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 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
마르틴 라카 지음, 김지현 옮김 / 페리버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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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 책에서는 근대 미술사가 지운 여성 예술가와 그림을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도입부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네요.

'예술'은 남성이 하는 일이었고 '천재'도 남성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 근본적인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의 미술사는 여성 예술가들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 이분법적 구분은 오랫동안 여성에게 응용예술에서 손을 이용하는 작업을 맡긴다거나, 여성이 만든 예술품을 손기술이라는 단일한 관점으로 보면서 세심함, 정밀함, 섬세함, 열중, 인내심, 소형화, 장식성, 감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을 정당화해왔다. 반대에 지성을 실현하는 위대함, 힘, 독창성은 남성 예술가의 몫이었다. ┘

왜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 공간에 머무르지 않았던 것처럼, 그곳에 속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드는 것일까요?

이 책은 여성 예술가들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고찰해보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여성은 늘 존재했다.'



- 눈에 띄기 그리고 인정받기

- 단 하나의 살롱에서 여러 개의 살롱으로 : 전시 공간의 분산

- 여성 출품자 : 성별과 장르의 문제

살롱전이 혁명을 겪으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게 된 시기에 출품자의 9%를 차지했던 여성 화가의 수는 1830년대 중반에 들어 20%에 달하고, 살롱전에 도전하는 여성은 19세기 내내 계속해서 증가했다고 해요.

19세기 초, 여성에게는 '선천적으로' 창조 능력이 없다는 생각, 전통적으로 여성을 아마추어 예술 또는 소예술이라는 장식적 레퍼토리에 동화시켜온 생각을 급격히 부숴주었네요.

'1791년 살롱전 참가 자격이 자유화된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여성 역사화가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 성공이라면 살롱전의 입상을 말하네요.

살롱전 참가 자격이 자유화된 이후 첫 30년 동안에는 여성 예술가가 살롱전에 상당수 참여했고, 살롱전 입상도 했어요. '잊힌 여성들'의 성공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여성 화가들의 작품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이 중에서 수잔 발라통 여성화가만 알아요.

루이즈-조세핀 사라쟁 드 벨몽, <가바르니 권곡 풍경>, 앙리에트 로리미에, <자화상>, 로자 보뇌르, <파리의 말 시장>, 루이즈 아베마, <온실에서의 점심식사>, 자클린 마르발, <오달리스크들>, 수잔 발라통, <아담과 이브>



요즘 그렇게 정물화가 좋거든요. 특히 꽃 그림이요.

그런데 꽃 그림에도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16세기 이래로 아이디어와 지적.정신적 차원을 구체화하는 데생은 남성적 장르로 여겨졌고, 색채는 여성적인 것과 연관되다고 해요.

┌ 자크린 마르발이나 에밀리 샤르미 같은 여성 예술가들은 대담한 붓질, 분명한 색채, 미완성된 표면 등을 통해 소위 '야수파' 남성 예술가들과 전혀 다르지 않고 때로는 더 뛰어난 방식으로 '꽃다발'에 접근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꽃 그림에서 '야수'의 의미와 어울리고 모더니즘의 기준과 일치하는 과격하고 남성적인 힘의 발현을 보았음에도, 여성 예술가들의 꽃 관련 작품에서는 색채에 대한 전적으로 여성적인 감수성만 보았다. ┘

자클린 마르발, <짙은 색 꽃다발>



┌ 회화 장르 간의 모호한 경계와 여성 예술가들이 이를 능숙하게 다룬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으며, 이는 방법과 주제 면에서 성별이 미치는 영향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상주의와 자연주의로 대표되는 근대 에술가들이 재해석한 초상화, 풍경화, 장르화는 예술가의 성별에 따른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었다. 여성이 그린 작품은 주제가 '여성 예술'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사회적.도덕적 제약과의 협상이 유리하거나 불리했던 반면, 남성이 그린 작품은 전통적 도상학과 학문적 이상화를 거부할수록 환영을 받았으며 혁신적이라고 평가되었다. ┘

'예술가가 되려면 먼저 남성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마리-에드메 포, 1865년 1월 5일 일기

여성 예술가의 정당성에 대한 열망, 그리고 남성 동료들과 경쟁하고 그들과 동등하게 예술가로 자리를 잡고 싶은 의지, 이러한 열망과 의지는 20세기의 문턱에서도 왜 여성이 자신을 배제하던 체제에서 유래된 교육방식에 집착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카트린-카롤린 코니예 테브냉, <여성 회화 아카데미>



'빛나는 명성을 얻고자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용기와 인내는 대단하다.' - 1828년 4월 12일자 '피가로'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여성 예술가들의 입장을 변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고찰해보고 있다고 했잖아요. 책을 읽는 내내 여성 예술가 개개인이 생각하고 지각하고 느끼는 존재로서 각자의 독특하고 유일한 궤적을 따르면서 다른 세상의 시공간을 어떻게 탐구했는지, 그리고 한 획 한 획 붓질을 하고 한 점 한 점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어떻게 찾아갔는지를 살펴보게 되네요.

그리고 <우리가 잊은 어떤 화가들> 책에서 그간 우리가 볼 수 없었던 110점의 빼어난 작품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데, 시대적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작품 해석을 읽으니 훨씬 그림을 그린 여성 예술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비록 미술사는 그들을 지웠지만, 그들 또한 진정한 화가였다!!!



‘빛나는 명성을 얻고자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용기와 인내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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