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독서가이드] `책 좀 봐라` 잔소리보다 `잘 읽었네` 칭찬을 [브랜드 뉴스]
초등생은 …독서 달력 효과적
책은 조금씩 구입하도록
부모가 책 읽는 모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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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복 교사의 도움말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사줘도 컴퓨터 게임이나 하려고 하지 책은 펼쳐볼 생각도 안 해요."

"책 읽으라고 잔소리를 좀 했더니 그저 눈치껏 책만 붙들고 앉아 있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그저 만화만 보는데 이걸 말려야 할지 그냥 둬도 괜찮을지…."

초등학교 겨울방학을 앞둔 요즘 학부모들의 고민이 하나둘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독서 지도는 방학 때마다 찾아오는 단골 고민거리다. 더욱이 겨울 방학은 여름 방학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아이에게 독서지도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어떻게든 많은 책을 읽히려는 부모와 책보다 컴퓨터 게임에 눈이 가 있는 아이. 둘 사이에 몇 번의 실랑이가 오가다 보면 독서는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부담스러운 숙제가 된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에게 책 읽는 재미를 알려줄 수 있을까? 31년 교직생활 동안 줄곧 독서 지도를 강조해 온 서울 보라매초등학교 안종복 교사는 "학부모들이 효과적인 독서 지도 요령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교사가 말하는 초등학생 독서지도 노하우를 들어보자.

안 교사는 "많은 학부모가 아이에게 독서 지도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좋은 책을 많이 읽혀야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 단순히 책 읽기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 교사는 "독서를 교과 학습의 연장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면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학부모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싶어하도록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 교사는 독서 지도 방법을 묻는 학부모들에게 "방학이 시작되면 자녀와 의논해 방학 중 독서 계획을 담은 독서달력을 만들라"고 말한다. 이때 부모가 나서서 읽어야 할 책 목록을 나열하기보단 자녀가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독서 달력의 계획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매일 확인하고 격려해주면 된다.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아이가 계획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살펴보고 선물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서 계획을 세웠으면 이제는 자녀와 함께 좋은 책을 고르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 좋은 책이란 자녀의 연령과 심리 상태 등 독서 능력에 맞으면서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이다. 안 교사는 "초등학생 수준에서 혼자 책을 고르기란 쉽지 않으므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서점 나들이를 하라"고 제안했다. 서점에 가기 전에 부모는 미리 아이에게 권할 만한 책을 알아 보되, 서점에서는 자녀의 선택권을 존중해줘야 한다. 안 교사는 "만약 자녀가 썩 좋지 않은 책을 고른다고 해도 부모가 권하는 책과 함께 구입하라"고 말했다. 두 권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함께 얘기하면서 책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주면 된다는 것이다. 또 책을 구입할 때는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 번에 걸쳐 사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에게 책 고르는 재미를 주고 다음에 구입할 책에 대한 기대감도 심어줄 수 있다.

다음은 독서 습관 기르기 단계.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받아들이려면 가정의 독서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학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안 교사는 "특히 자녀들에게 권하는 책을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책에 대해 아이와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게 좋다"고 권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생각을 부모가 묻고 아이가 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책 줄거리를 아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읽은 책의 내용이나 느낌을 정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안 교사는 "자녀와 부모가 함께 책의 내용을 인형극이나 연극으로 재연해 보면 아이들이 훨씬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고학년이라면 책 내용과 관련해 토론 주제를 정하고 가족이 함께 토론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방학을 이용해 책의 무대, 작가의 고향 등 책과 관련된 곳을 가족이 함께 방문하면 자녀들에게 인상 깊은 독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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