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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누구나 한 번쯤 읽어야 할 고전 한 문장
왕멍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2년 2월
평점 :
고전이나 인문학을 솔직히 기꺼이 볼 생각을 가진 이는 얼마 없을거라며 장담을 하던 내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왠지 내가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서 고르고 고른 책이다.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가고 부모님 밑에서 큰 걱정 없이 살다가 사회에 나가고 가정을 꾸리고 부모가 되다 보니 가끔 이런 저런 삶에 대한 고민들이 생겼더랬다.
그 고민들에 끝에는 거의 대부분
'지금 나는 과연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잘 산다, 잘 살았다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고 배우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조금은 애매모호 하면서 엉뚱해 보이는 생각들로 끝이 맺음지어진다.
나만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인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이런 뜬구름 잡는 허망한 생각을 하는 내가 한심해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아무렴 어때. 하면서도 답이 궁금했다.
한참 공부를 하고 책을 가까이 하던 시절에는 그렇게 꼭 읽어봐야 한다며 추천과 권유를 받았었지만 이미 문학, 비문학의 장르를 따지며 글을 음미하기보다는 분석하고 따지기에 바빴던 내게 이런 고전들의 의미는 그닥 가슴 깊이 와 닿지 못했다.
그 뒤로 나름 삶에서 여기저기 부딪혀도보고, 죽을 힘을 다해 살아보려 해 봤기에 이제는 그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함과 대답이 스스로 찾아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글도 해석도 어려운 글들은 안 읽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최대한 원래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읽기에 쉽고 숨이 길지 않은 그런 책을 찾고 싶었다. 생각도 사상도 시대도 다른 이들이 두고 두고 읽으며 지나온 내용들이라 내게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아니면 책을 읽는 내내 '꼰대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하며 반감이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도 됐었다.
괜한 생각과 염려들이었다.
내가 원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원문에 최대한 충실하려 했다 하고, 언제든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부담 없는 책이라고 했는데 진짜 이게 논어가 맞나 싶어 책장을 몇번이나 들추어 봤을 만큼 읽기가 수월 했고 간결하여 언제든 짬을 내어 읽기에 좋게 되어 있었다. 비록 한자는 있었지만 번역을 하시며 다 읽어 주시고 밑에 해석을 달아 주셔서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도 없이 거저 먹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총 9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내용이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목차를 펼치고 내가 평소 궁금했던 내용들부터 먼저 읽으며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이것 뿐일까? 왜 이렇게 간단하지? 더 없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나중에 이 책보다 조금 더 원문에 가까운 책을 읽는 것에 도전을 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말들로 사상이나 세상의 이치를 거들먹거리는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사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도 거창한 이유나 목표 같이 것이 필요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그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논어를 가지고 논하고 이야기 나누며 끊임 없이 읽으며 이치를 깨달으려 했는지, 또 그 해답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일 기본이 되는 나로부터 시작해 가정과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로 살아가는 지혜와 삶과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한 기본적인 조언들이 들어 있었다.
평소에 한번씩 들어 보았던 인생 십계명은 직접 읽으니 더 와 닿았고 아는 글이 많이 나와 반갑기도 했다. 이 말들이 이런 뜻이었구나 하며 진지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에게도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생각보다 절실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부끄럽게도 이제서야 논어를 끝까지 한 번 읽어 보았다.
앞으로 몇 번은 더 읽어봐야 무슨 뜻인지 조금씩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어보려 한다. 한글자, 한글자마다 담고 있는 그 의미와 뜻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고민해 보고 싶어졌다.
비록 필요에 의한 책읽기로 시작한 책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