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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평점 :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 테스 게리첸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의사생활을 하던 중, 출산 휴가 동안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가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이후 의사 생활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로 들어서게 된다. 의사 출신답게 주로 메디컬 스릴러를 썼지만 이 책은 스파이 소설이다. 지극히 평범한 은퇴자로 조용히 살아가던 전직 요원에게 어느날 도착한 시체 한 구로 인해 다시는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햇던 예전 재능들을 불러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은퇴한 스파이의 이야기를 아주 생동감 넘치고 흡입력있게 담아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단 한순간도 자리를 떠나기가 싫어지게 만든 정말로 몰입도가 넘치는 작품이다. 간만에 정말 두근거리는 스파이 스릴러를 만나 아주 폭 빠져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의 시작은 주인공 매기 버드가 아니라 또 한명의 은퇴자인 다이애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의 집에 들어온 침입자를 처리한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짜르고 염색을 한 뒤 비상배낭을 메고서 누가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어떻게 그녀의 정체가 유출되었기에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리고 왜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그녀를 노리는 것인지, 그리고 과연 다이애나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 책을 읽자마자 생기는 물음들은 이 책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공 매기 버드의 이야기. 전직 CIA 요원이었던 그녀는 메인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닭 농장을 운영하며 아주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은퇴자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된 그녀의 닭을 3분의 1이나 줄어들게 만든 포식자를 처리하는 장면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한 방으로 처리한 포식자 여우를 옆 집에 살고 있는 루터에게 주기 위해 루터의 집을 방문하고 이어지는 루터에 대한 소개. 전직 요원답게 그녀는 이 집으로 들어오기 전 이웃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루터는 전직 MIT 교수였고 지금은 엄마를 어른 나이에 잃고 혼자가 된 열네살 손녀 캘리를 키우고 있다. 그렇게 은퇴자들의 평온한 나날이 이어지는 듯 하지만 어느날 그녀의 집 앞에 놓인 시체 한구로 그녀의 일상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선 주인공 매기 버드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로 나누어 진행된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는 정체가 궁금한 전직 요원 다이애나와 매기 버드의 마을에 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의 이야기도 들어가 있어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이야기를 다각도를 바라보게 하며 사건의 전말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부추긴다. 특히 조가 매기 버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평범한 듯 살아가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매기의 이야기에 더욱 재미를 더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매기 버드의 집 진입로에 놓인 시체는 매기에게 옛 동료였던 다이애나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찾아온 비앙카로 그녀는 매기에게 16년 전의 사건으로 인해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려주고선 시체가 되어 나타난 것이었다. 과연 16년 전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비앙카를 처참하게 죽인 뒤 매기의 집앞에 놓아둔 이는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다이애나는 무엇을 쫓고 있으며 다이애나를 위협하는 이는 또 누구일까?
자신의 안위마져 위험에 놓이게 된 매기는 그녀의 옛 동료들과 '마티니 클럽'을 결성하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그들의 기술로 이 사건을 파헤쳐나가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옛동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금의 평온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매기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책을 드는 순간 누구라도 이 책의 이야기에 빠져 아마 손에서 놓기가 힘들어 질 듯 싶다.
저자는 어느날 우연히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은퇴한 스파이 요원이 두 명이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나이 들고 머리가 희끗한 백발의 이웃이 과거에 제임스 본드와 같은 과거를 지녔지만 조용히 살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 상상은 시골 마을의 작은 닭 농장 주인 매기 버드와 마티니클럽라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탄생하게 하였다. 화려한 CIA 경력은 뒤로 한 책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고 마티니를 마시며 독서토론을 하는 매기와 그녀의 옛 친구들은 겉보기와는 달리 녹슬지 않은 재능과 기술로 이 책의 이야기를 생생하면서도 멋지게 꽉 채워나간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매기의 이야기와 사건의 전말은 마지막 장을 덮을 까지 책에 완전히 빠지게 만든다. 간만에 제대로된 스릴을 느끼고 나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