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깐 한국에 나왔을 때 '사랑의 기쁨'이라는 책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사게되었다. 솔직히 왜그런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최인호씨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갖고 있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읽지 않았던 책이기도 했다. 심심해서 아무런 기대없이 읽었던 책이 었는데, 정말 대박이 었다.
엄마와 딸..... 가장 가까우면서도 자신의 약점(?)은 제일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사이. 싸울땐 두번다시 안볼 것처럼 끝까지 싸우면서도 돌아서면 괜히 더 신경쓰이고 '미안하다' 혹은 '잘못했어요'란 말을 하지않아도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내도 괜찮은 사이. 어릴땐 몰라도 조금씩 커서 자신이 여자가 되어가면서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어떨땐 엄마와 아빠의 부부싸움의 중재자가 되기도 하는 게 딸이다. 엄마는 딸이 최고이길 또 항상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엄마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병이나 안좋은 모습은 다른 사람보다 딸에게 제일 보여주기 싫어하는 게 아닐까?.....
연년생의 남동생이 있는 나는 항상 내 동생에게 부러움을 느끼며 살았다. 나에게는 항상 부드러움보다는 엄하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산다고 생각했기때문에.... 어느날인가 동생이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내 질투는 더해만 갔다.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사가지고 와서 저녁을 먹으려고 하던 주말저녁, 동생이 자신은 일이 많아서 못온다고 전화가 왔는 데, 내게는 한번도 해주신적이 없는 말투로 힘들지 않냐고 많이 보고싶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충격과 섭섭함 그리고 서글픔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시고 아빠가 내 남자친구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내가 엄마 원했던 대로 잘지내지 못하고 그러면 동생이 그렇게 있는 것보다 더 속상해 하시고 더 걱정하신다고 하셨다. 물론, 날 달래고자 하신말씀이시겠지만, 그래도 왠지 속상함이 조금 들하게 느껴지는 건 나도 엄마의 사랑을 조금은 느꼈던게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엄마를 단순히 엄마로써가 아니라 엄마도 여자이고 생활이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내가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엄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나에게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가끔은 그것이 도리어 귀찮을(?) 정도이기에 짜증만 내고 신경질만 부렸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