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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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 속 아이가 너무 행복해 보여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일상공간인 학교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묘하면서도 신비한 이야기로 몰입감을 선사하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동화집이다. 


책의 넘기자마자 만나게 되는 책 날개 한 편에 적힌 저자의 글은 6교시가 끝난 후 홀로 교실에 남아 상상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크고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게 만든다.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이끌려 이 책 속 기묘한 여섯 이야기를 통해 잠시 상상의 즐거움과 행복에 빠져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표지 그림으로 시작되는 '커튼 뒤편에서'는 교실안의 커튼이 바람에 부풀 때 나풀거리는 소리와 햇살과 커튼 그림자가 만나 만들어지는 멋진 물결무늬가 주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 채린이는 커튼을 보며 상상을 하곤 했는데, 나의 눈길을 사로 잡았던 표지 그림은 바로 커튼이 만든 물결무늬를 보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진 채린이의 모습이었다. 커튼을 보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하던 채린이는 반 아이들과 함께 들키지 않을 수 있는 커튼 뒤에 신나게 잠자리 낙서를 했다


다음 날 채린이와 아이들은 잠자리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렸다. 낙서란 게 원래 그릴 때만 재미있으면 되었지, 어디에 어떤 걸 그렸는 지 계속 생각하지 않듯이 말이다. 그런데 수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파르륵 파르륵. 처음에는 창가 자리에 있는 아이들만 들을 수 있던 그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어느새 교실 안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커튼 속에서 잠자리 수십 마리가 날아오르는 날개 소리였다. 하늘을 가득 메운 세때처럼 날아오는 잠자리는 바로 전날 채린이와 아이들이 그렸던 낙서잠자리였다. 다음날 커튼 속에서 날아오른 낙서잠자리는 커튼 끝에서 끝으로 날아올랐고, 그 바람에 커튼이 교실 밖으로 날아오르게 되었다. 커튼을 잃고 싶지 않았던 채린이는 커튼 끝을 잡았고, 결국 채린이는 커튼과 함께 교실 밖으로 날아오르게 된 것이다. 낙서 잠자리의 날개짓과 함께 위로 위로 날아오르게 된 채린. 과연 채린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채린이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추천해본다. 선생님께 혼나지 않으려고 커튼 뒤에 한 낙서 잠자리가 다음날 날아올라 커튼과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신박하면서도 재미난 '커튼 뒤편에서'를 시작하여 이 책은 아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서는 교문 가운데 둔 소원 지팡이가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어 학교를 막아버리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누군가는 칠판에 자기 이름을 적어 미지의 세계를 엿보기도 한다. 그렇게 상상의 상상이 이어져 이야기는 신박하면서도 기묘하며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나씩 읽다보면 학교라는 공간이 더이상 지겨운 일상이 벌어지는 장소가 아니라 새롭고 신비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설레이는 장소로 느껴지게 된다. 지루한 일상에 지쳐가는 아이가 곁에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이 설레임과 두근거림으로 바뀌게 되는 마법의 순간을 경험해보도록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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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일 수 있다면 - 제1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임고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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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현대문학과 미래엔의 제 1회 청소년 수상작이며, 불가사의한 외부의 힘에 의해 온 지구가 영하 200도로 급속하게 냉각된 세상에 얼어붙은 인간을 녹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10대 두 자매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 그대로 모두가 얼어붙은 세상에서 얼어붙은 누군가를 '녹일 수 있다면', 이 책은 과연 누구를 녹일 것인가를 질문하며 더 깊은 여운과 울림을 남긴다.


이 책의 이야기는 모든 것이 200도 이하로 얼어붙은 세상에서 주인공 태서진이제멋대로 집을 나간 동생 태서리를 찾아 나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괴짜 천재 과학자인 할머니의 예언대로 지구는 어느 날 나타난 외계 생명체의 의해 갑자기 꽁꽁 얼어버렸다. 지구에 난리가 두달 전, 자매는 지금의 주택으로 이사했다. 주택의 지하에는 순식간에 살아있는 모든 것이 얼어붙는 재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체온 유지 슈트, 채소가 재배되는 유리온실, 영양소를 다 갖춘 에너지바, 로봇 진료실, 튜브나 해동기 같은 장치들과 같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풍족하고 섬세하게 갖춰 있었다. 그곳에서 둘이서 보낸 일상의 평온은 서리가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사라져버린 것으로 깨져 버렸다. 서리가 남긴 편지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날 꼭 녹여줘. 빨리 와! 기다릴게'로 끝났다. 서진은 서리를 녹이기 위해 장비를 챙겨 길을 나섰고, 가는 길에 서리가 녹이고 싶어하는 남자애는 빼고 서리만 녹일 거라는 다짐을 하였다.


서리가 남긴 편지대로 놀이터에 가 서리라고 생각한 얼어붙은 아이를 해동시켜놓고 나니 서리가 아니라 왠 남자애였다. 그렇다면 서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진은 자신의 바람대로 서리만 녹여서 돌아오진 못하고 서리의 남자친구인 혜성만을 녹여 서리가 아닌 혜성과 함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혜성과 함께 서리을 찾아 나서게 된 서진. 이 책에서 얼음 인간을 녹일 수 있는 능력은 오직 서진과 서리에게만 있다. 그리고 한편 서리는 학교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갖혀 있는 서진을 위해 가해자인 유진을 녹이고 혜성을 위해 혜성의 형인 태양도 녹인다.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서진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유진과 마주하고 너무나 놀라 유진을 피해 텐트 밖을 나갔다가 얼어붙고야 마는데... 과연 얼어붙은 서진은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얼어붙은 세상에서 누군가를 녹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서진과 서리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은 모든 것이 얼어붙은 세상에서 서진과 서리의 두자매와 서진이 서리인 줄 알고 녹인 혜성, 서리가 녹인 유진과 태양의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게 한 집에 모인 다섯 아이들은 누구를 녹이고 누구를 얼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며 이 질문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향하고 있다. 서진은 약하고 선한 사람들을 녹이고 싶었다 하지만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도 힘든 얼음 인간들 사이에서 반드시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만을 골라 녹일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고 어떤 선택이든 후회와 실수를 가져올 수 있음이 이 책을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완벽하지 않고, 어른들도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들이 다 얼어 붙은 세상에서 아이들은 어떤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결코 끝나지 않고 끝낼 수도 없는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는 깊은 여운과 묵직한 질문을 함께 우리에게 던진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여 녹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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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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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귀여운 표지 그림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포근한 눈이 소복소복 쌓인 팥빙수산 꼭대기에 사는 눈사람 펑펑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눈사람 안경점'을 열고 안경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책이다. 안경점을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심을 다해 응원해주기 때문일까. 안경점을 찾아온 손님들은 저마다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유쾌한 웃음 그리고 감동이 있는 눈사람 안경점의 이야기의 첫번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눈사람 안경점 펑펑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펑펑은 사계절 내내 눈으로 뒤덮인 팥빙수 산 봉우리에 있는 눈사람 마을에 살고 있다. 눈 사람 마을의 가장 안쪽,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는 커다란 이글루 두 개가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 가게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펑펑의 '눈사람 안경점'이다. 안경점 주인인 펑펑은 하얀 눈을 뭉쳐서 안경테를, 투명한 얼음을 깎아서 렌즈를 만들어 안경을 만들어 주는데 펑펑이 만든 안경은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펑펑이 만든 안경을 쓰면 보고 싶은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보기 위해 펑펑의 안경점을 찾아온다. 안경값은 찹쌀떡, 젤리, 바나나 등등 팥빙수의 재료가 되는 것이라면 뭐든 환영이지만 펑펑이 제일 반기는 재료는 바로 달콤한 팥이다.


눈사람 안경점을 찾아온 어린이 손님은 심은이라는 아이다. 은이는 다음 주 목요일 소풍날의 날씨가 궁금해서 펑펑을 찾아왔다고 한다. 펑펑은 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얼음 창고로 들어가 안경을 만들어 은이에게 안경을 건내었다. 그러자 소풍 날 아침이 은이의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은 아주 맑아서 바깥 활동하기에 딱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된 은이의 표정은 풀이 한껏 죽어 어두웠다. 소풍날 날씨가 좋다는 데 왜 은이는 기분이 좋지 않게 된 것일까? 과연 은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기 때문일까?


사실 은이는 소풍날 오리배와 롤러코스터를 함께 탈 친구가 없다. 은이는 자신에게 친구가 없는 이유가 바로 목소리가 늘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가졌지만 친구들과 나누는 방법에 서툰 은이를 위해 펑펑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은이에게 알려준다. 사실 펑펑의 안경점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도 바로 펑펑의 안경으로 보고 싶은 장면을 보기 위해서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펑펑의 바로 귀를 쫑긋 세워 경청하는 태도, 진심을 담은 응원 때문이었다. 과연 은이는 펑펑과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깨달았을까? 은이의 소풍날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는 꼬마 손님 은이 뿐만 아니라 저마다 고민을 가진 다양한 손님들이 펑펑의 안경점을 찾는다. 그 때마다 펑펑은 손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심을 담아 응원하고 함께 고민한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펑펑을 만나면 꽁꽁 언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고 그 안에 숨겨 있는 용기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펑펑의 조언으로 손님의 고민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펑펑 역시 손님들과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간다. 이책에수 펑펑은 강아지 망지를 통해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고, 이별할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배운다. 그리고 명빈에게서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운이 아니라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홀로 안경점을 운영하는 펑펑이 눈사람 안경점의 직원을 모집하는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도 펑펑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함께 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깨달아가는 펑펑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기대되게 만든다. 귀엽고 너무나 사랑스런 눈사람 펑펑의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것들이 펼쳐질까. 벌써 다음 권이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나은 #보람 #팥빙수눈사람펑펑 #창비 #나은동화 #동화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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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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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 테스 게리첸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의사생활을 하던 중, 출산 휴가 동안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가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이후 의사 생활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로 들어서게 된다. 의사 출신답게 주로 메디컬 스릴러를 썼지만 이 책은 스파이 소설이다. 지극히 평범한 은퇴자로 조용히 살아가던 전직 요원에게 어느날 도착한 시체 한 구로 인해 다시는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햇던 예전 재능들을 불러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은퇴한 스파이의 이야기를 아주 생동감 넘치고 흡입력있게 담아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단 한순간도 자리를 떠나기가 싫어지게 만든 정말로 몰입도가 넘치는 작품이다. 간만에 정말 두근거리는 스파이 스릴러를 만나 아주 폭 빠져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의 시작은 주인공 매기 버드가 아니라 또 한명의 은퇴자인 다이애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의 집에 들어온 침입자를 처리한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짜르고 염색을 한 뒤 비상배낭을 메고서 누가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어떻게 그녀의 정체가 유출되었기에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리고 왜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그녀를 노리는 것인지, 그리고 과연 다이애나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 책을 읽자마자 생기는 물음들은 이 책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공 매기 버드의 이야기. 전직 CIA 요원이었던 그녀는 메인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닭 농장을 운영하며 아주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은퇴자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된 그녀의 닭을 3분의 1이나 줄어들게 만든 포식자를 처리하는 장면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한 방으로 처리한 포식자 여우를 옆 집에 살고 있는 루터에게 주기 위해 루터의 집을 방문하고 이어지는 루터에 대한 소개. 전직 요원답게 그녀는 이 집으로 들어오기 전 이웃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루터는 전직 MIT 교수였고 지금은 엄마를 어른 나이에 잃고 혼자가 된 열네살 손녀 캘리를 키우고 있다. 그렇게 은퇴자들의 평온한 나날이 이어지는 듯 하지만 어느날 그녀의 집 앞에 놓인 시체 한구로 그녀의 일상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선 주인공 매기 버드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로 나누어 진행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는 정체가 궁금한 전직 요원 다이애나와 매기 버드의 마을에 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의 이야기도 들어가 있어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이야기를 다각도를 바라보게 하며 사건의 전말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부추긴다. 특히 조가 매기 버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평범한 듯 살아가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매기의 이야기에 더욱 재미를 더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매기 버드의 집 진입로에 놓인 시체는 매기에게 옛 동료였던 다이애나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찾아온 비앙카로 그녀는 매기에게 16년 전의 사건으로 인해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려주고선 시체가 되어 나타난 것이었다. 과연 16년 전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비앙카를 처참하게 죽인 뒤 매기의 집앞에 놓아둔 이는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다이애나는 무엇을 쫓고 있으며 다이애나를 위협하는 이는 또 누구일까?


자신의 안위마져 위험에 놓이게 된 매기는 그녀의 옛 동료들과 '마티니 클럽'을 결성하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그들의 기술로 이 사건을 파헤쳐나가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옛동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금의 평온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매기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책을 드는 순간 누구라도 이 책의 이야기에 빠져 아마 손에서 놓기가 힘들어 질 듯 싶다.

 

저자는 어느날 우연히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은퇴한 스파이 요원이 두 명이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나이 들고 머리가 희끗한 백발의 이웃이 과거에 제임스 본드와 같은 과거를 지녔지만 조용히 살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 상상은 시골 마을의 작은 닭 농장 주인 매기 버드와 마티니클럽라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탄생하게 하였다. 화려한 CIA 경력은 뒤로 한 책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고 마티니를 마시며 독서토론을 하는 매기와 그녀의 옛 친구들은 겉보기와는 달리 녹슬지 않은 재능과 기술로 이 책의 이야기를 생생하면서도 멋지게 꽉 채워나간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매기의 이야기와 사건의 전말은 마지막 장을 덮을 까지 책에 완전히 빠지게 만든다. 간만에 제대로된 스릴을 느끼고 나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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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
로저 뒤바젱 그림,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 글, 정화진 옮김 / 미디어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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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이 책을 읽는다면 기다림이 더 설레이고 즐거워질 듯 하다. 이 책은 반 세기가 넘게 전세계에서 사랑받아 온 그림책의 거장 로저 뒤바젱의 명작이다. 오랜 세월 한국 독자들은 만날 수 없었던 크리스마스의 선물과도 같은 책이 이번에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사실 이 책은 1954년에 출간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 기나긴 시간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출간 년도를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참신하고도 모던한 디자인은 시선을 잡아끈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누가 가져다 놓느냐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책이라고 하면 좋을 듯 싶다. 모든 아이들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누가 어떻게 가져도 놓는지를 아이들의 아빠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을 아주 생생하게 전한다.


모두가 잠이 든 크리스마스 전날 밤, 벽난로 위에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가득 넣어주길 바라면서 걸어둔 긴 양말들이 가지런히 있고, 아이들은 이미 잠에 든 밤이었다. 아빠와 엄마는 잠을 자려 침대에 들어가려는 순간, '달그락달그락' 밖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아빠는 무슨 일인가 싶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밖을 보기 위해 창문을 빠르게 열었다.


바깥은 갓 쌓인 눈위로 휘영청 떠 있는 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의 눈에 들어온 작은 썰매 하나와 여덞 마리의 순록. 저 멀리 할아버지 한 분이 신나게 썰매를 몰고 있었는데, 아빠는 한눈에 그분이 산타클로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썰매 가득 선물을 실은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리고 썰매를 몰던 산타클로스는 어느 순간 굴뚝 아래로 휘리릭 내려오고 있었다.그렇게 거실에서 마주하게 된 산타클로스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옷을 입고 있었는데 굴뚝을 내려오느라 재와 숱검정으로 얼룩져 있었다. 등에서 선물 보따리를 내려놓았을 때는 마치 막 짐을 푸는 장사꾼 같이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본 산타클로스의 눈은 어찌나 반짝이고 보조개는 얼마나 멋지던지, 볼은 장미처럼 빨갛고 코는 앵두와도 같았다며 아빠는 자신이 마주한 산타클로스에 대해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산타클로스는 말없이 선물보따리를 풀고서 모든 양말에 선물을 가득 채웠고, 그러고는 콧등에 손가락을 대고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다시 굴뚝 위로 솟아 올랐다고 한다. 그렇게 아빠의 시선으로 전해지는 산타클로스의 모습들은 오랫동안 우리가 보아온 딱 그 모습의 산타클로스이며, 보다 더 멋지고 따스하며 사랑 넘치는 모습들이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며 산타클로스의 모습들에 폭 빠지다 보면 어느 새 산타클로스는 우리에게 "여려분,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 잘자요!"를 외치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1820년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가 아픈 딸을 위로하기 위해 쓴 시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라고 한다.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우리 집 굴뚝으로 내려와 양말 속에 선물을 넣고 간다는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중 하나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로저 뒤바렝의 사랑스런 그림으로 아주 생생하게 전해주니 누구라도 이야기 속에 확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한다면 왠지 올해 크리스마스는 더욱 특별해지지 않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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