서는 다시 태어난 가족조차 경계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결국 떠날 존재이며, 그 호의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처럼 한 고양이의 냉소적이고 철학적인 시선으로 삶과 이름, 존재의 의미를 되짚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비 내리는 어느 날, 북두당 앞에서 몸을 웅크린 쿠로는 낯선 여자를 목격한다. 고양이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날에도 그녀는 물그릇을 채우고, “언제든지 와도 돼”라는 말을 조용히 남긴다. 그 순간 쿠로는 자신을 향한 친절과 기다림이 담긴 그 말에 흔들리고 만다. 이후 쿠로는 북두당을 몰래 관찰하며 점점 더 많은 의문을 품게 된다. 책은 팔리는데도 재고가 줄지 않고, 고양이들은 마치 여자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듯 반응한다. 그녀는 단순한 서점 주인이 아닌 것만 같다. 고양이들과 책, 그리고 이야기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그녀, 에리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처럼 북두당은 쿠로의 마음에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스며드는 신비로운 장소로 자리잡는다. 그리고 다시는 인간과 엮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쿠로조차 이곳에서 다시 한번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다.


쿠로는 처음엔 북두당을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나 점주 에리카의 꾸밈없는 배려와 고양이들과의 조화로운 일상을 지켜보며, 경계심은 서서히 누그러진다. 그렇게 쿠로는 북두당의 다섯 번째 고양이로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작가를 꿈꾸는 열 살 소녀 마도카를 만나게 된다. 서점의 손님이었던 마도카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 서툴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쿠로의 전생 중 하나는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이 이야기 전체의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서사로 꽤 인상적이면서 매력적인 이 책의 설정이다. 이는 바로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로 살아갔던 세 번째 생이다. 이름 없이 곁에 머물렀지만, 쿠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탄생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목격한 존재였고, 자신이 그 소설의 실제 모델이라는 자의식을 품고 있다. 무심하고 냉소적인 듯 보였던 소세키가 창작이라는 행위를 통해 서서히 변화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쿠로는 처음으로 이야기라는 것의 힘과 온기를 경험한다. 정작 자신의 이름은 끝내 부여받지 못했지만 쿠로에게 그 시간은 여덟 번의 삶 중 가장 온전하고 명확한 기억으로 남는다. 과연 이번 생에서 쿠로는 자신만의 이름을 곧 ‘진명’을 얻고 서사 속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에리카는 어떤 서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까? 이 책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책은 단순한 고양이의 환생 판타지를 넘어 삶과 죽음, 기억과 회복, 문학과 존재를 입체적으로 직조해내고 있다. 주인공 쿠로가 거듭된 환생을 통해 자아의 실체를 되묻고 북두당이라는 신비한 공간 안에서 책과 인간, 고양이 사이의 관계를 다시 짚어나가는 과정은 이야기 자체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이 작품은 고양이를 사랑한 문학인들인 나쓰메 소세키, 이나가키 타루호, 이케나미 쇼타로 등이 등장하여 창작이라는 고독한 행위와 그 속의 감정들을 정교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문학적 유산은 쿠로의 기억과 교차하며 이 이야기를 더욱 깊은 울림으로 이끈다.


이야기는 결국 쿠로가 생과 사, 시간과 감정의 경계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정체’와 맞닥뜨리며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간다. 이야기의 전개는 점차 더욱 확장되며, 현실과 환상을 부드럽게 넘나든다. 이 소설의 진가는 그것이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이야기를 쓰는 존재와 그 곁을 지키는 또 다른 존재에 대한 헌정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문학을 쓰는 이유, 삶을 견디는 힘, 그리고 말없이 곁에 머물러주는 이들에 대한 고요한 찬사말이다. 그렇기에 문학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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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충격파 - 성균관대 김장현 교수의 AI 인사이트
김장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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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AI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호기심을 넘어 필수가 되어버린 시대이다. 사회 곳곳에서 AI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정치, 경제를 넘어 교육, 일자리, 윤리 등 우리의 삶 전반에 미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시기에 단순히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넘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통찰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AI를 국가적인 아젠다로 삼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책은 그 흐름을 예리하게 짚어내며 AI가 바꿔놓은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등장이 가져온 사회적인 충격, 인간 고유의 영역을 넘보는 AI의 창의력, 가짜 뉴스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어두운 이면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AI 시대의 격변에 대한 통찰과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 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시한다.


책은 챗GPT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생성형 AI 혁명의 충격과 가능성을 짚으며 우리가 지금 문명의 전환기 한가운데 서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는 지금 AI라는 보이지 않는 충격파 중심에 있다. 이 거대한 파동은 경제, 노동, 교육,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에선 AI가 생산성과 의료, 과학의 혁신을 이끌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기대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초지능의 등장과 대규모 일자리 소멸, 기술 불평등의 심화라는 디스토피아적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를 국가 생존 전략으로 삼고 본격적인 투자와 제도 정비에 나섰다. 현 정부가 AI 산업에 100조 원을 투입하고 대통령실에 AI 수석비서관직을 신설한 것은 기술을 단순한 선택이 아닌 국가 백년대계로 인식한 상징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전환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대나 공포가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과 전략적 대응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AI의 현재부터 다가올 특이점, 그 빛과 그림자,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현실적인 대응 방안까지 다섯 개의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이 책은 기술 변화 그 너머에 있는 사회 구조, 인간의 역할, 그리고 생존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고 인공지능을 둘러싼 막연한 논의를 넘어 독자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책은 인류가 맞이한 전환점에서 인공지능이 우리 삶과 문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를 통찰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포스트휴먼 시대를 배경으로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환경, 의료, 감정, 법과 안보까지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공존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음을 강조한다. AI는 기후 위기와 의료 혁신, 고령화와 정신 건강 문제, 에너지 전환과 스마트 도시 구축 등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동시에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AI는 인간과의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가며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산업의 기반을 형성한다. 이 책은 기술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조명하며 우리에게 변화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그 흐름을 주도할 것인가를 묻는다. 미래의 방향은 기술이 아닌,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가올 시대의 중심에는 AI가 아니라, AI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AI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이제 일상 속 도구로 자리 잡았고 그 확산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빠르게 퍼진 기술일수록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환각 현상과,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있다. 특히 학업 스트레스가 높은 대학생일수록 AI에 쉽게 의존하고, 그 결과 창의성이나 비판적 사고가 약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중요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AI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AI 리터러시’, 즉 여러 AI의 답변을 비교·분석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나의 AI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역량은 독서, 여행, 교육 등 인간적인 경험과 기술 친숙도를 통해 길러진다. 결국 AI의 시대는 단순히 기술을 잘 쓰는 시대가 아니라그 속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의 시대이기도 하다.


결국 이 책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단순한 기술적 진보로 다루지 않고 있다. 사회, 경제, 교육, 인간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AI가 미치는 파장을 균형 있게 바라보며 독자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은 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공포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이해와 판단, 그리고 능동적인 대응임을 강조한다. AI가 삶 깊숙이 파고든 지금, 우리는 기술의 흐름에 휩쓸리는 존재가 아니라, 그 위에 올라타 스스로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 하겠다. 기술과 함께 인간다움을 지켜내고 변화 속에서 주체적으로 길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실질적인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결국 미래의 중심에는 AI가 아니라, AI와 함께 길을 만들어갈 인간이 있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미래를 준비할 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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