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 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
마르틴 라카 지음, 김지현 옮김 / 페리버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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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 책에서는 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도입부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네요.

'예술'은 남성이 하는 일이었고 '천재'도 남성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 근본적인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의 미술사는 여성 예술가들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 이분법적 구분은 오랫동안 여성에게 응용예술에서 손을 이용하는 작업을 맡긴다거나, 여성이 만든 예술품을 손기술이라는 단일한 관점으로 보면서 세심함, 정밀함, 섬세함, 열중, 인내심, 소형화, 장식성, 감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을 정당화해왔다. 반대에 지성을 실현하는 위대함, 힘, 독창성은 남성 예술가의 몫이었다. ┘

왜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 공간에 머무르지 않았던 것처럼, 그곳에 속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드는 것일까요?

이 책은 여성 예술가들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고찰해보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여성은 늘 존재했다.'



- 눈에 띄기 그리고 인정받기

- 단 하나의 살롱에서 여러 개의 살롱으로 : 전시 공간의 분산

- 여성 출품자 : 성별과 장르의 문제

살롱전이 혁명을 겪으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게 된 시기에 출품자의 9%를 차지했던 여성 화가의 수는 1830년대 중반에 들어 20%에 달하고, 살롱전에 도전하는 여성은 19세기 내내 계속해서 증가했다고 해요.

19세기 초, 여성에게는 '선천적으로' 창조 능력이 없다는 생각, 전통적으로 여성을 아마추어 예술 또는 소예술이라는 장식적 레퍼토리에 동화시켜온 생각을 급격히 부숴주었네요.

'1791년 살롱전 참가 자격이 자유화된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여성 역사화가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 성공이라면 살롱전의 입상을 말하네요.

살롱전 참가 자격이 자유화된 이후 첫 30년 동안에는 여성 예술가가 살롱전에 상당수 참여했고, 살롱전 입상도 했어요. '잊힌 여성들'의 성공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여성 화가들의 작품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이 중에서 수잔 발라통 여성화가만 알아요.

루이즈-조세핀 사라쟁 드 벨몽, <가바르니 권곡 풍경>, 앙리에트 로리미에, <자화상>, 로자 보뇌르, <파리의 말 시장>, 루이즈 아베마, <온실에서의 점심식사>, 자클린 마르발, <오달리스크들>, 수잔 발라통, <아담과 이브>



요즘 그렇게 정물화가 좋거든요. 특히 꽃 그림이요.

그런데 꽃 그림에도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16세기 이래로 아이디어와 지적.정신적 차원을 구체화하는 데생은 남성적 장르로 여겨졌고, 색채는 여성적인 것과 연관되다고 해요.

┌ 자크린 마르발이나 에밀리 샤르미 같은 여성 예술가들은 대담한 붓질, 분명한 색채, 미완성된 표면 등을 통해 소위 '야수파' 남성 예술가들과 전혀 다르지 않고 때로는 더 뛰어난 방식으로 '꽃다발'에 접근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꽃 그림에서 '야수'의 의미와 어울리고 모더니즘의 기준과 일치하는 과격하고 남성적인 힘의 발현을 보았음에도, 여성 예술가들의 꽃 관련 작품에서는 색채에 대한 전적으로 여성적인 감수성만 보았다. ┘

자클린 마르발, <짙은 색 꽃다발>



┌ 회화 장르 간의 모호한 경계와 여성 예술가들이 이를 능숙하게 다룬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으며, 이는 방법과 주제 면에서 성별이 미치는 영향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상주의와 자연주의로 대표되는 근대 에술가들이 재해석한 초상화, 풍경화, 장르화는 예술가의 성별에 따른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었다. 여성이 그린 작품은 주제가 '여성 예술'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사회적.도덕적 제약과의 협상이 유리하거나 불리했던 반면, 남성이 그린 작품은 전통적 도상학과 학문적 이상화를 거부할수록 환영을 받았으며 혁신적이라고 평가되었다. ┘

'예술가가 되려면 먼저 남성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마리-에드메 포, 1865년 1월 5일 일기

여성 예술가의 정당성에 대한 열망, 그리고 남성 동료들과 경쟁하고 그들과 동등하게 예술가로 자리를 잡고 싶은 의지, 이러한 열망과 의지는 20세기의 문턱에서도 왜 여성이 자신을 배제하던 체제에서 유래된 교육방식에 집착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카트린-카롤린 코니예 테브냉, <여성 회화 아카데미>



'빛나는 명성을 얻고자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용기와 인내는 대단하다.' - 1828년 4월 12일자 '피가로'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여성 예술가들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고찰해보고 있다고 했잖아요. 책을 읽는 내내 여성 예술가 개개인이 생각하고 지각하고 느끼는 존재로서 각자의 독특하고 유일한 궤적을 따르면서 다른 세상의 시공간을 어떻게 탐구했는지, 그리고 한 획 한 획 붓질을 하고 한 점 한 점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어떻게 찾아갔는지를 살펴보게 되네요.

그리고 <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책에서 그간 우리가 볼 수 없었던 110점의 빼어난 작품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데, 시대적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작품 해석을 읽으니 훨씬 그림을 그린 여성 예술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비록 미술사는 그들을 지웠지만, 그들 또한 진정한 화가였다!!!



‘빛나는 명성을 얻고자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용기와 인내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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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 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
앤디 돕슨 지음, 정미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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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환경에 완벽하게 적용하기 위해

진화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는 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은 진화이지만 위대한 성공작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어요.

진화의 함정 : 육지를 떠난지 수백만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물속에서 숨 쉬지 못하는 고래

불멸과 노화의 경계 : 여섯 번째 이빨이 다 닿으면 일곱 번째 이빨이 나지 않아 굶어 죽어버리는 코끼리

뻐꾸기 둥지에서 날아간 것 : 둥지의 커다란 괴물을 알아보지 못해 남의 자식을 키우는 뻐꾸기의 숙주들

극단적 이타주의 : 자신의 목숨을 끊어서라도 벌집을 지키려고 하는 꿀벌

아름답고 저주받은 진화 : 쉽게 눈에 띄어 잡아먹힐지라도 화려한 꼬리를 달고 살아가는 수컷 소드테일

37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위대한 성공작이 아닌 예외적인 '진화'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했던 것 같아요.

책 제목 <고래는 물에서 쉼 쉬지 않는다> 고래 이야기는 '9장 썩 괜찮은 약점'에 나오네요.

┌ 진화는 고래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예를 들어, 고래에게는 척추에 붙어 있지 않고 이동을 위해 쓰이지도 않은 뒷다리의 아주 작은 흔적만 있다. 그리고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물속을 효율적으로 헤엄치지 좋게 몸의 모양을 매끈하게 만들어주는 엄청난 두꺼운 지방층도 있으며, 또 추진력을 위한 강력한 꼬리지느러미도 있다. 또한 깊게 공명하는 울음소리를 통해 수백 킬로미터의 바다를 가로질러 소통할 수도 있다.

왜 진화는 그사이에 고래에게 아가미를 제공하지 않은 걸까 ? ┘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영화 '빅 미라클' 감동적으로 본 영화였어요. 이걸 보면서도 저는 이런 물음을 가져보지 못했네요. ㅜㅜ

고래가 수중 생물로 진화한 것은 수백만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왜 고래는 아직도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가.



신기할 정도로 취약한 것은 고래류만이 아니라네요. 포유류 중에는 바다소와 듀공이 있으며, 수생 포유류만 그런 것도 아니래요. 대부분 물속에서 사는 바다뱀, 거북이, 일부 테라핀 등 아가미 없는 파충류도 취약하대요.

"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환경에 완벽하게 적용하기 위해 진화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고래나 거북이만 봐도 이 물음에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겠어요.

책 속에 다양한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뻐꾸기와 꿀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뻐꾸기, 꿀벌을 보고 생각해봤을까요?

"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환경에 완벽하게 적용하기 위해 진화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전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거든요.

책 속에 뻐꾸기와 꿀벌 이야기 소개해볼께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 뻐꾸기 새끼는 숙주의 새끼보다 훨씬 더 클 뿐 아니라, 첫 깃털이 날 때까지 완전히 다른 털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노골적으로 숙수의 새끼를 닮지 않았음에도, 뻐꾸기 새끼들은 대개 무사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

너무 궁금하죠~.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보면 거부하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요. (책에는 굉장한 설명,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많은 이야기가 있답니다.)



극단적 이타주의의 대표주자가 바로 꿀벌이더라구요.

┌ 여왕벌 또한 군집에서 매우 제한된 역할을 하는데, 바로 번식이다. 그 외의 모든 일은 일벌이 한다. 일벌은 자신의 새끼를 낳지 않고 오로지 여왕벌을 위해 일한다(또는 관점에 따라서는 군집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왕벌이 다른 일벌들이 돌보는 수천 마리의 자손을 낳는 동안 모든 시중을 받는 호사스러운 삶을 선택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자살하는 일벌도 정확히 같은 선택의 자유 아래 움직이고 있어며, 그에 따라 똑같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생물은 진화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해요. 하지만 책 속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중요한 교훈이 하나 있다면, 진화가 어떤 방향으로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되려 진화는 목적이 없고, 수동적이며, 비도덕적이다. 이것은 자연 선택이 선호하는 것과 문명화된 인간으로 우리가 열망해야 할 것 사이에서 연관성을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럼 인간이 향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은 우리가 함께 진화해온 것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말하는 '자연스러운' 또는 '부자연스러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이상한 것은 현대 사회에서 '자연스러운'이라는 단어가 너무 일반적으로 그리고 너무 당연하게 '좋은'상태와 동일시된대요.

인간의 어떤 행동이 '자연스럽다'라는 꼬리표 아래 펼쳐지는 비참하고 부조리한 일은 하고 있지 않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인간이 행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라는 답을 찾은 것 같네요.



"우리는 모두 자칭 '더 뛰어난'종의 행동 때문에 멸망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칭 '더 뛰어난'종은 인간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명백한 사실은 우리가 유일한 생명 유지수단, 지구를 파괴하는 과정이 있고 그 결과 이미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바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말하는 '자연스러운' 또는 '부자연스러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인간의 어떤 행동이 '자연스럽다'라는 꼬리표 아래 펼쳐지는 비참하고 부조리한 일은 하지 않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앞으로 우리가 향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지 멸망하지 않을꺼 같네요!!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요.

과학이야기인데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분인지 흥미롭게 잘 읽은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 어렵게 느끼는 분도 있을꺼에요. 근데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게 뭔지 꼭 알았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모두 자칭 '더 뛰어난'종의 행동 때문에 멸망할 것이다.









​생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환경에 완벽하게 적용하기 위해

진화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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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다녀온 단테 - 후회와 절망을 기회와 희망으로 바꾸는 신곡 수업
김범준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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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모임에서 단테의 <신곡>을 읽었어요.

정말 완독에 목적을 두고 열심히 달렸더니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근데 다시 재독하려니 선뜻 책을 다시 펼치기가...ㅎ

그런데 <지옥에 다녀온 단테 - 후회와 절망을 기회와 희망으로 바꾸는 신곡 수업>을 만났어요.

신곡을 읽을 때 모든 것을 꼭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나봐요. 책에서 작가의 "당신은 신곡을 읽고 감상하는 독자이지 신곡의 연구자가 아니다. 단테 또한 독자들에게 이를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우리가 신곡에 담긴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기만 바랄 것이다."라는 이 말에 큰 공감을 받았네요.

저에게 멋진 신곡 수업이었어요. 조금 더 단테가 하는 말들을 담백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네요.

다시 <신곡>을 재독해볼 수 있게 해주었네요. 재독 도전합니다!



작가는 책을 펼치면서부터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단테의 <신곡>은 무엇이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꼭 저에게 묻는 것 같아서 내가 읽었던 신곡을 기억 저 편에서 끄집어냈네요. ㅎ

저에게 그 자체도 행복이었거든요. 그 덕분인지 책 시작하자마자 '이 책은 나에게 느낌이 좋다'라는 느낌을 받았네요.


이 책은 기존 신곡에서 나타난 지옥, 연옥, 천국의 이야기 흐름에 매몰되지 않고 신곡을 전하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내용 흐름을 구성했네요. 단연 좋았던 게 바로 단테의 메시지를 정돈해서 전달해주고 있다는 거!

그리고 단테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내용의 흐름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차례의 제목들은 신곡의 대사를 참고하여 재구성했어요. 재구성이 나쁘지 않다고 봐요. "고전을 내 삶의 문제의식과 엮어 창조적으로 읽어 낼 때, 비로소 작품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내면에 감춰 둔 상처와 번민, 희망과 지헤를 재발견하게 하는 소중한 매개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라는 작가의 이 말에 찬성하거든요.

"여기 들어오는 너희 모두 희망을 버려라." <지옥 편, 제3곡>

지옥이란 '희망 없음'과 동의어라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고통이 심해도, 괴로움이 극에 달해도, 희망만 있다면 그곳은 절대 지옥이 아니다. 반면 즐거워도, 기뻐도, 희망이 없다면 그곳은 지옥 그 자체다." 지옥의 특징을 명확하게 알려주네요. 희망 없음에서 더 나아가 내 운명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운명만을 부러워한다는 말에 200% 공감이 되더라구요.



책의 구성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좋았던 부분이 바로 단테의 메시지를 정돈해서 전달해주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었는데, 요렇게 소제목 하나하나마다 이렇게 단테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어요.



"나는 그가 처음에 하던 말을 뒤이어 나오는 말로 덮어 버리는 것을 보았는데 뒤이은 말은 처음의 말과는 사뭇 달랐다. 끝내지 않은 그의 말에 나는 몹시 두려움을 느꼈다. 아마 그가 했을 생각보다는 그 잘려 나간 말들을 더 나쁜 의미로 채웠기 때문이다." <지옥 편, 제9곡>

괜히 자기 스스로 불안해하고 상대방의 공백에 부정적인 무언인가를 채워 넣은 경험 다들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잘 살기 위해서는 그 공백(불안)을 능숙하게 받아들인채 '희망'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어요.

"우리 역시 비어 있음의 상황에 불안해 하지 말고 오히려 무엇인가를 잘 채우는 기회로 삼을 여유가 필요하다. 비어 있음과 채움은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한 게 아니라 반드시 그 둘이 함께 있어야 그 가치가 더해진다."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면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은 '의지의 자유'다." <천국 편, 제5곡>

"비참한 모습으로 널 만난 것이 저세상에서 생명을 다했을 때보다 더 괴롭구나!" <지옥 편, 제24곡>

딱 이 부분이 <신곡>을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부분이었어요.

지옥 편에는 수많은 죄인이 등장하는데 이때마다 단테는 그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묻고 또 묻거든요. 그때 단테의 시선을 받은 죄인들은 자기의 부끄러운 모습을 숨기려 해요.

그런데 연옥 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단테를 만나면 자기 이름을 물론 자기의 죄까지 막 말을 하더라구요. 세상에 나가 자기를 아는 사람들한테 자기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거든요. 이해가 좀 안되더라구요. 이 부분이요. 지옥 편 등장인물과 연옥 편 등장인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요.

이 책으로 알게 되었네요.

"자기 이름은 악착같이 숨기면서 남의 죄에 대해서 열심히 고자질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데가 지옥이고, 반대로 자기의 이름은 물론 자기의 죄를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은 천국으로 가기 위하 바로 직전 단계의 연옥이다."



"그가 앞서고 내가 뒤를 따르며 위로 올라갔다. 마침내 우리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실어 나르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다.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다시 별들을 보았다." <지옥 편, 제34곡>

"내 소망과 의지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 덕택이었다." <천국 편, 제33곡>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별을 보는 거란다. 별을 원하고 별을 바라보며 별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단테가 신곡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결론과도 같은 말이네요.

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단테의 신곡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서 내 눈을 가렸던 것 같아요. "단테는 하느님을 염두에둔것이겠지만 우리는 이를 자유롭게 해석해서 내 것으로 가져오면 된다."라는 작가의 말에 나는 무릎을 쳤네요.

그럼 별은 행복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기준, 우리가 일상의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다가 혹여 잘못해서 잘못된 길로 빠질 때 되돌아올 수 있는 북극성과도 같은 역할, 그것이 바로 별이고 단테가 우리에게 말하는 인생의 기준점이네요.



책 속에 삽화가 몇가지 나와요. 많이는 아니지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잠깐의 쉼 같은 존재네요.

"나약하고 무지한 인간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배움을 가까이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인간은 자연, 그리고 자연을 뒤따르는 기술로 삶을 영위하고 번영시켜야 한다. 그런데 고리대금업자는 이를 무시하고 다른 길을 걷는다. 그런데 고리대금업자는 이를 무시하고 다른 길을 걷는다. 자연과 그 자연을 따르는 기술을 경멸하고 엉뚱한 곳에 희망을 거는 짓이다." <지옥 편, 제11곡>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고 아는 것도 많지 않아요, 그러니 세상을 살아가는 완벽하고 올바른 방법을 모두 알지 못하는게 당연해요. "하지만 이때 무지를 숨기는 것은 오히려 무지를 늘리는 일이다. 오히려 무지를 정직하게 고백하면 무지를 줄어들 수 있는 희망의 기반이 마련된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인생에서 길을 잃게 되는 원인은 내 안에 있다. -단테

<지옥에 다녀온 단테> 속 단테의 메시지를 통해 '삶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하나하나 알아 봤어요. 우리가 절대 갖지 말아야 할 성품을 알아채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네요.

신곡 수업 제대로 했어요. 단테가 신곡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바를 알 수 있어, 다시 단테의 <신곡>을 읽어볼 용기를 내게 되었네요.

단테의 <신곡>을 읽기 전 먼저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봅니다. ^^

충분히 단테가 신곡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인생에서 길을 잃게 되는 원인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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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 - 힘들이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80가지 인간관계의 기술
레일 라운즈 지음, 정지현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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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이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80가지 인간관계의 기술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

책 제목에서 '아주 작은'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나도 할 수 있을꺼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이라니까요. ㅎ

1부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는 법

2부 매혹적인 대화 시작과 유지의 기술

3부 사소하지만 모르면 망신당하는 의사소통 노하우

4부 어디서든 당신을 돋보이게 하는 25가지

5부 성공의 8할은 여기 달렸다

차례를 보고 누가 이 책을 덮을 수 있을까요?

1부, 2부, 3부, 4부 모두 제가 원하는 대화 기술이에요.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에서 그런 승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작지만 확실한 기술 80개를 알려주고 있어요. 이를 통해 나도 인생이라는 게임을 완벽하게 나의 것으로 만들고,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다니 '나를 성장시키는 책' 맞네요. ^^

나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책, 그렇게 나를 성장시키는 책

진짜 이런 사람 되고 싶네요.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는 법!!!

"어떻게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을까요?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적어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 말이에요."

책에는 9가지 방법이 나오는데 전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려구요.

얼굴 전체에 천천히 번지는 미소 : 환하고 따뜻한 미소는 분명 장점이지만, 그것은 천천히 짓는 미소일 때만 그렇다는 거야. 천천히 짓는 미소일수록 신뢰도가 높아지거든.

고개만 똑바로 들어도 자신감이 채워진다 : 어디를 가든 승자처럼 보이는 자세가 있다. 똑바로 든 고개, 자신감 넘치는 미소.

불안하다면 움직임을 확 줄여라 : 정말 중요한 대화를 진행할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얼굴에 가져가지 않는다. 얼굴을 손으로 만지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자신의 멋진 모습을 미리 시연하라 : 고개를 똑바로 들고 꼿꼿한 자세로 걷고 악수하고 홍수 같은 미소를 보이고 강렬할 눈 맞춤으로 바라보는 자기 모습을 상상한다.



매혹적인 대화의 시작 참 중요하잖아요.

제일 첫번째가 바로 상대방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에요.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그 사람 얘기를 물어보면 훨씬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 저는 항상 상대방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려 노력합니다." 이처럼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은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잊지 말자구요. ^^

인생에서 성공의 85퍼센트는 의사소통 능력에 직접적으로 좌우된다고 해요.

그러니 사소하지만 모르면 망신당하는 의사소통 노하우가 필요하네요.

상황별 대화 전략~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책에 쉽고 다양한 노하우가 있네요.

엄청나게 많은 단어가 아니더라도, 멋진 몇 가지 단어만으로도 당신은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똑똑하다는 단어에는 수많은 동의어가 있다. 기발하다. 지략이 풍부하다. 능숙하다. 빈틈이 없다.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이 있다.

감사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라 : 대화에 능통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 사람들이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게 한다. 당신을 칭찬하고 싶거나, 사업을 함께 하고 싶거나, 당신에게 애정을 느끼게 만든다.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라든가 "지퍼를 올려줘서 고마워"든, 감사의 이유를 정확히 말하라.



어디서든 나를 돋보이게 하는 25가지~ 이정도면 필사기 맞죠. ^^

한 달에 한 번은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 : 평소 꿈도 꾸지 않았던 일을 해보자. 딱 한번의 경험만으로 그 분야의 내부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80퍼센트는 구사할 수 있게 된다.

핫이슈를 파악하라 : 커피 한잔을 따르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확인한다. 국제 뉴스, 패션란, 스포츠란, 연예 소식 혹은 만평... 먼저 보는 기사가 당신의 세상이다. 하지만 이번엔 평소와 다르게 읽지 않는 글을 읽어보자. 그렇게 해야만, 다른 세상에 익숙해져서 공통점이 별로 없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작은 한방의 칭찬을 전달하라 : 작은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배우자에게 장거리 운전을 했을 때는 "해냈네! 많이 피곤했지?"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는 "얘들아, 방 청소하느라 큰일했어"정도로 말할 수 있다.

상대방을 주인공을 되게 하라 :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당신에게 호감을 갖는다.




기억하라.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당신의 습관이 당신의 성격을 만든다.

그리고 당신의 성격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 책을 통해 소통의 품격을 높이세요.

총 80가지인데 처음부터 80가지 다 욕심내면 안됩니다. ㅎㅎㅎ

저는 하루에 1가지씩 해보려구요.

하루에 1가지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 힘들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인간관계의 기술이잖아요.

모두 도전해보자구요. ^^





기억하라.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당신의 습관이 당신의 성격을 만든다.

그리고 당신의 성격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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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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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도슨트 김찬용에게 배우는 자유롭고 자신 있게 전시를 즐기는 방법

작가로써 김찬용이 아닌 도슨트 김찬용으로 익히 들어 알고 있어요.

10년은 더 된거 같아요. 딸들과 두 손 잡고 미술관, 박물관 다녔거든요.

그런데 딸들이 크면서 더이상 엄마랑 안다녀서 5년전쯤부터는 혼자 아니면 친구랑 자주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자유롭고 자신 있게 전시를 즐기는 방법' 굉장히 알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전시를 즐기고 싶어서요. ㅎ

책을 펼치자마자 저의 로망이 펼쳐지네요.

파리 주요 미술관, 네덜란드 주요 미술관, 영국 주요 미술관 위치가 딱 등장하네요.

당근 서울 주요 미술관 위치도 나오는데 그건 제가 다 알고 있네요.



요즘 미술관이 뜨고 있어요.

남녀노소 가리지 않아요.

전시를 더 즐길 수 있게 도슨트 제도도 있고, 아무래도 요즘은 인증샷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미술에 큰 관심이 없던 다수의 대중이 미술관 방문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은 미술관 내부에서의 인증샷 즉 기념사진 촬영이 허용되기 시작한 시점과 맞닿아 있대요.

확실히 사람들이 붐벼요. 그리고 제 주변사람들도 이런 이유로 시작해서 관심을 갖더라구요.

이렇게 시작하면 어때요?

┌ 시작은 고가의 에쁜 미술 작품들 사이에서 인증샷을 찍고 문화생활을 즐기며 미술관에서 허세를 부려본다는 느낌으로 출발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을 시작했어도 그 시간이 누적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취향이 형성되고, 어느새 미술 애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

미술관에 한번 가고 두번 가고... 반복되다 보면...

"좋은 전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질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아요.

개취(개인적 취향) 아닐까요? ㅎ

개인적 취향을 알기까지 가능한 한 천천히 오랜 시간을 투자해 미술품을 직접 마주하고 느껴봐야죠.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것들을 눈으로 맛보며 즐기다 보면 개인적 취향을 알게 되더라구요.

전 아직도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전시들을 눈으로 맛보며 즐기는 중이네요. ^^

그래서 '섹션2. 전시를 200% 즐기려면'에 유독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전시 200% 즐기려면에서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네요.

도슨트 서비스는 미술관을 찾았을 때 뭔가 충족되지 않은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참여해보는 것을 권유하네요.

'감상의 경험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면, 귿이 도슨트를 참여하지 않고 나만의 해석을 갖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미술관 방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에 홀가분해지네요. ㅎ

조금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전시 연계 프로그램 꼭 참여해보세요.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있어서 나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거든요. 전시를 훨씬 풍요롭게 경험할 수 있어요.



해외 미술관 사용법이 단연 호기심을 끌었어요.

아직 제가 가보지 못한 미술관들이라... 로망이거든요.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서 모네의 수련 꼭 볼꺼구요. 무엇보다 현대미술을 만끽할 수 있는 데이트 모던도 꼭 가볼꺼에요.

이렇게 많이 가보고 싶으니까 열심히 운동해야겠네요. ㅎ



국내미술관 중 애호가로서 안목을 넓혀갈 수 있는 공간, 리움 미술관과 뮤지엄 산 그리고 구하우스 미술관이 소개되어 있네요. 미술 애호가가 되고 싶으니까 리움 미술관, 뮤지엄 산, 구하우스 미술관 좀 더 주의깊게 다녀보렵니다. ㅎ

서울쪽만 다녔는데 경기도쪽도 앞으로 다녀보고 싶네요. 그리고 부산에 자주 가는 편인데 부산쪽 미술관도 가보려구요.



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작품 겉핥기를 넘어 취향 있는 감상자가 되는 법을 알아가요.

<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을 덮으면서 '미술관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당신의 인생 속에 행복한 미술관 관람 경험이 넘쳐나길...' 작가의 말처럼 행복한 미술관 관람을 하다보면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고, 취향 있는 감상자가 될 수 있겠죠. ^^






작품 겉핥기를 넘어 취향 있는 감상자가 되는 법을 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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