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리는 소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4
팀 보울러 지음, 양혜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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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그림이 시선을 확 잡아끄는 책이다. 이 책은 많은 인기를 누린 성장소설, <러버보이>의 팀 보울러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그리고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한 범죄에 휘말리며 해체 위기에 놓인 가족과 그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열다섯 살 지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 전개와 흡입력 넘치는 문체와 마음대로 미워할 수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는 애증으로 혼란스러운 지니의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져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지니의 상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도무지 지니의 편이라고 할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아빠는 틈만 나면 허리띠로 지니를 후려치고, 아빠가 그나마 잠잠하다 싶으면 엄마가 따귀를 때린다. 지니를 힘들게 하는 건 가족 뿐만이 아니다. 학교에선 힘센 녀석들과 선생님들에 어쩌다 마주치는 집주인까지. 이렇게 답답한 현실인데, 이것도 모자른지 왠 남자가 지니의 창문을 주시하고 있다니. 이야기의 시작부터 이보다 더 나쁠 수 있나 싶다.


지니의 창문을 주시하던 그 남자는 거구에 나이는 서른살 쯤 되어보이고, 단정한 머리와 말끔한 머리에 번쩍거리는 코트를 입고 있다. 그 남자는 초인종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 물러서는 듯하다 뒷문으로 지니의 집에 들어와서 훔쳐갈 것이라곤 없는 지니의 집안을 뒤진다.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이길래, 지니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해 뒤지는 것일까? 그리고 이 남자가 지니의 집에서 찾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야기의 시작부터 미스테리한 분위기는 지니의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침입자가 나가고 얼마후 들어온 엄마와 직장상사와의 대화를 통해 지니는 엄마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엄마 몰래 집을 나온 지니는 공원을 배회하다 다시 침입자와 마주하곤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들은 많았으나 그냥 입을 닫기로 한다. 그날 밤 12시가 넘어 지니의 집을 침입한 남자는 지니의 집을 또 주시하고 있었고,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엄마는 지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 밖의 남자에게 따지다가 총을 맞고 쓰러지고야 만다. 그제서야 집 앞에 나타난 아빠와 함께 지니는 병원으로 가는데, 과연 총에 맞은 지니의 엄마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길래, 지니의 집을 침입하고 감시한 것으로도 모잘라 지니의 엄마에게 총을 쏘기까지 한 것일까?


제각기 다른 비밀을 가진 어른들 사이에서 지니는 홀로 방치되어 있다. 제대로 된 돌봄도 끼니도 제공받지 못하는 지니. 이러한 상황으로만으로도 해도 힘든데 침입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플래시 코드'에게 붙잡혀 목숨을 위협 당하기까지 한다. 점점 지니의 목을 죄어오는 플래시 코트의 위협 속에서 지니는 가족이 무사하길 바라며 밤마다 정체 불명의 봉투를 배달하는 일을 강요받는데.. 과연 지니와 지니의 가족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지니가 배달하는 봉투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 것일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시작부터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지니의 이야기는 갈수록 더욱 더 나빠져만 간다. 너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지니를 보는 것만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지니가 가족에게 가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과 원망스럽도록 미운 마음들은 사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본 적 있기에 지니의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되어 간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갈등과 상처만을 가득하던 지니의 가족은 아이러니하게 범죄에 휘말리고 나서야 서로 간의 갈등에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절대로 회복될 수 없던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어쩌면 모든 갈등의 해결책은 서로 마주하는 것부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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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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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안석봉>과 <소리질러 운동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진형민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바닷가에 인접한 도시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의 아이들이 잦은 산불과 석탄 발전소 건립을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기후 행동에 나서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록희는 이 책의 제목인 '왜왜왜 동아리'를 만들고 같은 학교 친구들과 궁금한 것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전적인 이익을 더 중시하는 어른들의 선택들이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 속 아이들은 미래의 기후 위기의 당사자가 될 아이들이 정작 기후 문제 논의에서는 늘 제외되고 배제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질문하고 말하며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기후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 록희아 아빠가 3년전 선거에서 록희 덕분에 용해시 시장이 된 이야기로 시작된다. 록희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빠가 너무 힘들어 보여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아빠와 하루 종일 함께 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시장 후보였던 아빠는 상대편 후보에 비해 가능성이 낮았는데, 록희와 함께 있는 사진이 퍼지면서 록희 아빠의 지지율은 예상외로 확 올랐고, 결국 54표 차이로 용해시 시장으로 당선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빠가 용해시 시장이라 해서 록희는 자랑을 하거나 으스대기 보다는 누가 알까 쉬쉬하며 조용히 할머니와 함께 지냈기에 록희의 아빠가 시장이란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여하튼 록희는 절친 수찬이와 함께 이태껏 해와서 모든 걸 너무 잘 알아 뻔한 과학동아리가 아닌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기로 한다.


록희가 자율 동아리를 만들게 된 것은 정말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동아리 시간에 그냥 혼자 놀면 안되요?"라는 질문에 선생님은 동아리 활동도 공부이며, 공부시간에 혼자 노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는 잔소리만 실컷 들은 록희. 그래서 선생님 눈에는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각자 따로 노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었고, 그런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된 '왜왜왜 동아리'는 겨우 겨우 인원수를 채워 결성되게 된 것이다.


다정이를 꼭 찾고 싶다는 기주의 말에 따라 왜왜왜 동아리의 첫번째 사건은 바로 한기주의 반려견인 '다정이' 실종 사건으로 하기로 한 아이들. 산불 때문에 실종된 다정이를 찾다가 아이들은 동네에서 자꾸만 발생하는 산불의 원인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그러다 우연히 기주의 동네 할머니가 키우던 복실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복실이가 지낼 곳을 알아보다 교감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여 복실이를 학교에서 지내게 한다. 우연히 시작한 왜왜왜 동아리의 아이들은 사건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용해시의 석탄 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사람들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고, 기후 위기의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왜왜왜 동아리 아이들은 이태껏 아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 아이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의 아이들은 '어른들은 왜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미래의 일을 마음대로 결정할까?'를 묻는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인해 아이들이 앞으로 짊어지고 해결해야 될 문제들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 데 모든 결정들에서 아이들은 배제되어 있음을 묻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이상 무책임한 어른들의 행태를 견딜 수 없는 아이들은 함께 뜻을 하는 친구들과 함꼐 아주 적극적으로 시청으로, 법워으로 향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이 넘어가지 않도록 촉구하는 '기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너무나 적극적인 아이들의 모습과 이야기들은 어른인 나의 정신을 번쩍들게 만들었다. 우리의 무책임과 무관심들은 아이들에게 더이상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음을 번뜩 깨닫게 만든 것이다. 재판의 결과가 어떨지, 앞으로 어떠한 결론이 이 아이들의 앞에 펼쳐질 지는 모르겠지만 어른으로써 부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리고 부담이 되지 않는 미래를 넘기기 위해선 지금 당장 나부터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작가의 말에 "더는 안돼! 그만 멈춰! 멈춰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 깊이 새겨진다. 나도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부디 쉽게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멈추진 않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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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3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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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 속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다시 십 대로 돌아가도 좋다."라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였고, <리버보이>로 성장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 팀 보울러의 또 다른 대표적인 성장소설이다. 이 책에서는 운명적 인연의 느낌을 받은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살던 좁은 세계를 떠나 바다 너머로 나선 열다섯 살 소녀, 헤티의 여정을 아주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헤티는 여느 아이와는 조금 다른 아이였다. 헤티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다의 속삼을 들을 수 있었고, 깨진 유리 조각인 바다유리를 통하여 어떠한 형상을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헤티를 몽상가라 칭하며 그녀를 편견으로 대했다. 특히 헤티가 사는 곳이 육지에서 떨어진 작은 섬이었기에 사람들의 편견은 여느 곳보다 높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모라의 자랑이라는 배가 50주년이 되고, 퍼 노인의 100살 생일을 기념한 파티에 섬 사람들이 모두 모여 연설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이 싫었지만 헤티는 할머니의 강요과 절친 탐에게 끌려 퍼 노인의 생일 파티에 가게 된다. 100세 생일을 기념하여 하게 된 연설에서 퍼 노인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잔치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경고를 한다. 퍼 노인은 모라 섬을 향해 악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진짜로 모라 섬에 악이 몰려오고 있는 것일까?


사실 모라 섬에는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갑자기 다가온 폭풍에 사람들은 퍼 노인의 말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하게 된다. 폭풍은 점점 더 거세지고, 바람과 파도로 인해 50년 동안 끄덕없던 모라의 자랑이 산산히 부서지고야 만다. 이 뿐만 아니다. 정체불명의 한 노파가 섬으로 떠내려 오는데, 섬 사람들은 노파가 퍼노인이 경고한 악의 근원이라며 처벌하고 내쫓자고 하지만 헤티는 노파에게 운명적인 인연을 느끼며 그녀를 보호하고 지키기로 한다. 하지만 노파를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노파가 악의 근원이라고 소리치는 퍼 노인에게 맞서 말다툼을 했는데, 퍼노인이 죽고야 만다. 그리고 노파의 몸상태도 좋지 않다.


상태가 좋지 않았던 노파는 신기하게도 헤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헤티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찾아나서고, 헤티에게만 말을 했다. 과연 노파와 헤티에게는 무슨 인연이 있기에 노파가 헤티만을 특별하게 대하는 것일까? 그리고 사실 다른 곳과는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이라는 특징상 모라 섬 사람들의 편견과 적개심은 심한 편이며 이는 동시에 모라 섬 사람들을 용기있고 적극적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상 섬사람들의 노파에 대한 적개심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가는데, 그레고르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극대화되어간다. 결국 헤티는 노파를 지키기 위해 바다 너머로 모험을 나서기로 하는데, 헤티는 끝까지 노파를 지켜낼 수 있을까? 헤티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바다 너머에 어떠한 위험이 있을지 모르지만 헤티는 차별과 편견이 가득한 모라 섬에서 노파를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발을 내딛어 또 다른 세상을 향하여 길을 나선다. 과연 헤티는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더 큰 파도를 만나 실패하게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 그것은 그리 중요치 않았다. 섬 너머에서 맞닥뜨릴 위험보다 섬 사람들로부터 노파를 지켜내는 일이 헤티에겐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려움을 딛고 한발짝 앞으로 나아간 헤티의 모습들이 누군가에겐 무모하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아갔기에 헤티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헤티의 모습은 현실에서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헤티를 응원하게 된다. 부디 헤티의 모험이 성공하기를 바라면서 마음 졸이며 헤티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도 아닌 타인을 위해 편견과 위험에 맞서는 헤티의 선한 마음이 부디 성공하길 바라게 된다. 어쩌면 너무나 무모하지만 그럼에도 이 선함이 때론 성장의 밑걸음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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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철학 사전 - 일러스트로 만나는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
다나카 마사토 지음, 사이토 데츠야 엮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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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철학'이라는 단어만으로 어렵고 따분한 것이라 치부한다. 하지만 우리 삶에 있어 철학이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며 철학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참 힘들다. 특히 서양 철학은 단어 자체도 생소한 것도 많아 헷갈리기 쉽상이다.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참 유용하다. 이 책은 3처년의 서양 철학에 대한 로드맵과 일러스트로 모호했던 사상과 개념을 구지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탈레스로부터 시작하여 플라톤, 소크라테스, 토마스 아퀴나스,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투르 쇼펜 하우어 등등.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철학자들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이들이 던져온 질문들과 주장들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시대를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나눈 다음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만물을 탐구해 온 서양 철학사를 철학자와 명언, 사상과 용어 풀이로 세분하고 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러스트로 이미지화하여 풀어내어 담았다. 또한 철학자와 사상을 하이퍼링크로 연결하여 어떤 인물이 어떤 철학적 사고를 정립했는지, 어떤 사상을 제창했는지 손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페이지를 펼치든지 철학 용어와 철학자, 사상에 대한 설명은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맨 처음에는 이 책을 어떻게 읽고 사용해야 하는지를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 탈레스부터 시작한 서양 철학의 역사가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권말 색인은 이 책을 용어 사전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용어츨 찾을 때 용어와 관련된 페이지들을 함께 살펴보면 더 깊은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고대부터 현대까지로 나눈 시대별로 맨 앞에는 시대별로 변천한 철학과 철학자들에 대한 로드맵을 수록하여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각 시대별 철학을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다.

각 시대별 철학자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 철학자가 말한 주요 명언에 대해 간략하고도 쉽게 설명하고 이 철학자에 대한 사상을 설명한 페이지를 함께 수록하여 철학자와 사상을 함께 융합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피타고라스는 '아르케'와 연결되어 자연철학자들이 신화라 전설이 아니라 합리적 사고를 통해 만물의 근원을 탐구하였다는 것을 알게 한다. 아르케에 대한 예는 탈레스에겐 물이 아르케이고, 피타고라스에게는 아르케는 수였다. 즉,' 만물의 근원이 수'라 주장하며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기반을 닦은 피타고라스가 있었기에 이후 수학과 과학, 천문학, 윤리학, 음학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단편적으로 철학에 대해 혹은 철학자와 명언, 사상을 따로 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연결하여 융합적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72인의 위대한 철학자와 187개의 사상을 한 권에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제 막 철학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혹은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철학자나 사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굉장히 유용할 듯 싶다.


우리가 일상이라고 여기며 사는 모든 것들과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만드는 것은 바로 철학이다. 그리고 철학은 우리 사회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여 무시하기엔 철학은 우리 삶과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려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학문이 바로 철학인데 막연히 어려워서 거리를 두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 그 거리를 좁혀봐도 좋을 듯 싶다. 너무나 쉽고 명료하며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너무나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 책을 모두에게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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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서클 2
매기 십스테드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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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한 20세기에 살았던 비행사 메리언 그레이브스와 그 역할을 연기하게 된 21세기 영화배우, 해들리 백스터의 이야기를 교차로 진행되는 소설로 압도적인 스케일과 생생한 묘사로 인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던 <그레이트 서클>의 2권이다. 정말 실존하는 인물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1권의 마지막 이들의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될 지를 너무 궁금하게 만들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2권 역시 가히 압도적이다.


2권의 이야기 역시 해들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해들리는 메리언이 마지막에 바다로 추락하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 장면은 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장면이기도 하여 영화와 메리언의 삶 모두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스캔들을 일으키는 해들리는 이번에도 역시나 스캔들을 일으켰고, 그건 늘 사람들의 관심 한 가운데 놓이고 싶은 해들리에게는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기자가 해들리에게 왜 메리언 그레이브스 역에 끌리는 지에 대한 답을 보면 해들리는 어릴 적 실종이 된 부모님으로 인해 자신과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라 여기고 그렇기에 해들리는 메리언 역을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아간다. 사실 둘은 공통점이 해들리의 말처럼 많지만 또 다른 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둘 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들게 나아간다는 점이 관통하며 이것이 바로 해들리가 메리언에게 끌리게 되는 큰 이유이며 독자 역시 두 여인들에게 끌리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다시 메리언의 이야기로 돌아와 메리언은 1권에서 남편 바클리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2권에서 메리언은 바클리로부터 벗어나 홀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메리언은 바클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제이미를 찾아간다. 그리고 제이미에게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제이미는 메리언을 돕기 위해 자신이 너무나 사랑한 세라의 어미니인 페이히 부인을 찾아간다. 그리고 메리언은 페이히 부인의 도움을 받아 임신 중절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후 메리언은 자신이 이제 더이상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새로운 상실감만 느낄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후 시간이 흐르고 메리언은 남편 바클리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비로서 자유로와 진다. 자신을 이름을 숨긴 채 비행을 하던 메리언은 그제서야 자신의 이름으로, 메리언으로의 삶을 살게 된다. 이후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메리언은 여자 전투기 조종사에 지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가 군에 동성 친구라곤 없던 메리언은 루스라는 사랑스런 친구를 만나게 된다. 늘 혼자였던 메리언은 루스에게 끌리는 자신을 보며 루스 존재 자체를 인정하게 되는데, 메리언과 루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메리언의 쌍둥이인 제이미는 화가로서 성공을 하고 시애틀의 그림 전시회장에서 세라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세라는 의사인 루이스와 결혼한 상태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날 세라와 다시 만난 제이미도 세라도 자신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지만 지금의 상태에 만족한다는 세라의 말에 제이미는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전쟁은 이 책의 20세기 등장인물 모두의 삶을 뒤흔든다.


그리고 21세기 해들리가 만나게 된 애들레이드를 통해 그녀는 메리언이 남긴 책이나 편지 외의 진짜 삶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2권에 이르니 더욱더 커진 스케일과 모두의 삶을 뒤흔들었던 전쟁, 이후 메리언의 세계일주까지 더해 이야기는 더욱더 풍성해지고 그녀가 왜 그토록 세계일주에 몰입했는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해들리 역시 메리언의 삶을 연기하며 메리언을 통해 그리고 삶이 가지는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왠지 메리언이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총 2권에 걸친 이야기의 스케일 자체가 크고 워낙 이야기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보니 이야기는 갈수록 더욱 흥미롭게 되며 메리언이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에 좀 더 빠져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 평생을 자유를 찾아 꿈을 찾아서 삶을 이어간 메리언을 연기하는 해들리가 마지막 부분에 메리언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부분은 더욱더 이 책에 대한 여운이 길게 남게 만든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니 간만에 역작을 읽은 듯 해서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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