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리는 소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4
팀 보울러 지음, 양혜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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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그림이 시선을 확 잡아끄는 책이다. 이 책은 많은 인기를 누린 성장소설, <러버보이>의 팀 보울러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그리고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한 범죄에 휘말리며 해체 위기에 놓인 가족과 그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열다섯 살 지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 전개와 흡입력 넘치는 문체와 마음대로 미워할 수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는 애증으로 혼란스러운 지니의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져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지니의 상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도무지 지니의 편이라고 할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아빠는 틈만 나면 허리띠로 지니를 후려치고, 아빠가 그나마 잠잠하다 싶으면 엄마가 따귀를 때린다. 지니를 힘들게 하는 건 가족 뿐만이 아니다. 학교에선 힘센 녀석들과 선생님들에 어쩌다 마주치는 집주인까지. 이렇게 답답한 현실인데, 이것도 모자른지 왠 남자가 지니의 창문을 주시하고 있다니. 이야기의 시작부터 이보다 더 나쁠 수 있나 싶다.


지니의 창문을 주시하던 그 남자는 거구에 나이는 서른살 쯤 되어보이고, 단정한 머리와 말끔한 머리에 번쩍거리는 코트를 입고 있다. 그 남자는 초인종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 물러서는 듯하다 뒷문으로 지니의 집에 들어와서 훔쳐갈 것이라곤 없는 지니의 집안을 뒤진다.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이길래, 지니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해 뒤지는 것일까? 그리고 이 남자가 지니의 집에서 찾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야기의 시작부터 미스테리한 분위기는 지니의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침입자가 나가고 얼마후 들어온 엄마와 직장상사와의 대화를 통해 지니는 엄마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엄마 몰래 집을 나온 지니는 공원을 배회하다 다시 침입자와 마주하곤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들은 많았으나 그냥 입을 닫기로 한다. 그날 밤 12시가 넘어 지니의 집을 침입한 남자는 지니의 집을 또 주시하고 있었고,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엄마는 지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 밖의 남자에게 따지다가 총을 맞고 쓰러지고야 만다. 그제서야 집 앞에 나타난 아빠와 함께 지니는 병원으로 가는데, 과연 총에 맞은 지니의 엄마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길래, 지니의 집을 침입하고 감시한 것으로도 모잘라 지니의 엄마에게 총을 쏘기까지 한 것일까?


제각기 다른 비밀을 가진 어른들 사이에서 지니는 홀로 방치되어 있다. 제대로 된 돌봄도 끼니도 제공받지 못하는 지니. 이러한 상황으로만으로도 해도 힘든데 침입자 무리의 우두머리인 '플래시 코드'에게 붙잡혀 목숨을 위협 당하기까지 한다. 점점 지니의 목을 죄어오는 플래시 코트의 위협 속에서 지니는 가족이 무사하길 바라며 밤마다 정체 불명의 봉투를 배달하는 일을 강요받는데.. 과연 지니와 지니의 가족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지니가 배달하는 봉투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 것일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시작부터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지니의 이야기는 갈수록 더욱 더 나빠져만 간다. 너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지니를 보는 것만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지니가 가족에게 가진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과 원망스럽도록 미운 마음들은 사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본 적 있기에 지니의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되어 간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갈등과 상처만을 가득하던 지니의 가족은 아이러니하게 범죄에 휘말리고 나서야 서로 간의 갈등에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절대로 회복될 수 없던 이들의 관계가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어쩌면 모든 갈등의 해결책은 서로 마주하는 것부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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