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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사냥꾼 천봉이
권오단 지음, 허은선 그림 / 산수야 / 2020년 12월
평점 :
초등 저학년이나 초등학생들이 읽기 좋을 만한 이야기 책을 하나 읽었다.
대략의 이야기는 핸드폰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구한다는 이야기인데 이야기의 전개가 전혀 지루하거나 답답한 내용들이 아니라서 아이들이 읽으면 매우 좋아할 것 같고 실제로 아이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이다.
우리 가족만 보더라도 4명이 모두 핸드폰 없이는 하루가 힘들다. 특히나 코로나로 나갈 수 없고 집에서는 뛴다고 계속 혼이 나니 할 만한 일이라고는 핸드폰 게임이나 유투브를 보는 일이 다수다. (책을 좀 읽어 주면 참 좋을 텐데 나부터가 아직은 쉽지 않은 일이라 내 가족에게 억지로 강요도 못한다. ㅜㅜ) 이런 우리의 모습들이 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다.
민준이라는 친구가 나오는데 친구들이랑 핸드폰으로 소통하고 같이 게임하며 노는 평범한 주변의 아이이다. 하지만 민준이 엄마는 엄격하게 시간을 제한하시며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신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듯이 민준이는 엄마 몰래 핸드폰 게임을 밤새하다 템플스테이에 보내지게 된다.
거기서 벌을 받고 있는 천봉이를 만나게 되고 '심마'를 없애는데 도움을 달라 부탁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심마를 보게 되며 무섭고 두려웠지만 민준이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심마에게 홀리고 있는 것을 보고 친구들을 도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천봉이와 함께 심마를 제거하게 된다.
심마를 제거하니 주위 친구들이 점점 운동장에 나와서 뛰어놀게 되고 책을 읽는 친구의 이마에선 빛이 났다. 원래의 모습들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민준이는 매우 뿌듯해진다. 템플스테이에서 만났던 병락이 형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병락이 형에게 숨어있던 최고의 악질 심마왕을 천봉이와 함께 무찌르며 병락이 형을 구한다.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과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핸드폰에 손을 놓지 못하고 있고 없으면 심지어 불안해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아마 아이도 책을 계속해서 읽는 것을 보니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이 민준이와 민준이 친구들의 모습 같아서 더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천봉이는 심마에게 빠져 나오기 위해선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하려고 노력하고 원래대로의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오려는 본인의 의지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저런 변명과 핑계들보다 그만하려는 자신의 의지가 약해서는 아닐까?
책을 읽고나니 더욱더 아이들의 책읽기에 정성을 들이고 잠시 잠깐만이라도 바깥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친구 만나러 학원을 가야 하고 친구랑 대화하기 위해 핸드폰이 있어야 한다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딱하고 안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