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존 신곡에서 나타난 지옥, 연옥, 천국의 이야기 흐름에 매몰되지 않고 신곡을 전하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내용 흐름을 구성했네요. 단연 좋았던 게 바로 단테의 메시지를 정돈해서 전달해주고 있다는 거!
그리고 단테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내용의 흐름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차례의 제목들은 신곡의 대사를 참고하여 재구성했어요. 재구성이 나쁘지 않다고 봐요. "고전을 내 삶의 문제의식과 엮어 창조적으로 읽어 낼 때, 비로소 작품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내면에 감춰 둔 상처와 번민, 희망과 지헤를 재발견하게 하는 소중한 매개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라는 작가의 이 말에 찬성하거든요.
"여기 들어오는 너희 모두 희망을 버려라." <지옥 편, 제3곡>
지옥이란 '희망 없음'과 동의어라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고통이 심해도, 괴로움이 극에 달해도, 희망만 있다면 그곳은 절대 지옥이 아니다. 반면 즐거워도, 기뻐도, 희망이 없다면 그곳은 지옥 그 자체다." 지옥의 특징을 명확하게 알려주네요. 희망 없음에서 더 나아가 내 운명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운명만을 부러워한다는 말에 200% 공감이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