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내용 글로 정리하면 표현력 늘어
간단한 발표 훈련인 `3분 스피치` 효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주부 백영정(41)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 진희(10)가 '발표'에 자신 없어 하는 것 같아 고민이다. 백씨는 "학교에서 발표 숙제를 내주는 경우 자료를 찾아 내용을 정리한 뒤 미리 한번 연습을 시킨다"며 "집에서는 곧잘 하는데 정작 발표 시간이 되면 떨려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에 사는 주부 조광선(39)씨도 딸 은혜(10)를 웅변학원에 보낼지 고민 중이다. 조씨는 "성적도 좋고 배경지식도 제법 많은 편인데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표현력과 발표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발표력을 길러주는 학원에 보내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부모라면 자기 아이가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고 논리적으로 말하기를 원한다. 발표 능력은 사회 생활을 잘하기 위한 필수 능력이란 인식 때문이다. 거기에다 최근 대학입시와 학교 교육에서 논술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논술과 연계되는 토론 교육이 강조되면서 '내 아이의 발표력'은 이래저래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보통 아이들은 발표를 두려워하기 십상이다. 엄마들의 고민도 그래서 생긴다. 웅진교육문화연구소 김연수 책임연구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이해시키는 힘이 부족하고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발표를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평소 책을 읽고난 뒤 줄거리의 결말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발표해 보는 연습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에게서 아이가 발표를 잘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들어봤다.
◆남 앞에 나서길 두려워하는 아이=무턱대고 발표 기술을 익히기보다는 일단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스포츠 동아리, 도서관 독서토론 교실, 문화센터 어린이 강좌 등 관심을 보이는 모임에 참여시켜 보는 게 방법이다.
칭찬으로 자신감을 키워 주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수업시간이나 학생끼리 토론하는 자리에서 발표를 주저하는 것은 자신의 발표 내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다. 아이의 이런 태도를 변화시키려면 다양한 칭찬을 통해 용기를 북돋워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 단계로 다양한 조건을 주고 발표 연습을 많이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발표 실력은 발표를 자주 하면 할수록 좋아지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듣는 능력을 키우면 동문서답을 피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중복되는 의견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발표할 내용을 직접 글로 써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준비한 발표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표현력이 향상된다.
'3분 스피치'시간을 자주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3분 동안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말하는, 일종의 간단한 발표 훈련이다. '생일에 받고 싶은 선물과 그 이유' 등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중심으로 3분 스피치를 하게 하면 발표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된다.
◆발표력에 도움 주는 학원.기관 활용=발표력과 리더십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기관도 경우에 따라서는 활용해 볼 만하다. 역할극, 표정개발 훈련, 회의 진행, 사회 보기 등 흥미를 끌 만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표 참조>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지역 사회복지관 등에서 방학을 이용해 특강.캠프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곳을 이용할 때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곳인지 ▶한 반에 인원은 몇 명인지 ▶일주일에 몇 회, 몇 시간을 가르치는지 등을 미리 점검해 아이에게 적합한 곳을 골라야 한다. 발표력이 많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많은 아이는 겨울방학 집중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또 발표 연습은 많이 해 볼수록 좋으므로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곳인지도 챙겨봐야 할 부분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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