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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가족의 대화법
김석준 지음 / 위북 / 2023년 2월
평점 :
짧고도 재미난 드라마 한편 읽은 느낌이다.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됐고 '아....나도 저런 적 있었는데 이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며 생각도 많이 들었다.
부제에 적힌 가족간의 대화법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읽은 책이었다. 사실 그냥 편하게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요즘이다보니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런데 사춘기를 막 접어들 것 같은 큰 아이와 아직 철 모르고 마구잡이로 던지듯 말하는 작은 아이, 그리고 무뚝뚝하면서도 긴 말을 하지 않는 남편, 걱정도 많고 소심함도 우주 상위권인 나로 이루어진 우리 가족간의 대화에도 가끔 삐딱거림을 느꼈기 때문에 더욱 그 한줄이 끌렸는지도 모른다.
글 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고 '그랬구나, 어떡하면 좋아'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막상 내가 현실 속의 저 상황이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가족이니까... 내 마음 내 뜻을 다 알겠지? 이해했겠지? 너는 내가 잘 알아는 정말 우리 모두가 저지르는 큰 착각인거 같다.
남편이 가끔 말하듯 "말을 안하는데 네 속을 내가 어떻게 아냐?" 라는 말이 정말 얄밉지만 맞는 말이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면서 알아주길 바라는 건 어거지 같은 심보가 아니었을까.
가족이니 편하게 말해도 되고 대충 말해도 된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래서 아마 서로의 한마디에 상처를 남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재미있게 끝까지 읽었지만 가족사이의 대화에 딱 맞는 정답을 제시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혹은 그 사람이 되어서 그런 말을 듣거나 내뱉었을 때 어떨지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상황의 중간 중간에 가족끼리의 대화 메뉴얼이 있어서 읽어 보고 참고해보면 좋겠지만 나는 그 내용보다 이러한 방법으로 나의 말하기와 듣기를 고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한 거 같다.
이 책을 쓰고 있기 전에 자신이 저지른 말로 인한 실수를 본인도 고민했으며 상대에게 미안했다는 저자의 솔직한 말과 모습에도 이 책에 대한 끌림이 오는 재미난 책이었다. 아무리 가까워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꼭 해야 할 말을 가려서 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는데 정말 공감이 많이 갔었다.
가까이 있어서 소중해서 더 신경 쓰고 배려하고 조심해야 할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말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아주 오래 전 조상님들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족이나 무리는 있었을텐데 그때도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 그때 그들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오늘날 우리는 이 간단한 말 한마디에 이렇게 흔들리게 되는걸까.
아무튼.... 일단 앞으로는 가족들에게 말을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 더 신경을 쓰고 조심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이들에게 말을 할 때도 말투와 단어 사용에 더 신경을 써보고 남편에게 이야기 할 때에도 분명하게, 애둘러 말하지 말고 그에게 맞추어 간단하게 실 없는 농담은 조금만 담아 말하도록 해봐야겠다.
그러다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면 그 방향으로 살짝 살짝 바꿔가며 또 노력해야지. 책 속의 연수처럼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