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내 머릿속에선 독서나무가 자란다
겨울방학 읽을만한 책- 초등
 |
▲ 안선모 인천청량초등학교 교사·동화작가 |
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부에서 잠시나마 해방되는 겨울방학.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부모들은 겨울방학에 부족한 학과 공부를 어떻게 보충시킬까,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부모님들께 강력히 말하고 싶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아이를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돌리지 말고, 밖에 나가 살갗이 틀 정도로 놀게 하고, 저녁에는 차분히 앉아 책을 읽게 하라고. 아이가 읽는 책을 부모님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그 동안 가족이 함께 읽은 책으로 ‘이야기 이어가기 놀이’도 해보자.
저학년(1~3학년) 어린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자신과 가족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고, 나누면서 살아야함을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배려’의 의미를 담뿍 담은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핵가족으로 할머니의 정을 모르고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열정적이고 무엇이든지 뚝딱 해결하는 수퍼우먼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유은실/바람의 아이들), 버려진 강아지를 키우느냐 마느냐로 엄마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엄마에게는 괴물, 나에게는 선물’(길지연/국민서관), 다리를 저는 히나코가 전학 오자 처음엔 귀찮아하다가 나중엔 그 친구를 이해하며 천천히 보조를 맞춰 걷게 되는 과정을 잔잔히 그린 ‘히나코와 걷는 길’(오카다 나오코/보림) 등이 그것이다. 이 책들은, 배려란 나보다 약하거나 조금 다른 누군가를 돌봐주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교훈이 아닌 느낌으로 말해주고 있어 좋다.
이 외에 방학이면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와 일하는 아줌마의 딸 차분디르와의 만남을 환상적으로 그린 ‘월화수목금토일 차분디르의 모험’(서화숙/세상모든책), 입양아의 갈등 모습을 그린 ‘너는 특별해’(조운 링가드/베틀북)를 추천한다. 혹시 학습과 멀어져서 걱정이 된다면 저학년 어린이들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교과만화백과’(꼬마배꼽)를 적극 권한다.
고학년(4~6학년)의 경우는 주위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나이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주제가 담긴 책으로 ‘비교하며 읽기’를 권해본다. ‘비교하며 읽기’는 주제가 비슷한 것, 또는 소재가 비슷한 것을 비교하며 읽음으로써 비판적인 시각을 기를 수 있어 좋다. <표참조>
그 외에 한글을 배우며 꿈을 키워가는 조선시대 소년의 이야기 ‘초정리편지’(배유안/창비), 사람을 진정 사람답게 만드는 자연의 기적을 알고 싶다면 ‘봄여름가을겨울’(버지니아 소렌슨/내인생의책), 부모와의 관계, 담임선생, 친구들과의 갈등이 심하다면 ‘소년왕’(조은이/문학동네), 가족에게 불만이 많다면 ‘홀리스 우즈의 스케치북’(퍼트리샤 라일리 기프/동산사), 아일랜드에 관심이 있다면 ‘산사나무 아래에서’(마리아 콘론 맥케너/산하), 네덜란드와 황새에 관심이 있다면 ‘지붕 위의 수레바퀴’(마인데르트 드용/비룡소),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잘가 사이먼’(데이비드 힐/동쪽나라)을 권한다.
또 다른 분야의 책으로서 ‘화폐로 배우는 세계의 문화 1, 2’(배원준/가교), ‘음식을 바꾼 문화, 세계를 바꾼 음식’(김아리/아이세움), ‘옛사람들의 과학살이’(박은정/대교출판)도 기나긴 겨울밤에 읽기 참 괜찮다.
조선일보
안선모 인천청량초등학교 교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