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레이디 6 - 진짜 예술품을 찾아라! 런치 레이디
재럿 J. 크로소치카 지음, 장혜란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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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쌍절곤을 멋지게 휘둘러 악당을 물리치는 런치 레이디의 표정이 압권이다. 책을 읽기도 전부터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전 세계를 휩쓴 고영양 감칠맛 코믹스 <런치 레이디>의 여섯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된 작가 재럿 J. 크로소치카가 재밌는 이야기와 너무나 발랄한 노란색 앞치마와 장갑을 한 새로운 액션 히어로물 <런치 레이디>를 만들었다. 단, 이 시리즈에서 우리가 만날 슈퍼 영웅은 울룩부룩한 근육맨이거나 돈이 많은 부자이거나, 누구에게나 눈에 띄는 미모의 소유자 혹은 외계에서 온 초능력자도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아줌마, 그것도 학교에서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사 선생님이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학교 영양사 선생님이 도시의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 영웅이라니! 런치 레이디의 설정부터 마음에 드는 시리즈다.


이 책은 미술관으로 현장학습을 떠나게 된 아침밥스와 학생들 보조교사 갑자기 투입되게 된 런치 레이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박물관으로 떠나기 직전, 헥터는 '현장학습 참가 동의서'에 부모님 사인을 받는 것을 잊어버린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박물관에서 중세시대 갑옷은 보고 싶고 어쩔 줄 몰라하는 헥터 대신 디가 대신 부모님 사인을 하게 되는데.. 


그리고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아파서 못 오게 되어 새로운 인솔자로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따라 가게 된 런치 레이디. 


런치 레이디는 헥터가 현장 학습 참가 동의서를 위조한 것을 눈치챈다.

박물관에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시대별로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에 지루해진 아침밥쓰. 결국 선생님의 눈을 피해 수업에서 몰래 빠져 나온다. 그렇게 박물관 안을 돌아다니던 중 디는 전시된 그림이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헥터는 발을 헛디뎌 조각품을 떨어뜨리다가 조각품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미술관에 전시된 전시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 아침밥쓰 앞에 미술 박물관의 프라다관장이 나타나 아이들을 전부 지하감옥에 가두게 한다. 프라다 관장은 왜 아이들을 지하감옥에 가둔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박물관을 관람중이던 런치 레이디는 세 아이가 사라진 것을 깨닫고, 아이들을 찾아나서게 된다. 경비원을 통해 아이들이 지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런치 레이디. 그리고 런치 레이디를 돕기 위해 박물관으로 온 베티는 미술관의 전시물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고, 프라다 관장의 음모도 발견하게 된다. 과연 베티와 런치 레이디는 프라다 관장의 음모를 막고 박물관의 진짜 예술품을 찾아내는 동시에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된 아침밥쓰도 구할 수 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추천해본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출간 이후 6년 연속으로 미국 어린이도서관협회 선정 도서로 뽑혔으며 뉴욕 공공도서관 베스트북으로 선정되었고, 미국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상 최종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수많은 언론과 독자,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을 만큼 책 안에 담긴 메세지도 좋지만 무엇보다 꽤 재미가 있다.


자칫 말도 안되는 억지스러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나서는 런치 레이디와 아침밥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이 절로 이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린이들에게 강요하는 것들을 비틀어 꼬집는 이들의 모습에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대신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박물관에 가서는 시대별로 순서대로 촘촘히 봐야 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아침밥쓰의 모습은 꽤 통쾌하다. 그리고 정당하지 못한 속임수에는 마땅한 응징이 따른다는 메세지도 참 좋다. 이 책에서 헥터는 부모님께 현장 학습 참가 동의서에 사인을 받아 오는 것을 깜박 하였지만 중세 시대 갑옷을 보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 사인을 위조하고, 미술 박물관의 프라다 관장은 큰 돈을 벌려는 못된 속셈으로 박물관 안의 예술품들을 모두 위조품으로 바꿔치기 한다. 이렇게 정당하지 못한 속임수는 결국에는 탄로가 나고 이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받는 모습에서 아이들에게 정의로운 삶에 대한 태도를 알려 줄 수 있다.


각 시리즈 별로 다채롭고 재미난 모험담을 담은 런치 레이디. 다음 권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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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빛을 여행하고 -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바라본 일상의 스펙트럼
서민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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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라는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나 또한 과학의 여러 분야 중 물리학이 가장 어렵고 거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물리학도 어려운데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라니. 세상에 그림과 물리학을 같이 놓아 생각하기도 힘든데, 둘 다를 하는 분이 있다니.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이 책은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로 불리는 서민아 교수의 에세이다. 저자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혹은 보이지 조차 않는 빛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살아가는 여정과 결코 같은 모습인 적 없는 순간의 빛을 품은 풍경을 그리는 일상, 세상의 무수한 빛이 삶에 던져주는 메세지와 이에 담긴 내밀한 단상을 이 책에 담아내었다.


저자는 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인상주의가 시작되는 시기와 현대 물리학이 시작되는 시기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예술은 '빛'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즉, 물리학계오 미술계의 흐름을 바꾼 것은 모두 빛이었다는 뜻이다. 과학과 예술의 한 가운데에서 저자는 그간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빛이 매혹이 될 때>를 통해 아득히 멀기만 보였던 두 세계를 연결함으로써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빛'이라는 공통된 화두를 통해 과학과 예술에 투영되어진 메세지와 삶에 대한 고찰을 전하고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공감이 되며 마음 속에 담아 놓고 싶어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저자가 화가와 물리학자라는 두 가지 꿈을 꾸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과 학생 때의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대학에 가서 '물라학도가 미대 수업에 왜 왔어요'란 교수님의 질문을 받았던 대학교 드로잉 첫 시간의 이야기는 꽤 인상적이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미술과 물리학 두 사이에서의 서성거림만은 저자만의 독특한 이력과 정체성을 만들었다. 그런 저자의 이야기는 지금도 두 갈래의 길에서 머뭇되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 지금의 서성거림이 미래의 또 어떤 자신의 모습과 연결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말이다. 지금의 서성거림과 머뭇거림이 하나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자신만의 정체성의 밑바탕이 될 지를 누가 알겠는가. 


그리고 이 책만이 가지는 특별한 매력은 바로 각각의 이야기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따뜻한 색채에 신비한 분위기에 그림들은 저자의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그림만 봐도 참 좋다. 그림 속에 담긴 따뜻하고 포근한 시선은 그림을 보는 이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하다.


빛의 거울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와 보여지는 실상은 엄밀히 진실이며, 내 모습이 거울에 보이는 형상 그대로 타인에게도 보여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마음의 눈'이 있어 이와 다르게 인지한다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즉, 어느 날에는 실제 나는 고양이인데 호랑이로 착각해 보기도 하고, 실제 나는 호랑이이지만 고양이로 착각해 보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는 착각의 눈으로 보는 것은 아마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어느 누구도 늘 고양이로, 늘 호랑이로 머물러 있지는 않다는 거다. 우리는 매 순간 변하고 성장하기에 어떤 때는 고양이었다가, 어떤 때는 호랑이로 변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 어떤 모습도 절대적이진 않다는 사실도 함께.


우리 주변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하늘과 바다는 파란색이지만 그건 눈에 파랑헥 보이는 것이지 파란색 자체가 아니다. 그렇기에 주변에 널려 있는 게 파란색이지만 파란색은 그리 흔한 색이 아닌 것이다. 화가 베르메르의 울트라마린처럼 파란색 물감도 귀하고, 또 그래서 그 어떤 색보다도 사연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읽었을 <파랑새>라는 소설에서처럼 우리는 왜 행복을 빨간색도 노란색도 아닌 파란색이라고 하는 걸까. 그건 바로 파란색이 자연에는 거의 없는 색이기 때문이다. 색 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너무나 귀한 색이라서 행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 푸른 빛을 띠는 천연 색소는 자연계에서 매우 드물어 쉽게 '만질 수 없는' 파란색이지만,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주변에는 파란색이 널려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말한다. 쉽게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행복도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과학이라는 분야 안에서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라는 예술의 영역을 융합하여 온 저자의 이야기들은 참 인상적이다. 그리고 2부에서는 저자와 함께 빛을 연구하는 동료들 및 삶 속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함께 배우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마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될 듯 싶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빛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들, 일상 속 빛과 마주친 이야기, 나아가 빛과 연결된 세상에 던져지는 메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동경하는 빛 그 자체의 아름다운 묘사와 함께 빛으로 가득 찬 세상을 사랑하는 시선으로 읽은 세상의 이야기는 어느 새 우리를 위로하여준다. 이 책에 담긴 남들과 다른 독특한 이력 덕분에 바라보는 물리학과 미술을 통한 매력적인 '빛'의 이야기들은 아마 많은 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어루만져주면서 아름다운 이 세상으로 그 시선을 확장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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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체험학습 가이드북 - 현직 초등 교사가 뽑은 생생 현장학습 여행지, 2024 소년한국일보 우수도서
김가영 지음 / 밥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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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며 교과 과정에 충실한 체험학습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게다가 현직 초등교사가 저자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다. 이 책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교육과정 교과서를 분석하고 1~4학년 각 선정 단원에 맞춘 최적의 체험학습지 40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체험 학습지에 알맞은 주제의 '같이 읽으면 좋은 책' 43권도 함께 추천하여 체험학습을 다녀와서도 연계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효과를 두 배 이상 얻게끔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단원마다 장소와 책을 바탕으로 '함께 나누면 좋을 이야기'까지 팁으로 정리하여 수록하여 체험학습의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곡 도와주고 있다.

'아이들이 체험학습과 책을 통해 좀 더 즐겁게 배울 순 없을까?'가 바로 이 책을 쓰게 된 고민이다. 아이가 즐겁게 활동하고 체험하며 그 활동들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체험학습이 어디 있겠는가. 아마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체험학습이 바로 이러한 것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초등 교과의 흐름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학부모인 저자는 '어떻게 하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겁고, 또 아이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체험학습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끝에 이 책을 쓰게 되었고, 이 책은 무엇보다 교과과정과 책을 기반으로 하여 주제와 장소를 선정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세상으로 나아갈 때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일꺼라고들 말한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그 생각하는 힘은 독서를 통해서 기를 수 있다. 그렇기에 요즘의 시대에 더더욱 독서를 더 많이 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의 문해력과 어휘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해결책으로 독서와 함께하는 체험학습을 저자는 추천하고 있다. 책을 통해 얻은 사전 정보를 통해 보다 알찬 체험학습을 하고, 책에서 보기만 한 지식들을 체험으로 연결하여 살아 움직이는 지식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녀온 뒤 읽는 체험장소와 관련된 책은 체험에서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지식을 더욱 확장시키고 견고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은 먼저 1학년과 4학년까지 아이들의 특징에 따라 각각의 학년에 교과과정에 맞는 체험학습을 소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먼저 1학년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본 뒤 1학년 통합 교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1학년 1학기 <봄> 2단원, 교과서 분석을 통해 체험 장소를 추천하고 있는데, 그 장소는 바로 포천국립수목원과 서울숲이다. 그리고 포천국립수목원과 서울숲에 대한 위치, 운영시간, 연락처 등과 같은 정보를 수록하면서 각각의 장소에 대한 설명과 체험학습 경로와 일정을 어떻게 짜면 좋을지에 대한 안내까지 덧붙이고 있다.

그리고 체험학습 이후 같이 읽으면 좋을 책과 함께 나누면 좋을 이야기를 예시로 수록하고 있어 단순히 체험학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체험학습 이후에도 그 체험과 지식을 더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우리나라 곳곳에 부모와 아이가 손잡고 가보면 좋을 체험 장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 또한 이 책들을 읽으면서 비록 우리 아이들이 4학년보다 더 크긴 했으나, 고등학생인 첫째와 6학년인 둘째와 가면 좋을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참 좋았다. 아마 이 책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사이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더욱 유용하고 바로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책이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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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기만의 방>으로 너무나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시간이 멈춘 듯한, 현실과의 단절을 경험하였고, 그래서 더더욱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각 작품들은 그리 길지 않은, 어쩌면 너무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제목이자 <그린>에 이어 실린 <블루>. 글도 글이지만 깊은 바다의 표면과 같은 표지 배경에 더더욱 눈길이 간다. 이 짧은 글을 한 편 읽었을 뿐인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바다 위, 수면 위로 올라온 들창코 괴물과 바닷물의 파랑, 그리고 하얀 물줄기. 이 세 이미지를 떠올렸을 뿐인데 처절한 몸부림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처절함은 마지막 성모의 옷자락에 닿아 연푸른빛으로 변하며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듯 하다. 


그리고 <전화>에서 첩첨히 들어선 건물들과 빽빽이 들어선 도로들. 도시의 밤풍경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왠지 삭막한 외로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런던의 밤, 울리는 전화 벨소리. 기다리던 이의 전화이든, 내일의 소식을 알려주던 전화이든, 아니면 받기 싫은 전화이든.. 그냥 받지 않고 울리게 내버려둔다. 아주 짧은 글인데, 오래 전에 쓰여진 글인데 왠지 지금의 우리의 모습같다. 이 책 속의 많은 글들이 그러하다. 짧은 글 속에 담긴 풍경, 이야기들이 지금 읽어도 꺼리낌이 없다.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고독사에 관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결코 다르지 않아서 더더욱 공감이 간다. '고도의 문명화된 도시에서는 인간 생명에 대한 예우가 최소한도로 줄어'들어 모든 것을 현관 앞이나 우편함에 두고 가버린다. 이러한 행위들은 홀로 처절한 고독사를 맞이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발견되는 처참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연 도시에서 익명성을 보장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일까? 그렇게 홀로 외로이 사는 우리는 괜찮은 걸까?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선이라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각 작품이 던지는 질문과 메세지는 책 속에 오랜 시간 머무르게 만든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짧지만 아주 강렬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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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어
호아킨 캄프 지음, 임유진 옮김 / 곰세마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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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나래를 펼치게 만들기도 하고, 책에 담긴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은 호수 속으로 사라진 곰인형 오스카와 그런 오스카를 찾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오스카를 찾아 떠나는 탐험을 담은 것은 아니다. 물 밖 호수 위의 작은 배에서 다급하게 곰인형 오스카를 찾는 두 친구와 물 안인 호수 안에서 정말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뜻하지 않은 탐험을 하게 된 오스카의 상황을 비교하여 보는 재미가 있다.


오스카와 함께 호수 위 작은 배를 타게 된 두 친구. 그렇게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스카와 함께 배를 타고서 신이 난 두 친구. 이 장면에서부터 물 속에는 다양한 인물과 동물들이 등장한다. 첫 장면에서는 각종 물고기들이 등장하였다. 마치 두 친구와 오스카와 함께 호수 여행을 함께 하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호수 속으로 빠지게 된 오스카. 얼마 지나서 오스카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두 친구. 두 친구는 오스카를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시간 물 속에서 뜻하지 않은 모험을 하게 된 오스카. 처음 오스카를 받은 뿔달린 물고기를 지나 다음 장면에는 인어, 그리고 해골이 가득 타고 있는 바다 해적, 커다란 물 속 공룡에 이어 포세이돈까지. 정말 다채롭고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오스카는 다양한 탐험과 모험을 하게 되는데.. 과연 오스카는 무사히 두 친구에게로 돌아갔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재밌는 장면은 바로 물 밖의 배 위의 두 친구는 오스카를 찾아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물 속에서 오스카와 함께 즐거워 하는 포세이돈과 두 친구가 바라보는 반대편에 나타난 오스카의 모습들이다. 물 밖의 두 친구와 두 속의 포세이돈의 표정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과연 오스카는 어떻게 될지, 더욱 궁금하게 만들며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어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 책의 묘미는 바로 물 속 상황과 물 밖 상황을 비교하며 보는 것이다. 다소 밋밋하고 걱정 가득한 물 밖 상황과는 달리 정말 예측 불가하도록 다채로운 물 속의 풍경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더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그리고 오스카가 사라지고 나서 두 친구는 오스카의 상황과 마음을 곰곰이 헤아려보기 시작하는데, 오스카가 혼자 외롭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하는 두 친구들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상황을 헤아려보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일을 마치 내일처럼 생각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그리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다가도 친구의 말을 들으며 귀를 기울이는 모습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여하는 지를 깨닫게 만든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곰세마리 출판사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여러 활동지를 통해 아이들과 이 책의 즐거움을 이어가도 참 좋을 듯 싶다. 그리고 곰세마리 출판사에는 다양한 독서활동지를 제공하고 있어 아이들로 하여금 책의 즐거움을 지속되도록 도와주고 있다. 요런 활동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좋아하도록 해주기에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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