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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 세상의 모든 엄마의 첫 ‘말걸음’을 함께하다.
이선형 지음 / 미래와사람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큰아이와의 소통에 대해 걱정이 많아졌다.
엄마는 분명 아이에게 좋은 것을 알려 주고 가르쳐 주려고,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 주려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들이 사실 알고 보면 아이의 말문과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생각을 막고 있으며 아이를 주눅 들고 자신 없게 만들고 있다는 현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 나는 답답함이 많다.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고 자신 있게 말하거나 주장하지 못한다. 그냥 엄마나 아빠가 시키는대로.... 하라는대로만 하려한다. 하지만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데 거짓으로 잘하고 좋아할 수는 없으니 티가 난다. 그러면 나는 또 그게 마음에 안들어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다보면 결국 울고 있다. 엄마 속이 터진다.
대한민국에 나만 이런 엄마일까? 요 근래에 들어서 자존감과 아이의 육아에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나랑 같은 고민에 자책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도 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엄마였다. 아이때문에 속상해서 모질게 한마디하고는 자는 아이 바라보며 이내 후회하고 속상해서 눈물 흘리는 일이 많았고 다시는 그러지 않아야겠다 싶어서 고민하고 반성하고 또 생각하는 일상들이 반복이었다.
딸아이들 밖에 키워보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나의 생각엔 특히나 여자 아이들의 경우 엄마의 말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친구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오늘 하루는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종알 종알 말하는 것도 끝이 없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안돼. 하지마. 그런건 몰라도 돼. 그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대체 왜 하는건데? 이 말들 속에서 대답은 늘 정해져 있다.
그런던 어느날 아이가 동생을 놀아주는 모습에서 깜짝놀랄만한 장면들이 보였다. 어허! 안돼. 하지마. 그러면 안돼. 등등 내가 자주 쓰던 말인데 아이는 동생에게 더 큰 목소리와 더 짜증이 섞이고 강한 어투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하지말라고 그러면서 또 아이를 말로 상처를 준다. 아이는 시무룩해지고 말이 없어진다. 나는 그게 또 화가나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밀려오는 후회와 반성을 하느라 잠을 잘 수가 없다. ㅜ ㅜ
작가는 이 반복되는 패턴들을 끊어내고 더 나은 방향으로 올바르게 말하기위한 엄마의 말습관을 고치려한다.
굳이 아이의 가슴에 상처를 줘가며 말하지 않아도 아이에게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방법. 그리고 엄마가 바꿔야 할 말버릇들, 아이가 하는 그 많은 쓸데없는 말들이 말하는 진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본인의 아이를 키우며 겪게 되는 이런 저런 일상들과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해 주며 많은 엄마들에게 격한 공감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에게 말을 할때 상대방인 아이를 위해 말하기를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깨닫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마의 말걸음 시작을 알려주는 가이드 같은 책이었다. 이중에서도 제일 몰입이 되는 내용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어른도 그렇듯이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크게 위안이 되고 의지가 되는지 모른다. 그런 감정이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이고 아이에겐 그 대상이 엄마일경우 그 효과가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 깨닫게 해 주었고 그렇게 되도록 자극을 주었다. '행감바' 말하기로 연습을 해 보려고 하는데 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도 바로 "야!야!야!!" 소리가 절로 나올거 같기 때문이다. ㅋㅋ
읽고 다시 읽고 생각해보며 또 읽다보니 이번 책은 시간이 더디 걸렸다. 하지만 읽을때는 맞아 맞아 하며 술술 읽혔던 책이다. 이세상에 수많은, 아직은 나처럼 말하기가 서투른 엄마들과 밤마다 나는 오늘 아이에게 왜 그랬을까하며 후회하고 울고 있을 엄마들에게 꼭 한번 읽어 보라고 소개해 주고 싶다.
아이들과 더 가까워지고 마음이 통하는 엄마가 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말을 잘 하고 잘 들을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