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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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안석봉>과 <소리질러 운동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진형민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바닷가에 인접한 도시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의 아이들이 잦은 산불과 석탄 발전소 건립을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기후 행동에 나서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록희는 이 책의 제목인 '왜왜왜 동아리'를 만들고 같은 학교 친구들과 궁금한 것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전적인 이익을 더 중시하는 어른들의 선택들이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 속 아이들은 미래의 기후 위기의 당사자가 될 아이들이 정작 기후 문제 논의에서는 늘 제외되고 배제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질문하고 말하며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기후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 록희아 아빠가 3년전 선거에서 록희 덕분에 용해시 시장이 된 이야기로 시작된다. 록희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빠가 너무 힘들어 보여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아빠와 하루 종일 함께 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시장 후보였던 아빠는 상대편 후보에 비해 가능성이 낮았는데, 록희와 함께 있는 사진이 퍼지면서 록희 아빠의 지지율은 예상외로 확 올랐고, 결국 54표 차이로 용해시 시장으로 당선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빠가 용해시 시장이라 해서 록희는 자랑을 하거나 으스대기 보다는 누가 알까 쉬쉬하며 조용히 할머니와 함께 지냈기에 록희의 아빠가 시장이란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여하튼 록희는 절친 수찬이와 함께 이태껏 해와서 모든 걸 너무 잘 알아 뻔한 과학동아리가 아닌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기로 한다.


록희가 자율 동아리를 만들게 된 것은 정말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동아리 시간에 그냥 혼자 놀면 안되요?"라는 질문에 선생님은 동아리 활동도 공부이며, 공부시간에 혼자 노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는 잔소리만 실컷 들은 록희. 그래서 선생님 눈에는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각자 따로 노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었고, 그런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된 '왜왜왜 동아리'는 겨우 겨우 인원수를 채워 결성되게 된 것이다.


다정이를 꼭 찾고 싶다는 기주의 말에 따라 왜왜왜 동아리의 첫번째 사건은 바로 한기주의 반려견인 '다정이' 실종 사건으로 하기로 한 아이들. 산불 때문에 실종된 다정이를 찾다가 아이들은 동네에서 자꾸만 발생하는 산불의 원인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그러다 우연히 기주의 동네 할머니가 키우던 복실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복실이가 지낼 곳을 알아보다 교감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여 복실이를 학교에서 지내게 한다. 우연히 시작한 왜왜왜 동아리의 아이들은 사건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용해시의 석탄 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사람들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고, 기후 위기의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왜왜왜 동아리 아이들은 이태껏 아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이 아이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의 아이들은 '어른들은 왜 우리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미래의 일을 마음대로 결정할까?'를 묻는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인해 아이들이 앞으로 짊어지고 해결해야 될 문제들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 데 모든 결정들에서 아이들은 배제되어 있음을 묻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이상 무책임한 어른들의 행태를 견딜 수 없는 아이들은 함께 뜻을 하는 친구들과 함꼐 아주 적극적으로 시청으로, 법워으로 향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이 넘어가지 않도록 촉구하는 '기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너무나 적극적인 아이들의 모습과 이야기들은 어른인 나의 정신을 번쩍들게 만들었다. 우리의 무책임과 무관심들은 아이들에게 더이상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음을 번뜩 깨닫게 만든 것이다. 재판의 결과가 어떨지, 앞으로 어떠한 결론이 이 아이들의 앞에 펼쳐질 지는 모르겠지만 어른으로써 부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리고 부담이 되지 않는 미래를 넘기기 위해선 지금 당장 나부터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작가의 말에 "더는 안돼! 그만 멈춰! 멈춰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 깊이 새겨진다. 나도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부디 쉽게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멈추진 않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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