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날들
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 아카넷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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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왜 이 문장이 "니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은 누가 있겠니?"라고 들릴까요?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책에서 사람과 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느꼈어요.

그리고 얼룩덜룩해도 아름다운 이 개가 닮았더라구요.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 주인공 형,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까지요.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나들

약 300페이지 정도지만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술술 잘 읽혀요~~~.

떠돌이 개 스펙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어요.

┌ 녀석은 내가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짖은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무척 고통스러워하는 쉰 목소리였다. 녀석은 예전에 싸우다가 다쳐 목과 목구멍도 시원치 않았다. 갈비뼈와 한쪽 엉덩이와 척추에도 적어도 한 대 이상의 차에 치인 듯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병약하거나 망가진 개가 아니었다. ┘

전 이 글을 읽고 "나는 비호지킨 림프종 혈액암을 앓고 있었다. 인간이 걸릴 수 있는 암 중 제법 괜찮은 암이라고들 말했다." 떠돌이 개 스펙과 이 책의 주인공과 닮아보였어요.



"나의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은 내가 망가졌고 미숙하고 자기 파괴적이며, 어쩌면 불안하거나 부적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당장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앞으로 남은 길을 절뚝이며 나아갈 것이었다."

진짜 떠돌이개 스펙이랑 똑같지 않나요~? ^^



"나는 네가 왜 녀석을 보살피려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말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아니, 나는 알아.

그쵸~ 떠돌이 개 스펙을 보살피려는 주인공의 마음이 십분이해가 가요.

그 이유는 떠돌이 개 스펙을 위함보다는 사실 제일 필요한건 자기때문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혹시 그분 아니세요?"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예전의 저를 말씀하시나 보군요." 나는 대답한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책을 읽어야 했어요." 그들은 말한다.

"그렇군요." 나는 말한다.

이 짧은 대화에서 나는 떠돌이 개 스펙이 떠올랐어요.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녀석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듯이 떠돌이 개 스펙이 "너도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우리 가족은 좋은 이야기가 무슨 문제든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이 전부였던 세 달 동안 녀석은 나의 곁을 지켜 주었고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과장이 아니라 녀석은 정말로 몇 시간이고 나와 함께 앉아 있었다."

"제 생각에는 개가 선생님한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윈윈하는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스며든다'는 말처럼 가족들이 떠돌이 개 스펙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따뜻하더라구요.

"스펙은 우리 중 누가 더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형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녀석은 어머니의 좋은 친구였다."



에필로그에서 "시내나 병원 진료실에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면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표정이 보인다. 나의 표정, 바로 그 지친 우울의 표정이. 다들 그 망할 '우울의 강'옆을 계속 걸아가며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가서 어서 못난 개를 찾으라고 말해 주고 싶지만, 그들이 찾고 있는 해결책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못난 개를 해결책으로 삼아도 나쁠 것은 없으리라"라는 말이 나와요.



떠돌이 개 스펙은 여전히 망나니 개였지만, 인간의 슬픔과 노력에 대한 녀석의 감각은 무척 예리했대요.

아마 그건 떠돌이 개 스펙도 똑같은 느끼지 않았을까요? ^^

"어쩌면 개가 나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떠돌이 개를 조금씩 바꾸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개에 대한 이야기, 완벽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개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개가 완벽하기를 바랄 사람이 누가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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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찬 -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안규남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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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찬> 이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 두 사람이 편지로 나누 대화를 엮은 거에요.

"문학과 사회학의 연결과 협력은 그 이상입니다. 문학과 사회학은 편제상 분리되어 있지만, 실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서로 긴밀히 협력합니다."

주제가 넘 어렵다구요?!

긴밀히 협력된 문학과 사회학을 지금 이 시대의 이야기를 이야기해주고 있어 흥미진진해요.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 듯이, 우리는 담론 속에서 산다."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이 주고 받는 편지들, 바로 담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담론 속에서 산다" 이 문장이 와닿네요.

담론을 통해 우리는 배우고, 또 반성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런 의미에서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 두 사람이 편지로 나누 대화를 엮은 이 책은 특별하네요.

책을 읽다보면 더 특별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잖아요.

'문학을 통한 구원'이랑 '교육, 문학, 사회학'이 제 눈에 제일 띄더라구요.



" 아피나티의 부모는 두 분 모두 고아이고 문맹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피나티는 부모님의 도움없이 시장 가판대에서 싸게 파는 책들을 직접 사서 읽으면서 문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맨 처음 읽은 책은 헤밍위에였습니다. 헤밍웨이는 모험의 짜릿함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 후에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에 푹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소년.소녀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그런 소년.소녀들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

" 프란치스코 교화도 교사였습니다. 1970년대에 그는 대학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비틀즈의 노래를 연주하는 밴드의 결성을 후원했고, 여성들에게 대학이 주최하는 연극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으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함께 창작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문학이 어떻게 진정한 구원의 길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맞습니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끼리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사회학과 문학 모두 안고 있는 문제이죠."

사회학과 문학 모두 안고 있는 문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갸느냐의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지그문트 바우만은 오늘날의 액체 현대 같은 단계들이 서로의 단계에서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서로 공존하는 것이지, 서로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서로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는 것이다!"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서로 공존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의 모습이 바로 '팔림프세스트' 같았어요.

발전/생성하는 것의 모든 스냅 사진은 말하자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팔림프세스트 같은 것입니다. 팔림프세스트를 이루고 잇는 많은 층 중에서 전에 쓴 글자가 완전히 지워진 층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위의 칠 밑에 완전히 겹쳐진 상태로 숨어 있거나 새로운 칠을 했는데도 비쳐 보입니다.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팔림프세스트는 또 다르게 말하면 인간 고유의 세계-내-존재 방식에 반드시 필요한 사교 기술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는 이 사교 기술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요.

평소에는 안타깝다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심각한 수준이더라구요.

"개인의 경험을 만들어 내는 데서 우리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개인의 경험은 우리가 구매하는 상품 - '완벽한' 데이트, '완벽한' 생일, '완벽한' 결혼 등 -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이나 개인의 자율성 그리고 우리가 행사하는 전례 없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개인의 자유는 손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문화와 삶의 지속에 반드시 필요한 전달이라는 기적이 갈수록 드문 일이 되고 있대요.

" 전달은 결코 복사가 아닙니다. 전달 때문에 사람은 전과는 다른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전달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꼭 필요한답니다. 유산이 없이, 안내자 없이, 타인들의 목소리 없이, 중요한 메세지 없이,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겠습니다? "

"과거의 위계질서는 그 시대의 논리로 인한 약점이나 결함이 있을 수는 있었지만, '위대한 작가'는 여전히 어떤 위대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기만 하면, 그 위대한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서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 가져갈 책을 고르기 위해 주석들을 비교할 만큼 책에 대한 신중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오늘날에는 효울적으로 전사화된 만큼 동시에 비인간화된 대형 유통 체인에 밀려 독립 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고,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책을 읽다보면 질문에 답을 찾아보게 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요.

우리는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야 해요.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현대 속에서 과거의 것으로만 치부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요.

"우리 문명의 문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데 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난제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등한시나 거부 혹은 학습된 무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쇠퇴하고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문명의 문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그만두었다는 데 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난제는 결국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등한시나 거부 혹은 학습된 무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쇠퇴하고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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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흄세 에세이 5
카렐 차페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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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두 달의 여정 동안 서른여 통해 달하는 편지를 썼고, 그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렸으니 오늘날의 SNS 인플루언서들조차도 따라잡기 어려울 '업로드' 속도다. 어떤 편지는 칼럼 같고 어떤 편지는 동화 같으며 어떤 편지는 한 편의 시 같다.



벌써부터 재밌지 않나요?

차페크가 부치는 유쾌하고 무해한 영국 편지 기대해도 좋네요.

외국을 여행하다가 글이나 그림에서 수십 번 읽거나 본 것을 발견할 때만큼 신기한 경험이 또 있을까요?

차페크의 신기한 경험을 읽는데 진짜 유쾌하네요.

특히 이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 그렇게 엄청난 군중을 보고 불현듯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는 겁니다. 숲에서 길을 잃은 어린애처럼 마음이 몹시 불안했고 프라하가 몸시 그리워졌습니다. 좋아요. 시원하게 인정할게요. 솔직히 무서웠어요. 길을 잃을까봐, 기다리는 버스가 오지 않을까봐, 무슨 일이 생길까봐 겁이 났죠. "

"기차를 타고 런던에 도착했을 때 일행은 저를 데리고 유리로 에워싸인 커다란 복도를 지나 가축용 저울처럼 생긴 창살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승강기'라는 이 물건이 철벽을 두른 우물 아래로 내려가자 그들은 다시 저를 끌어 내려 뱀 같은 지하 통로로 데려갔죠.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윽고 철로가 깔린 하수구 같은 굴이 나왔고 그 안으로 윙윙거리는 열차가 들어오더군요. 열차 안은 몹시 퀴퀴하고 후덥지근했는데, 틀림없이 지옥과 가까워서 그랬을 겁니다."



지하철을 타면서 느꼈던 차페크만의 유쾌한 이야기 덕분에 더 더 더 궁금해지더라구요.

차페크가 사는 프라하와 달리 영국, 잉글랜드만의 멋졌던 부분을 설명할 때는

내가 차페크가 되어 그림에 몰입되어 잉글랜드만의 멋진 풍경에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잉글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프랑스에서는 거리가 훌륭한 선술집이요, 공원이며, 마을 공유지이고 집회장이자 놀이터요, 극장이고 집의 연장이며 문턱입니다. 이곳의 거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고 서로를 더 가깝게 이어주는 곳도 아닙니다. 이곳의 거리에서는 사람이나 사물을 만날 수 없습니다. 거리는 그저 지나가는 곳입니다. "

" 이곳 사람들은 서로 대화할 때에도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고 그저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잉글랜드의 거리에서 가장 이상한 점입니다. "

차페크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되네요.



부유한 영국은 전 세계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어요.

보물 뿐인가요~ 자연사박물관, 대영박물관, 윌리스 컬렉션, 테이트 갤러리, 마담 튀소 박물관, 사우스 켄싱턴 박물관, 국립 미술관, 대영제국 박람회, 웸블리 박람회장, 공학전시관이 있어요.

진짜 업로드 속도 대단하네요.

글과 함께 이런 그림까지 차페크는 글과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영국을 여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고국에 가면 저는 그곳에서 본 것들을 곱씹어보고 관련 주제와 화제로 떠오를 때, 그러니까 자녀 양육이나 대중교통, 문학, 사람에 대한 존중, 말, 안락의자, 인간의 본성 또는 인간의 적절한 행동 양식에 관한 대화가 나올 때면 전문가처럼 얘기할 겁니다. 그러니까 영국에서는 말입니다..."



두 달의 여정동안 영국을 여행을 하고 돌아와 전문가처럼 얘기할거래요. ㅎㅎㅎ

차페크 넘 귀여워요.

그리고 차페크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네요.

"영국에 있는 내내 저는 끊임없이 고국의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했답니다. 아마 집에 돌아가면 다른 어느 곳보다도 고귀하고 좋은 영국만의 특징들이 떠오를 겁니다."

집 떠나면 집 그리워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집 떠나고 싶다는게 명언 중에 명언이지요.

체코로 돌아와 차페크가 <데일리 헤럴드>에 기고한 글 '영국인들에게' 그리고 '영국 라디오 방송용 연설물'까지

두 달의 여정동안 영국을 여행다녀온 차페크가 영국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궁금하더라구요.

유쾌하기도 하지만 차페크는 솔직하더라구요.

"저는 과분하게도 영국인들의 면전에 대해 직접 영국인과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무엇이든 솔직하게 비판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몇 가지 우울한 경험이 기억에 남아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일요일과 영국 요리, 영국인들의 발음, 그 밖에 영국만의 몇 가지 관습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영국인들이 스스로 그런 부분을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우리 외국인들이 그에 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까?"

솔직하게 몇 가지 우울한 경험도 말하면서 또 외국인들이 그에 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라고 끝을 맺네요.

솔직하고 유쾌한 차페크의 매력인 것 같네요.



<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에서 차페크 인플로언서 못지않은 업로드 속도를 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던 것 같아요.

카렐 차페크가 영국을 방문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전이에요. 그때의 영국은 종식된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서서히 패권을 잃어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통치하는 거대한 식문 제국이었고, 차페크의 고향 체코슬로바키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독립해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서 불안한 첫걸음을 내디디고 있었거든요.

미성숙한 조국이 나아갈 방향의 길잡이가 되어줄 유서 깊은 민주주의 국가를 탐방하는 일은 지식인으로서 자국민의 사회적, 지적, 문화적 필요에 깊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이렇게 여행기를 남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국에 한 번밖에 못 가봤는데 그것도 두 달의 여정동안 말이죠.

진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차페크 두 어깨가 무거웠을꺼 같아요.

영국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라고 체코에 가서는 얘기하겠지만 그래도 영국인들 입장에선 차페크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말이죠.

'카렐 차페크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국 여행기'

처음에 유쾌로 시작했다가 솔직하고 유쾌한 차페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어요.

근데 또 마지막에 이렇게 남길 수 밖에 없었던 차페크의 숙명까지 알고나니 차페크가 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길...^^







두 달의 여정 동안 서른여 통해 달하는 편지를 썼고, 그보다 더 많은 그림을 그렸으니 오늘날의 SNS 인플루언서들조차도 따라잡기 어려울 ‘업로드‘ 속도다. 어떤 편지는 칼럼 같고 어떤 편지는 동화 같으며 어떤 편지는 한 편의 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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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박애희 지음 / 북파머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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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책 표지만 보고도 뭉클한 이 기분!

내 작은 글들이 당신에게 다정한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내 우리를 키워낸 세상 모든 엄마에 대한 소박한 헌사가 될 수 있기를.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바치는 헌사!!!

책 표지에 이어 책 첫장...

그런데 이 책 읽으면 읽을수록 뭉클, 뭉클, 뭉클한게 참 엄마를 많이 생각나게 해요.

첫장만 좋은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아요~.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나에게 우리 엄마가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이구요.

내 딸들에게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이 바로 저였음 하는 바램이에요.

아직 친정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저에게는 바로 이런 곳이 친정이에요. 엄마품이죠. ^^



알고는 있어요.

엄마도 언젠가는 제 옆에 없을꺼라는 걸.

그런데도 내 마음과는 달리 안부 전화 잘 안하고, 전화오면 건성건성으로 대답하고... ㅜㅜ

이 책 한 문장, 한 문장 읽는데 진짜 뭉클함을 넘어서 눈이 촉촉해지더라구요.

엄마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세상에 내 편 하나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고. 그 말에 동감한다.

엄마한테 잘해야겠다라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엄마에게 한번도 물어보질 못했어요.

"엄마는 우리 키우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했느냐고."



저의 엄마는 "내가 한걸 니가 잘 먹어줘서 고마워."라고 자주 이야기하세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더 고마운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게 엄마는 항상 이래요.

그래서 전 이 문장들이 참 좋더라구요.

"아빠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

"참 다행이다. 엄마가 삶을 사랑해서. 삶을 즐기는 걸 포기하지 않아서. 그러지 않았다면 오래도록 서글펐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일이라는 것을 엄마를 통해 배운다."

이별이 슬픈 건 더 이상 그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래요.

엄마랑 더 자주 통화하고, 엄마아빠 보러 더 자주 내려가야겠어요.

엄마가 해주는 밥 맛있게 먹어주고, 엄마와 평범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많이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엄마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은 "우리 딸, 최고"라는 말이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엄마에게 "우리 엄마, 최고"라는 말을 해봤는지...

앞으로 "우리엄마, 최고"라고 자주 말하려구요.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제목답게 책 속에 밤풍경 그림삽화가 멋져요.

글만 봐도 뭉클, 뭉클, 뭉클하는데 그림 삽화까지 합쳐지는 또 눈가가 촉촉해져요. 힝~



소중한 엄마에게 더 잘하라고 나에게 등을 두드려주는 책이에요.

"엄마와 함께한 시간, 30년이 훨씬 넘는 그시간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우리의 그 시간만큼은 누구도 내게서 뺏을 수 없는 것임을. 누구에게도 당연하게 그런 행복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엄마와 함께 행복의 시간 많이 남겨야겠다는 생각뿐이네요.

나도 엄마에게 이런 딸이고 싶어요.

엄마가 나를 사랑해준 그대로...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나를 있게 한 사람. 나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을 사람. 하지만 나와 가장 많이 부딪히는 사람. 서로의 속을 가장 많이 긁는 사람. 돌아서면 곧바로 후회하게 되는 사람. 엄마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뭉클을 넘어서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엄마가 보고싶었어요.

그리고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소중한 엄마에게 더 잘하라고 나에게 등을 두드려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마를 그리워하는 세상의 모든 딸에게

꼭 읽어보세요.







"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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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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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책이 약 400페이지에요. '언제 읽나~?' 내가 다 읽을 수는 있을까?' 이런 생각이 당연히 드는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읽어지더라구요.

책 맨 앞에 연대표로 보는 예술의 역사가 나오는데 그 이유가 있더라구요.

저 학생때는 연대표 진짜 진짜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연대표가 모든 영역에 필수더라구요.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에서 연결하고 시대순으로 연결이 되니까 두께보고 기겁했던 게 읽으면서는 좀 수월했던 거 같아요.



책 제목이 '예술의 역사' 이기때문에 미술 작품이 많이 들어있어요.

그런데 전 무엇보다 좋았던게 시대의 흐름을 알려주고, 무엇보다 이 문장들이었어요.

첫 장(최초의 흔적)에서 이 문장을 만나고 이 문장이 책 덮을 때까지 쭉~~~ 이어졌어요.

우리가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이 조각들이 '왜'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에게 이런 예술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그들의 예술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선조들은 자신이 한 일을 '예술'이라고 생각했을까?

이 최초의 그림과 조각을 볼 때 우리가 21세기의 눈으로 시간을 되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쇼베동굴의 사자 도판을 보면 사자가 살아나서 우리를 잡아먹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이 그림을 보고 감탄할 수 있지만 3만 3000년 전 횃불 아래서 보았을 때와 같은 감흥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의 각 장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예술이 만들어진 당사의 모습을 보고 그 영향력을 상상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이 나와 함께 시간 여행자가 되어야 한다.



시간 여행자가 되어 작품을 보니 훨씬 더 감흥이 밀려오더라구요.

예술의 역사 속 작품 시대순으로 나오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해요.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특징은 알고 있었지만 시대 흐름 속에서, 시대 특징을 살펴보면서 다시 보게 되니 또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예술'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예술은 애매한 용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변하지만 궁극적으로 말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이 책에서는 오늘날 예술로 간주되는 전 세계의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어요. 이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로 훨씬 더 풍부하게 예술에 대한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네요. 작품, 작가 뿐만 아니라 역사, 시대 속 이야기까지 아주 풍부한 이야기가 가득하네요.

책 마지막에 옮긴이가 이렇게 말해요.

"이 책이 예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가가 되길 바란다."

예술 너무 어려운거 아냐~?

역사 1도 모르는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아무 걱정없이 펼쳐도 되네요.

제일 처음 약400페이지 양때문에 겁냈지만 읽으면서 새로운 시각이 아니더라도 작은 물줄기다 팡팡 터질꺼에요.

이게 이 책이 주는 제일 큰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전에 못느꼈던 작은 물줄기가 팡팡 터지듯이 샘솟는 애정 말이에요.

애정, 애정어린 시선.

어렵게만 느끼지 마세요.^^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예술이 만들어진 당사의 모습을 보고 그 영향력을 상상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이 나와 함께 시간 여행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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